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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욱현 신부님

~ 연중 제 29주간 월요일 - 어리석은 부자 / 조욱현 신부님 ~



연중 제29주 월요일

복음: 루카 12,13-21: 어리석은 자야!

“너희는 주의하여라.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15절)고 하신다. 탐욕은 사람들을 갈라지게 하고 사랑은 하나가 되게 한다. 그런데 ‘탐욕을 경계하는 것’이 ‘사랑으로 자신을 채우는 것’이 되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겠는가? 사랑을 자기 몫으로 물려받은 우리는 그분을 성가시게 할 것이다. 그러나 청하는 내용은 전혀 다르다. 내가 가지고 있는 이 좋은 신앙을 나누어 가지도록 일러달라고 할 것이다.

탐욕은 악마의 함정이며 하느님께서 싫어하시는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이는 하느님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말이다. 막대기와 돌을 섬기는 자들에게 어울리는 말이다. 탐욕은 악한 영들의 올가미이다. 그것을 인간을 옭아매어 멸망으로 끌어간다. 그러기에 주님께서는 조심하여 크고 작은 모든 탐욕을 경계하라고 하신다. 이 탐욕은 그래서 결과적으로 하느님과 인류가 다 싫어하는 것이다.







어리석은 부자는 엄청난 소출을 거두고 근심에 빠져 한심한 말을 한다. “내가 수확한 것을 모아 둘 데가 없으니 어떻게 하나?”(17절) 그는 미래를 내다보지 않았다. 가난한 이들을 생각하지도 않았고, 괴로워하는 이들을 동정하지도 않았다. 그는 땅에서 소출을 거두듯이 자기 목숨의 길이를 정할 수 있다고 착각을 한다. “나 자신에게 말해야지. ‘자, 네가 여러 해 동안 쓸 많은 재산을 쌓아 두었으니, 쉬면서 먹고 마시며 즐겨라.’”(19절). 그러나 부자는 그것으로 끝나고 만다.

“재산은 사람의 목숨을 보장해 준다.”(잠언 13,8) 이 어리석은 부자에게는 그런 재산이 없다. 그는 최후의 심판 날에 “내가 굶주렸을 때에 먹을 것을 주지 않았다.”(마태 25,42)라는 말을 들을 것이다. 그는 가난한 이들의 굶주린 배가 자신의 곳간보다 더 안전한 창고라는 것을 몰랐다. 그 재산을 가난한 이들의 배에 쌓았더라면, 세상에서는 모두 없어졌겠지만, 하늘에는 안전하게 보관되어 있을 것이다.

재물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이 재물을 쌓아 둔다. 우리가 가지고 갈 수 없는 것은 본래 우리의 것이 아니다. 사는 동안 모은 재물은 유산으로 상속된다. 선행, 덕행만이 죽은 사람의 동반자가 된다. 자비만이 우리를 따라온다. 그것이 우리를 하늘 나라와 첫 번째 거처로 인도한다. 그래서 주님은 “불의한 재물로 친구들을 만들어라. 그래서 재물이 없어질 때에 그들이 너희를 영원한 거처로 맞아들이게 하여라.”(루카 16,9)고 말씀하셨다.

하느님 앞에서 부유한 사람이 참으로 복된 사람이며, 영광스런 희망을 지닌 사람이다. 누가 그런 사람일까? 재물보다 덕을 사랑하는 사람, 그의 손으로 가난한 이들을 도와주며, 모든 힘을 다해 없는 이들의 슬픔을 달래 주는 사람이다. 그는 하늘에 있는 곳간에 보화를 쌓는다. 그는 덕행과 바른 삶에 대한 보상을 받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