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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셀름 그륀

- 부활 성야 / 안셀름 그륀 신부님 -

 

초와 물

 

 

부활성야는 매우 인상적인 전례 의식을 거행한다.

우리는 밖에 있는 화로에서 부활초에 불을 밝혀 들고

어둠에 잠긴 교회 안으로 들어간다.

부활성야에 참여한 신자들은 여두운 교회 안에서

부활초가 환하게 비출 때까지 기다린다.

'그리스도의 빛' 이라는 외침과 함께 부활초를 교회 안으로 옮긴다.

가장 먼저 복사들이, 그다음에는 모든 신자가 부활초에서

각자의 초에 불을 붙임으로써 어두운 교회는 황해진다.

신자들은 부활찬송 때 자신의 어둔 마음속에 촛불을 밝혀

어둠이 사라지게 하며 사용한 부활초를 집으로 가져가

부활 시기 동안 타오르게 한다.

이를 통해 신자들은 그리스도께서 죽음의 나라에 내려가셨으며

모든 어둠을 당신 빛으로 비추셨음을 기억한다.

집에서 부활초를 켜는 것은 우리 영혼에 드리운

어둠을 향해 불을 밝히는 것이다.

 

 

특별한 의식은 부활초와 관련이 있다.

자신만의 부활초를 꾸며라.

어똔 상징을 통해 빛과 부활을 드러낼 수 있는지 숙고하여라.

부활초를 부활성야 전례에 가져가 교회의 부활초에서 불을 붙여라.

그런 다음 집으로 돌아와 부활초를 놓을자리를 마련하여라.

부활 시기 동안 아침 식사 때마다 부활초에 불을 밝혀라.

그러면 부활 시기는 그대에게 특별한 시기,

곧 그대의 모든 어둠이 사라지고

경직된 곳이 부드럽게 되어 새롭게 태어나게 되리라.

 

 

두 번째 부활의식은 널리 알려진 의식이다.

부활성야에는 세례 때 사용하는 물을 축성한다.

부활절 세례수 또는 성수는 이스라엘 백성이

자유를 찾아 떠날 때 갈라진 홍해의 물을 떠올리게 한다.

이스라엘 백성이 홍해를 건너감으로써 낯선 세력의

종살이에서 해방된 것처럼 성수는 자유를 향한 길을 열어준다.

또한 성수는 모든 죄악에서 우리를 정화하고,

우리 안에 있는 하느님의 모습을 잃어버리게 하는 모든 것에서 정화한다.

우리 수도원 원장은 부활성야에 신자들에게

성수를 집으로 가져갈 것을 권한다.

신자들은 성수 통에 성수를 가득 담아 집에 가서

눈을 정화하는 의식을 거행한다.

그래서 만발하는 자연 안에서 부활 신비를 바라보고,

사람들 안에서 부활 신비를 발견하게 한다.

사람들은 '부활' 을 좀 더 깊이 바라본다.

그들은 모든 무덤 속에는 생명이, 어둠 속에는 빛이,

무감각 소고에는 새 생명이 약동함을 깨닫는다.

그대는 성당에서 부활절에 축성한 성수를 집으로 가져가라.

성수로 십자가를 긋는 의식을 거행하라.

손가락에 성수를 찍은 다음 생각을 정화하고

혼탁한 생명력을 맑게 하기 위해 정화력이 뛰어난 성수를

그대의 무의식과 의식에 스며들도록 십자성호를 그어라.

그리고 그대의 감각에도 성수를 바르라.

눈과 귀와 입에 성수를 발라 잘 보고 있는 그대로 들으며

부활의 의미를 일깨우는 말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