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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마을

[스크랩] 인연설



인 연 설 / 한용운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사랑한다는 말은 안합니다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 사랑의 진실입니다

잊어 버려야겠다는 말은 잊을 수 없다는 말입니다

정말 잊고 싶을 때는 말이 없습니다

 

헤어질 때 돌아보지 않는 것은

너무 헤어지기 싫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헤어진다는 것이 아니라

같이 있고 싶다는 말입니다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웃는 것은

그만큼 그 사람과 행복하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알 수 없는 표정은 이별의 시작입니다

떠날 때 울면 잊지 못한다는 증거요

가다가 가로등에 기대어 울면

오로지 당신만을 사랑한다는 말입니다

 

잠시라도 함께할 수 있음을 기뻐하고

더 좋아지지 않음을 노여워 말고

애처롭기까지만 한 사랑을 할 수 있음을 감사드립니다

주기만 하는 사랑이라 지치지 말고

더 많이 줄 수 없음을 아파하고

남과 함께 즐거워 한다고 질투하지 말고

그 사람의 기쁨이라 같이 기뻐하고

이룰 수 없는 사랑이라 일찍 포지하지 않고

깨끗한 사랑으로 오래 간직할 수 있는

 

나는 그렇게 당신을 사랑하렵니다...


♥편안함과 쉼이 있는 공간

출처 : 인연설
글쓴이 : 소망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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