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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수녀님의작품들

[스크랩] 살아 있는 날은 / 이해인

       
      살아 있는 날은 / 이해인
      마른 향내나는 
      갈색 연필을 깎아 
      글을 쓰겠습니다 
      사각사각 소리나는 
      연하고 부드러운 연필 글씨를 
      몇 번이고 지우며 
      다시 쓰는 나의 하루 
      예리한 칼끝으로 몸을 깎아도 
      단정하고 꼿꼿한 한 자루의 연필처럼 
      정직하게 살고 싶습니다 
      나는 당신의 살아있는 연필 
      어둠 속에서도 빛나는 말로 
      당신이 원하시는 글을 쓰겠습니다 
      정결한 몸짓으로 일어나는 향내처럼 
      당신을 위하여 
      소멸하겠습니다.
      
      Butterfly / Paul Mauriat 연주 
      
출처 : 살아 있는 날은 / 이해인
글쓴이 : jeosahp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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