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제2주 월요일
복음: 루가 5,17-26:
지붕을 벗기고 중풍병자를 예수님 앞에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이웃 사랑에 대한 감동적인 모습을 보고 있다. 중풍병자는 주위의 사람들의 믿음과 노력에 의해, 혹은 동료들의 기도와 희생에 의해서 예수님께 인도되었고, 은총을 받는다. 모든 병자와 죄인들에게는 그를 주님께 데리고 갈 중재자가 필요함을 말해 준다.
예수님께서는 그 중풍병자의 믿음을 보시고 그를 고쳐주신 것이 아니라, 그 환자를 침상에 달아 당신 앞으로 내려 보낸 그들의 믿음을, 즉 그 친구들의 믿음을 보시고 그 병자를 치유해 주셨다. “사람아,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20절) 하신다. 예수님은 그 환자의 영을 먼저 고쳐 주신다. 그냥 걷게 되면 다시 죄를 짓게 되기 때문이다. 하느님이신 그분은 그의 영혼의 병을 먼저 치유하신다.
그러나 그 옆에 있던 율법학자와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예수님께서 하느님을 모독한다고 수군거린다. “저 사람은 누구인데 하느님을 모독하는 말을 하는가? 하느님 한 분 외에 누가 죄를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21절) 예수님께서 어떤 분인지도 모르고 예수님을 단죄하며 판단하고 있다. 이 판단이 결국 예수님을 죽음에로 몰아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도 많은 경우에 나의 이웃에 대해 잘 알지 못하면서 나의 잣대로 재고 판단하고 단죄하는 잘못을 범하고 있다.
그러한 마음을 보신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질문을 던지신다.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하고 말하는 것과 ‘일어나 걸어가라.’ 하고 말하는 것 가운데 어느 쪽이 더 쉬우냐? 이제 사람의 아들이 땅에서 죄를 용서하는 권한을 가지고 있음을 너희가 알게 해 주겠다. 그러고 나서 중풍에 걸린 이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 네 평상을 가지고 집으로 가거라.’”(23-24절)
예수께서는 여기서 죄를 용서하는 것과 일어나 걸으라는 명령 중 어느 것이 더 쉬운 것이냐고 물어보시는 것이 아니다. 두 행위 모두가 인간에게는 불가능한 것이며, 그것은 오로지 하느님께만 가능한 일임을 말씀하시는 것이다. 죄를 용서받았다는 것을 예수께서는 중풍병자를 치유하심으로써 밝혀주시고 계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기적을 보았으면서도 그분이 누구신지를 알아보려 하지 않고 그분을 죽이려고 하는 유다의 지도자들이 있었고, 군중들은 그 기적을 보고 두려움에 싸이지만, 하느님을 찬양하였다고 전하고 있다. “우리가 오늘 신기한 일을 보았다.”(26절)고 한다. 여기서 오늘이란 루카가 구원의 미래성이 아닌 현재성을 강조하는 의미이다.
중풍병자를 데리고 예수님께 갔던 친구들의 희생으로 치유를 받을 수 있었던 것처럼, 우리 자신도 받은 만큼 남을 위해 기도하고 희생할 수 있는 자세를 갖고 살아가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그 안에서 우리는 신앙의 참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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