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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글과 언어

[스크랩] 아름다운 세월

- 아름다운 세월 / 冬木 지소영 - 추억이 있어 우리는 살아가지 그들의 숨결이 살아 있기에 우리는 그리워 하지 그리움이란 것 기다리고 있는 줄 모르고 살다가 그렇게 살아 가다가 뒤늦은 어느 겨울 날 가득 쌓인 하얀 눈을 치우다 문득 떨어지는 한 방울의 눈물을 만지며 그인 줄 알게 되지 참 오랜 날들 모두 잊은 듯 나도 모르게 여름과 가을을 맞고 다녔다 그림자처럼 말하지 못하고 세상이 잠시 얼어 있는 날 책상 앞에서 익숙한 자판기를 두드리다 나도 모르게 그려지는 이름 하나, 아, 그는 낮은 호흡하며 몰래 내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다 다시 그 그리운 날로 돌아 갈 수 없어서 다시 그 체온 느낄 수 없어서 내 눈치만 보고 있었다 오늘은 그가 그리워 하는 만큼 보고 싶어 한다고 전하고 싶다 내 한마디에 눈처럼 녹아 흐르던 그의 가슴 만큼 나도 녹고 있다고 보여 주고 싶다 이유가 있었지, 둘이 걸을 수 없는 또 다른 핑게가 있었지 우리가 만날 수 없는.. 모두 옳았고 모두 정당했었어 한 사람이 내미는 손 잡을 온유를 잃고 보냈다 세월 흘러 지칠만큼 계절이 바뀌고 지구가 어지럽다며 푸념 할 때 지난해 피었던 난초가 올해는 꽃피우기를 거르기도 하듯 우리의 걸음 늦추어 그리움을 만나주면 어떨까 사랑한다는 선량한 한마디 순수한 눈빛으로 끄덕여 보면 어떨까 살아 있음이 아름다운 우리의 세월이기에...

출처 : 아름다운 세월
글쓴이 : jeosahp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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