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잔치를 베풀 때에는 오히려 가난한 이들을 초대하여라.
그들이 너에게 보답할 수 없기 때문에 너는 행복할 것이다.”
보답할 수 없는 사람을 사랑할 때 행복할 거라는 말씀은
그 뜻이 깊기에 잘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보답을 바랐다가 보답을 받지 못하면 사랑이 오히려 미움으로 바뀌는
그런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한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런 이유는 Negative(부정적이고 소극적인)한 이유이지요.
살다보면 좋은 뜻으로 또는 사랑으로 어떤 일을 했다고 나는 생각하는데
그것이 무시되거나 좋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많고,
그리고 이런 일이 여러 차례 반복되면 그 다음부터는
많은 사람들이 선의를 아예 접거나 선의가 보답 받는 것을 포기합니다.
그런데 이때 보답 받는 것을 포기하는 것은 상처 받지 않기 위해서이지
보답이 필요 없기 때문에 보답을 바라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사실 우리의 많은 선행은 순수한 사랑의 결과이기보다는
사랑 받기 위한 선행입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선행을 하는 게 아니라
사랑 받기 위해 선행을 하는 거라는 얘깁니다.
달리 얘기하면 사랑이 충만하기에 선행을 하는 게 아니라
사랑의 결핍을 채우기 위하여 선행을 하는 겁니다.
애정결핍인 사람은 끊임없이 누군가의 사랑으로 그 결핍을 채우려 하고,
그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자기가 먼저 사랑 받을 짓을 해야 한다고
거의 강박 관념적으로 생각을 하지요.
그런데 이런 강박 관념적인 사랑과 선행은 상대방에게
사랑으로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부담으로 느껴지기 마련이고,
그렇기에 상대방은 이 사랑을 무시하거나 사랑으로 되돌릴 수 없게 됩니다.
그러니 사랑의 결핍을 채우기 위해 하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고,
보답을 바라는 사랑도 사랑이 아닙니다. 그것은 거래입니다.
보답을 바라지 않는 사랑만이 순수한 사랑이고,
거래가 아닌 사랑만이 자신을 행복하게 합니다.
우리는 아무런 보답을 바라지 않고 갓난아이나 어린아이를 사랑합니다.
갓난아이나 어린아이는 사랑을 받을 줄만 알지 사랑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이 아이들을 사랑할 때 가장 행복합니다.
보답을 바라지 않고 사랑이 되돌아옴을 바라지 않을 때
사랑은 결핍이 없게 되고 충만한 것이 되어 사랑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보답을 바라지 않는 사랑,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사랑을 하기로 오늘 마음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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