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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셀름 그륀

~ 리듬에 맞춰서 살아라 / 안셀름 그륀 ~

      리듬에 맞추어 살아라

          "밤을 존중하지 않는 자는 낮을 맞이할 자격이 없다"(이탈리아 격언). 옛 수도승들은 밤을 신성하게 생각했다. 밤은 하느님이 나에게 이야기하고 싶어하시는 침묵의 공간이다. 하느님은 꿈을 통해 나에게 말씀하시고,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또는 내 인생이 어떻게 진행될지 보여 주신다. 내가 밤에 깨어 있거나 잠을 못 이룰 때면, 하느님은 나에게 말씀하신다. 유다 전통에 따르면, 우리는 자면서 현실로 들어간다. 그리하여 우리는 하느님의 삶에 연결된다. 고요한 밤은 우리의 잠과 꿈을 편안하고 성스럽게 이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에게 밤은 낮과 다를 바 없다. 그들은 텔레비전 앞에 앉아 밤 시간의 대부분을 보낸다. 어떤 이들은 밤에 주로 일한다. 또 어떤 이들은 사교 모임에서 밤을 지새우기도 한다. 그들은 잠을 자면 무엇인가를 놓치게 될 것처럼 생각한다. 결국 처음에 인용한 이탈리아 격언은, "밤의 위엄을 느끼지 못하는 자는 낮에도 잘 지내지 못한다"는 의미다. 그는 지친 몸을 하고낮으로 기어 들어와, 낮 시간의 일부만을 누릴 뿐이다. 그는 마음을 상쾌하게 해 주는 아침의 신선함을, 마음을 밝게 해 주는 떠오르는 빛을 보지 못한다. 낮과 밤의 균형 잡힌 리듬 속에서 사는 사람만이 인생의 비밀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낮과 밤은 각각 인생의 모습을 보여 준다. 아침은 독자적이고 고유한 성질을 지니고 있다. 아침에 의식적으로 깨어 있는 사람은 일터에서 활기 넘친다. 그는 낮의 노곤함을 즐기고 짧은 휴식을 취한 후, 새로운 기분으로 오후를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는 감사한 마음으로 저녁을 맞이하고 낮의 일에서 벗어나 휴식을 취한다. 그리고 마침내 하느님의 따뜻한 품에 안기듯 낮과 이별하여 편안한 잠자리에 든다. 낮과 밤의 리듬을 뒤섞는 사람의 영혼은 혼란스럽다. 그는 안정을 잃고, 삶의 리듬에 들어가는 길을 잃어버린다. Buch der Lebenskunst 「삶의 기술」 안셀름 그륀 지음/ 안톤 리히테나우어 엮음/ 이온화 옮김/ 분도출판사 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