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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욱현 신부님

~ 연중 제 17주간 화요일 복음 묵상 - 밀과 가리지의 비유 / 조욱현 신부님 ~



연중 제17주 화요일

복음: 마태 13,36-43: 추수 때에 가라지를 추려내어...

예수님은 ‘가라지의 비유’를 통해서 이 세상이라는 밀밭에는 선인과 악인이 현재는 서로 섞여 살아가지만, 이 밀밭도 추수 때는 밀과 가라지가 따로 추려지듯이 밀과 같은 선인이나 가라지 같은 악인도 언젠가는 피할 수 없는 심판을 맞이하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하여 준비하라는 말씀을 하시는 것이다. 교회 안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인간은 여기서 성급한 판단을 내리는 잘못을 범할 수 있다. 그러나 그 판단은 우리의 소관은 아니다. 그것을 가리는 작업은 마지막 날에 하느님께서 하시도록 그분께 맡겨야 한다.

밀과 가라지가 싹트고 자랄 때에는 서로 구별이 안 되듯이 이 세상에서 하느님 말씀대로 사는 사람들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엄밀히 구별하기란 참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보기에는 선한 사람으로 보일지 모르나 사실상 가라지 같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또 어떤 사람은 보기에는 가라지처럼 보이지만 하느님 앞에 서는 좋은 밀일 수도 있기에 판단은 우리가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 사람의 전부를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조급하게 서둘러서 남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쉽게 “그러면 저희가 가서 그것들을 거두어 낼까요?”(마태 13,28)하고 쉽게 판단할 수 있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경우에 우리 이웃을 이러한 모습으로 판단하고, 쉽게 뽑아버릴 생각을 하면서 살아왔는지 반성해 보아야 한다. 내가 그러한 판단을 내리는 순간 나 역시 가라지로 되는 것이다. 남을 쉽게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판단은 오직 하느님께만 유보되어 있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가라지가 없는 집안, 공동체를 바라는 것은 어쩌면 우리의 본성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 자신이 각자가 좋은 밀알이었다가 불시에 순간적으로 가라지와 같은 죄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우리는 두려운 마음과 함께, 매일 우리의 마음의 밭에는 무엇이 자라고 있고 무슨 열매를 맺을 것인가를 돌아볼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의 판단보다도 지금 이 순간 충실한 삶으로 언제나 좋은 밀알로서 살아가도록 끊임없이 노력하는 삶이 중요하다. 또한 지금 내가 올바르게 살지 못한다고 하느님 앞에 나오지 못한다는 어리석은 생각도 버려야 한다. 우리는 순간적으로 그렇게 될 수 있으나, 다시 하느님의 참된 자녀로 즉 좋은 밀알로 변화될 수 있는 우리이기 때문이다.

하느님께서는 이러한 노력하는 삶을 원하신다. 우리는 하느님 앞에 서게 될 때까지 노력하는 가운데 있기 때문이다. 항상 깨어 있는 삶이 있어야 한다. 아무도 완전한 자는 없으며 완전을 향해,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 여정에 있는 자들이기 때문이다. 항상 회개하는 마음으로 하느님의 뜻으로 되돌아가는 삶을 통하여 주님께서 원하시는 좋은 밀알이 되도록 항구할 수 있도록 하자. “그때에 의인들은 아버지의 나라에서 해처럼 빛날 것이다.”(43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