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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마을

[스크랩] 한사람을 사랑했네

 
 
 
    한 사람을 사랑했네
    - 이정하 - 삶의 길을 걸어가면서 나는 내 길보다 자꾸만 다른 길을 기웃거리고 있었네. 함께 한 시간은 얼마되지 않았지만 그로 인한 슬픔과 그리움은 내 인생 전체를 삼키고도 남게 했던 사람. 만났던 날보다 더 사랑했고 사랑했던 날보다 더 많은 날들을
    그리워했던 사람,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다, 함께 죽어도 좋다 생각한 사람, 세상의 환희와 종말을 동시에 예감케 했던 한 사람을 사랑했네. 부르면 슬픔으로 다가올 이름, 내게 가장 큰 희망이었다가
    가장 큰 아픔으로 저무는 사람, 가까이 다가 설 수 없었기에 붙잡지도 못했고, 이미 끝났다 생각하면서도 길을 가다 우연히라도 마주치고 싶은 사람. 바람이 불고 낙엽이 떨어지는 날이면 문득 전화를 걸고 싶어지는 한 사람을 사랑했네. 떠난 이후에도 차마 지울 수 없는 이름, 다 지웠다 하면서도 선명하게 떠오르는 눈빛, 내 죽기 전에는 결코 잊지 못할
    한 사람을 사랑했네. 그 흔한 약속도 없이 헤어졌지만, 아직도 내 안에 남아
    뜨거운 노래로 불려지고 있는 사람, 이 땅 위에 함께 숨쉬고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마냥 행복한 사람이여. 나는 당신을 사랑했네. 세상에 태어나 단 한 사람 당신을 사랑했네.

출처 : 한사람을 사랑했네
글쓴이 : 심 원 원글보기
메모 : 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