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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연신부님의 글

~ 빠다킹 신부님과 새벽을 열며,,, ~

2014년 1월 1일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제1독서 민수 6,22-27

22 주님께서 모세에게 이르셨다. 23 “아론과 그의 아들들에게 일러라. ‘너희는 이렇게 말하면서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축복하여라.
24 ′주님께서 그대에게 복을 내리시고, 그대를 지켜 주시리라. 25 주님께서 그대에게 당신 얼굴을 비추시고, 그대에게 은혜를 베푸시리라. 26 주님께서 그대에게 당신 얼굴을 들어 보이시고, 그대에게 평화를 베푸시리라.′’
27 그들이 이렇게 이스라엘 자손들 위로 나의 이름을 부르면, 내가 그들에게 복을 내리겠다.”


제2독서 갈라 4,4-7

형제 여러분, 4 때가 차자 하느님께서 당신의 아드님을 보내시어 여인에게서 태어나 율법 아래 놓이게 하셨습니다. 5 율법 아래 있는 이들을 속량하시어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 되는 자격을 얻게 하시려는 것이었습니다. 6 진정 여러분이 자녀이기 때문에 하느님께서 당신 아드님의 영을 우리 마음 안에 보내 주셨습니다. 그 영께서 “아빠! 아버지!” 하고 외치고 계십니다. 7 그러므로 그대는 더 이상 종이 아니라 자녀입니다. 그리고 자녀라면 하느님께서 세워 주신 상속자이기도 합니다.


복음 루카 2,16-21

그때에 목자들이 베들레헴으로 16 서둘러 가서, 마리아와 요셉과 구유에 누운 아기를 찾아냈다.
17 목자들은 아기를 보고 나서, 그 아기에 관하여 들은 말을 알려 주었다. 18 그것을 들은 이들은 모두 목자들이 자기들에게 전한 말에 놀라워하였다. 19 그러나 마리아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겼다. 20 목자들은 천사가 자기들에게 말한 대로 듣고 본 모든 것에 대하여 하느님을 찬양하고 찬미하며 돌아갔다.
21 여드레가 차서 아기에게 할례를 베풀게 되자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였다. 그것은 아기가 잉태되기 전에 천사가 일러 준 이름이었다.



2013년과 2014년. 결국 하루가 지났을 뿐인데도, 왠지 완전히 다른 날인 것처럼 생각되는 것은 저만의 특별한 느낌일까요? 사실 12월 31일만 특별한 날이 아닐 텐데 매년 이 날에 괜히 의미를 붙여서 밤새워 놀 생각만 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1월 1일은 늘 깨어서 시작을 해야만 하는 것이 의무인 것처럼 생각했지요. 그래서 어제는 정말로 평소와는 달리 특별한 날로 만들기 위해 일찍 한 9시쯤 잠들었습니다. 2013년이 아쉽다고 잠 못 이루는 것보다는, 보다 더 맑은 정신으로 누구보다 일찍 2014년을 맞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하긴 이 새벽에 일어나(2시에 일어났습니다. ㅋㅋ) 휴대전화를 보니, 예전의 저와 같은 모습으로 새해를 시작하신 분이 많더군요. 1월 1일 00시를 기해서 저한테 얼마나 많은 분들이 새해 인사 문자와 메시지, 메일을 보내셨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예년과 달리 편안한 잠을 자고 있었답니다.

이 새벽, 이렇게 맑은 정신으로 새벽을 열면서, 여러분들에게 정말로 또렷한 정신을 가지고 새해 인사를 올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새해에는 하시는 모든 일에 주님의 사랑을 가득하길 기도합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의 사랑을 많이 받은 만큼 올해에도 열심히 새벽을 열면서 살 것을 약속드립니다.”

분명 2013년에도 아쉬운 것들이 많았으며, 어렵고 힘든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묵상하면서 지나온 시간들을 떠올려 보니 너무나 많은 부분에 있어 참으로 감사했던 한 해였음을 확신하게 됩니다. 주님께서 매 순간 함께 하셨고, 주님의 그 사랑으로 인해 이웃들과도 사랑을 주고받으면서 살 수 있었던 기쁨의 시간들이었으니까요. 이러한 시간들을 기억해보니, 2014년에도 주님의 사랑과 축복을 많이 받는 한 해가 분명히 될 것입니다.

그래서 교회는 매년 1월 1일을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로 지내고 있지요. 어떠한 순간에도 하느님 아버지께 철저하게 순명하시면서 희망을 놓지 않으셨던 성모님의 모습을 기억하면서 우리도 새해의 첫 날을 열면서 하느님 아버지께 의탁하면서 어떠한 어려움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주님의 자녀가 되라고 성모님 대축일을 새해 첫 날로 잡은 것이 아닐까요?

올해에도 좋아하는 일만 내게 주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내 욕심을 채울 수 있는 일만 생기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주님께서 강조하셨던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일은 계속해서 내게 주어질 것이라는 것이지요. 그때 좋아하는 일만 그리고 내 욕심만을 찾는다면 그 사랑은 절대로 나를 통해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대신 주님께 기준을 맞춘다면, 분명히 가장 멋진 2014년을 만들어내게 될 것입니다.

하느님의 어머니이시며 동시에 우리들의 어머니이신 성모님과 함께 2014년을 멋지게 만들어 가시길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멀리 있는 사람들을 사랑하는 것은 오히려 쉽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가까이 있는 사람들을 항상 사랑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여러분의 가정에 사랑을 가져오십시오. 이곳이야말로 우리 서로를 위한 사랑이 시작되는 장소니까요(마더 데레사).


주님으로부터 2014년 새해를 선물 받았습니다. 이번에는 실수하지 말고 잘 삽시다.


멋진 2014년을 만들어 갑시다.

죽을 때까지 아프지 않고 살면 참 좋겠지요. 어떤 어르신에게 “8899가 아니라, 9988이 되었으면 좋겠어.”라는 말씀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저는 그게 무슨 뜻인가 했습니다. 그런데 이 숫자에는 이런 뜻이 담겨 있다고 하네요.

“88세까지 구질구질하게 사는 것이 아니라, 99세까지 팔팔하게 살기를 원한다.”

이렇게 아프지 않고 사는 것이 모든 사람들의 소망입니다. 그런데 열심히 산 결과 생기는 병은 어쩌겠습니까? 오히려 나이 들어 몸에 찾아드는 신체적인 고통은 좀 고약한 친구라고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요? 아픈 것을 내가 죄를 많이 지어서 얻은 결과라는 쓸데없는 생각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아픔을 가져다주는 병은 훈장도 아니고, 인생을 잘못 살았다는 증거도 아닙니다. 그냥 시간이 지나면서 같이 가야 할 삶이 조건이 하나 더 늘었을 뿐인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만이 나빠지는 상황에서도 희망을 가지고 기쁘게 살아갈 수 있는 법입니다.

2014년에도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아픔과 고통 속에 놓여 질 것입니다. 그러나 그 아픔과 고통 자체만을 바라보지 말고, 그 속에서도 멈추지 않는 주님의 사랑을 바라보는데 더 많은 노력을 해 보십시오. 분명히 커다란 기쁨 속에서 살 수 있는 가장 멋진 2014년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