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싯길래 이렇게 쓰여 있나 궁금증이 생겼으나
1년 12달 한달도 빼놓지 않고 같은 날짜에 지출한 돈이
바로 물건을 산 것이 아니라 바로 자신에게 용돈을
보내준 날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촌노는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고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아 한동안 멍하니 서 있다가
아들 가족에게 줄려고 무거운 줄도 모르고
이고지고 간 한해 걷이를주섬주섬 다시 싸서
마치 죄인된 기분으로 도망치듯
아들의 집을 나와 시골길에 올랐다.
가슴이 터질듯한 기분과 누군가를 붙잡고 이야기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분통을 속으로
삭히기 위해 안감 힘을 쓰고 있는 가운데
금지옥엽 판사아들의 전화가 걸려 왔다.
“어머니 왜 안주무시고 그냥 가셨어요”
라는 아들의 말에는 빨리 귀향 길에오른 어머니에 대한 아쉬움이 한가득 배어 있었다.
노모는
가슴에 품었던 폭탄을 터트리듯
소리를 지르자
아들은
"어머니 무슨 말씀을....",하며 말을 잇지 못했다.
노모는
“무슨 말, 나보고 묻지 말고 너의 방 책꽂이에
있는 공책한테 물어봐라 잘 알게다”며
수화기를 내팽기치듯 끊어 버렸다.
아들은 가계부를 펼쳐 보고 어머니의 역정이
무슨이유에서 인지 알 수 있었다.
그렇다고
아내와 싸우자니 판사 집에서 큰 소리 난다소문이 날꺼고
때리자니 폭력이라 판사의 양심에 안되고
그렇다고 이혼을 할 수도 없는노릇이라
사태 수습을 위한 대책마련으로 몇날 며칠을
무척이나 힘든 인내심이 요구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