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름다운 사진방

~ 시기리야 락 바위산 왕궁 ~

★시기리야 (SIGIRIYA)락 바위산 왕궁★

직접 본 '시기리야 락'은 웅장함 그 자체였다.

200m의 거대한 암석 '시기리아 락'은 BBC가 선정한 "생에 꼭 가보아야 할 장소 50"이자

UNESCO가 지정한 "세계 문화유산 지정 유적지"이기도 하다.



누구나 그렇듯이 정상에 다다랐을 때는 대부분이 고개를 숙이고

숨을 몰아쉬며 오르기 때문에 여기가 정상인지를 가늠치 못하는 경우가 많다

거칠어진 숨을 다스리고 나니 아~여기가 정상이구나!

그렇게 해서 역사적인 장소에 발걸음이 닿아있는 것을 느끼며 유유히 돌아본다,









왕궁, 병영, 주거지, 무도회장 장의 유적이 있으면 정상보다 조금 내려간 곳에 왕의 목욕탕이 있다.

이곳 정상에 서면 사방팔방 360도의 전망이 열려 있으며 멀리 담불라의 바위산과 날씨가 좋은 날에는

아누라다푸라의 하얀 다고바까지 보인다. 목갈라나 왕자가 승려들에게 시기리야를 다시 돌려주고 아누라다푸라를

수도로 삼았으니 한 인간의 일그러진 욕망과 불안, 광기 때문에 백성들의 피땀을 흘려 만든 왕궁이 딱 11년간 존재했다.









바위섬은 어떻게 생길까?
보통 악산이 되는 길은 멀고도 험합니다. 먼저 산이 만들어지는 조산운동이 있어야 합니다. 떡시루처럼 층층이 쌓인 퇴적물을 양쪽에서 밀면 주름이 접히면서 밀려 올라갑니다. 밀려 올라가면서 높이 솟아오른 지층에 구불구불한 능선과 골짜기가 생기면서 산의 자태를 갖게 되는 겁니다. 우리나라에는 공룡의 시대였던 중생대에 한반도 전역에서 대규모의 조산운동이 일어나 큰 산맥이 만들어졌습니다. 조산운동으로 모든 산이 악산으로 태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리산, 무등산도 유명한 산이지만 악산이 아니라 그냥 흙산입니다. 유명한‘악산’이 되는 특별한 비법은 바로 악산의 재료, 화강암에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험준한 악산으로 꼽히는 설악산이나 금강산이 서로 떨어져 있는데도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는 이유도 이 산들이 화강암으로 이뤄졌기 때문입니다. 거대한 조산운동이 일어날 때 화강암질 마그마가 지하 깊은 곳에서 솟아올라 그 거대한 마그마 덩어리가 지표 가까이에서 식으면 커다랗고 단단한 화강암 덩어리가 되는 겁니다. 이 화강암 덩어리가 악산의 처음 모습입니다. 그러면 산이 밥그릇 하나 떡하니 엎어 놓은 모양의 거대한 돌 한 덩어리여야 하지 않을까요? 세계 최대의 바위산 에어스록처럼 말입니다. 에어스록이 뾰족한 악산과 달리 민둥민둥한 바위산으로 남아있을 수 있었던 이유는 화강암이 아니라 사암이기 때문입니다. 시기리야의 바위섬도 떡하니 수림 속에 서 있습니다. 에어스록과 같은 이유 때문이 아닐까요?





시기리야 바위섬의 역사
세계최고의 문화 유적지 중 하나이며 꼭 가봐야 할 장소로 추천된 곳에서 내려다 본 장관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해발 370m 바위산 정상의 폐허에서 지나가던 바람이 서늘한 손길 내밀어 길손을 맞습니다. 높이 70m 수직 절벽으로 둘러싸인

바위 꼭대기에서 바람이 보여주는 건, 무너져내린 성벽과 기단만 남은 건물터, 계단 따위들이었습니다. 1500년 전 여기서,

천륜을 거스른 한 왕이 자신을 스스로 가두고 11년 동안을 살았습니다. 광활한 평원이 좌우 사방으로 거칠 것 없이 내려다보였으나,

그곳은 이미 왕이 도망쳐온, 돌아갈 수 없는 땅이었습니다





시기리야 해자에서 바위산 입구까지 이르는 쭉 뻗은 직선 길







좀 더 자세히 역사를 살펴보면 5세기 때 왕자이던 카샤파는 왕족 혈통을 가진 이복동생 목갈라나에게 왕위를 빼앗길까 우려해,

아버지 다투세나 왕을 가두고 왕위를 차지한다. 분노한 동생이 인도로 망명한 뒤 권력욕에 눈이 먼 카샤파는 부하를 시켜 아버지를

살해하게 된다. 카샤파는 이후 7년 동안 시기리야 바위산에 왕궁을 건설하고 스스로 갇혀 살게 된다. 동생의 보복이 두려웠을까??

뒤늦은 참회의 심정 때문이었을까?? 그러나 결국 11년 뒤 복수를 위해 돌아온 목갈라나 군대와의 전투에서,

카샤파는 자신의 병사들이 후퇴하고 혼자 남게 되자 자결을 택하고 말았다.





이 정상에 어떻게 저런 수많은 돌들을 옮겼을까

또다시 나그네의 뇌리에 물음표가 동동 떠다닌다.





이제는 내려오는 길이다

오르면서 못 봤던 풍광들을 담는다.











자연이 만들어낸 스펙터클한 장관이 눈을 압도해왔다. 왕이 미쳤던 것일까? 이런 곳에 성을 짓다니...

시기리야를 보면서 이스라엘의 유명한 유적지 마새다 요새를 떠올렸다. 주변이 숲이 아니라 건조한 황야라는 점만 빼면

마새다와 시기리야는 비슷하다. 평원 위로 홀로 솟은 천혜의 요새, 난공불락의 공중도시란 점이다!

또 생각난 것은 랴오닝 성에 있는 `오녀산성’이란 곳이다. 자연적인 요새여서 천혜의 요새가 된 곳이란 점,

그리고 마새다처럼 저항군의 성채가 아니라 한 나라의 정식 성이 된 곳이란 점에서 시기리야와 거의 흡사하다.

자연환경으로 인해 천하의 요새가 된 곳은 세계 곳곳에 있는 것 같다.

절대 침공하지 못할 왕성으로 떠나보는 여행은 어떨까?







미러 월이 있었던 난간을 내림 길에서 다시금 역사를 회상하며 바라본다.







숲이 우거진 곳에서 반가운 녀석을 만났는데

이름도 모르고 미안하다 친구야~!





















시기리야 곳곳에 승려들의 수련장으로 쓰였던 흔적이 남아있다.



















바위틈 새에 뿌리를 내린 나무,

생명력을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제서야 내림 길 마지막이다. 기념품 상점들이 줄지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