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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욱현 신부님

~ 연중 제 15주간 금요일 - 하느님이 원하시는 것은 자선 / 여산 조욱현신부님 ~



연중 제15주 금요일

복음: 마태 12,1-8:

 내가 바라는 것은 이웃에게 베푸는 자선이다

안식일이란 창조주 하느님께서 일하신 뒤 쉬셨으므로 우리도 쉬어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주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 안식일도 그 깊은 의미를 보면, 인간을 위한 것이다. 일주일에 엿새를 일하고 하루를 쉬면서, 하느님께서 베풀어주신 은총, 즉 구원의 은총에 감사하면서 쉬는 날이다. 그러므로 안식일은 하느님 안에 정신과 육체가 편안히 쉬는 날이다. 이 휴식은 그래서 인간의 건강을 위해서 절대로 필요하다.

그러나 살기 힘들다고, 하느님의 구원 은총에 대한 감사의 행위와 인간의 건강을 위하여 제정된 이 안식일을 지키지 못하고 오로지 돈만을 위해 사는 것은 인간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뿐 아니라, 점점 자기 자신의 건강까지도 잃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지금은 더구나 5일제를 시행하고 있다. 일주일에 40시간 근무를 의무로 하고 있고 휴식을 하게 하는 것은 생산을 위한 충전의 시간도 되는 것이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께서는 안식일에 하느님께 이스라엘을 구원해주신 은총에 감사의 기도를 드리시고 제자들과 함께 “밀밭 사이를 지나가시게 되었다.”(1절). 여기서 밀밭은 세상이며, 안식일은 휴식의 날이고, 밀 이삭은 미래의 믿는 이들의 수확 때 얻게 될 결과이다. 그러기에 안식일에 들로 나가신 것은, 세상에 오시어 인류라는 밭에 뿌려진 밀을 보러 오신 것이다.

예수님의 제자들이 밀 이삭을 뜯어 먹기 시작하자, 바리사이들은 예수님께, “보십시오. 선생님의 제자들이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2절)라고 한다. 이 주장을 예수께서는 다윗과 아히멜렉의 이야기로 물리치신다. 다윗과 그 일행이 허기로 지쳐서 아히멜렉에게 먹을 것을 부탁한다. 아히멜렉은 여자들을 멀리 했는지 묻고는 사제들과 레위 지파만이 먹을 수 있는 거룩한 빵을 주었다.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 제물이 아니라 자비다.”(호세6,6)라는 말씀을 떠 올린 아히멜렉은 그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 것이다. 하느님께서 즐겨 받으시는 희생제물은 바로 인간 구원이다. 우리의 구원은 희생 제물이 아니라, 자비 안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재를 지킨다는 것은 재를 지킨 후 그것이 이웃 사랑으로 실현될 때, 그 재가 완성되는 것이다. 형식을 채우지 못한 것이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것이 이웃에 대한 사랑으로 완결되지 못한다면 재를 지키지 않은 것과 같다. 사람이 법을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니라, 법이 사람을 위해서 있는 것이라면 그 법은 사람을 위해서 지켜져야 하지 않겠는가? 앞으로 사순절이나, 대림절에 이러한 재를 지킬 때는 이러한 마음으로 재를 지키고 그것은 이웃에 대한 사랑으로 완결시키도록 해야 한다. “사람의 아들은 안식일의 주인이다.”(8절)

예수님께서 오늘 복음에서 강조하신, 사람을 위할 줄 알고 나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웃에게 봉사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우선적으로 행해져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하겠다. 그래서 더욱 성숙한 신앙인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