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팔일 축제 내 목, 루카 24,35-48(15.4.9)
“예수님께서 “평화가 너희와 함께!” 하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루카 24,36)
The Appearance to the Disciples in Jerusalem
♣ 언제나 함께하는 증인들 ♣
살다보면 누구든 죽음을 맞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조금만 더 깊이 삶을 들여다보면 이미 죽음을 안고 살아가며 죽음 또한 생명과 긴밀하게 통교하고 있음을 본다.
부활은 그렇게 영원성을 살아가는 법을 알려준다.
사도 베드로는 성령 강림절 설교에 이어 이제 성전 동편 뜰에 있는 솔로몬 행각에서 또 다시 이스라엘 백성에게 설교한다 (3,12-26).
그는 예수님이 주인이자 ‘고통 받는 주님의 종’이시고, 십자가에 못박히셨으나 다시 부활하셨으며, 배척을 당하셨다가 영광을 되찾으셨으며, 미움을 받으시면서도 동시에 사랑을 받으신 분이라고 설명한다.
예수님은 종이요 의로운 분이시며, 생명을 주관하시는 분이요 메시아이시며, 예언자이시요 하느님의 종이시다. 이 부활 사건에서 복음서의 모든 선(善)들이 한곳으로 모이면서 구원의 절정을 드러내준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길에서 겪은 일과 빵을 떼실 때에 그분을 알아본 얘기를 나누던 열한 사도에게 나타나시어 “평화가 너희와 함께!”라고 인사하시며, 실제로 손과 발을 보여 주신다.
예수님께서는 부활하시어 그들 가운데 함께 계셨다. 시간과 공간에 관계없이 늘 함께하시는 영원한 공존이 바로 부활하신 분의 본성이다.
그러나 그들은 유령인 줄 알고 두려워하며 믿지 않았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부활이란 결코 기이한 사건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부활의 핵심적 의미는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신 바로 그분이 부활하신 뒤에도 ‘언제나 우리와 함께하신다’는 것이다. 예수님께서 왜 고통을 당하시고 죽으셔야만 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여전히 죽은 이들 가운데서 예수님을 찾았다. 예수님은 부활 전과 같은 분이셨으나 고정관념과 감각적인 것에 매인 제자들은 그분을 알아보지 못했던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아버지의 영광 안에 계시기에 그분의 오심(부활)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으신다.
그렇게 그분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하신다. 따라서 ‘어떻게 부활했는가’라고 묻지 말고, 부활을 어떻게 살 것인지를 물어야 옳은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부활을 믿지 않는 제자들에게 가까이 다가오시어, ‘인간적인 방법으로’ 상처를 보고 만지라 하시고 함께 음식을 드시고 자신을 알아보도록 이끄신다.
그런 다음 “그들의 마음을 여시어 성경을 깨닫게 해 주셨다.” (24,45)
루카복음 24장을 보면, 결과적으로 성경도 여인들의 전갈도 예수의 죽음과 부활을 이해하는 데 아무 쓸모가 없음이 드러난다.
이제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직접 ‘성서를 깨닫도록 그들의 마음을 열어 주셨다. ’(24,45)
그 결과 그들은 부활하신 분을 알아본다. 이렇듯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약한 믿음을 가진 제자들에게 친히 다가오시어 대화하시고 설명해주시고 함께하심으로써 그들의 믿음을 굳세게 해 주신다.
부활체험은 그렇게 나의 의지에 달린 것이 아니라 주님께 달린 것이며, 주님께서 감각적인 차원을 넘어 항상 함께하심을 믿는 바로 거기서 시작되는 것이다. “성경에 기록된 대로, 그리스도는 고난을 겪고 사흘 만에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야 한다.
그리고 예루살렘에서부터 시작하여,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가 그의 이름으로 모든 민족들에게 선포되어야 한다. 너희는 이 일의 증인이다.” (24,46-48)
우리는 단지 주님의 부활을 믿을 뿐 아니라 내 안에서 그분이 부활하시도록 사랑과 생명과 정의를 위해 늘 함께함으로써 부활의 증인이 되어야 한다.
죽어간 자녀들이 왜 죽었는지조차 모른 채 슬픔과 고통 중에 있는 부모들과 억울하고 부당함을 겪으며 가슴을 치는 비정규직 노동자, 부당하게 해고된 이들, 경제논리의 희생양이 되어 삶의 자리마저 강탈당한 철거민들 등
자본과 집단적 이기주의 한복판에서 여전히 수난 당하고 계시는 주님을 부활시켜야 하리라!
신앙인들의 살아있는 증거가 절실한 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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