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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신부님들의 강론

++ 원죄없으신 동정마리아 호칭 / 고- 임언기 신부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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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으로부터 천주 성부께서는 성모님께서 장차 거룩하신 구세주 예수님께

자신의 피와 살을 내어드려 천주 성자를 수태하실 여인이기에

예수님의 십자가상 구속 성혈의 공로를 미리 앞당겨 입게 하셔서

어머니 안나에게서 수태되는 순간부터 원죄(原罪)로부터 물들지 않게 해주셨다.

 

장차 거룩하신 구세주 천주 성자께서 거처하실 자리인 성모님도

거룩하셔야 하기 때문이다.

 

성모님께서 원죄로부터 영육이 보호되셨다는 것은

어떠한 본죄(本罪)도 지을 수 없고, 사욕편정(邪慾偏情)에 시달리지 않으며,

고통도 없고 죽음도 없으시다는 것을 말한다.

 

말하자면 무염시태(無染始胎)의 특은(特恩)은

초성(超性)은혜<하느님의 神性에 참여할 수 있는 초(超)자연적 은혜;

성화(聖化)은총, 생명의 은총, 천주생명>뿐만 아니라

 

과성(過性)은혜<인간 본성에 과분한 은혜; 죄를 지을 수도 없고,

사욕편정에 시달릴 수도 없으며, 고통도 겪을 수도 없고,

죽을 수도 없는 은혜>까지 회복시켜 준 것을 말한다.

 

인류의 첫 사람이 교만과 불순명과 자유의 남용으로 지은 원죄로 말미암아

인류는 초성은혜와 과성은혜를 다 잃어 버렸다가

무죄하신 예수님의 십자가상 희생 제사로 말미암아

다시 이 은혜를 되찾아 주셨다.

 

그런데, 우리 인간은 세례성사를 통해 이 초성은혜만 되찾아 입게 되었고,

거룩하시고 무죄하신 천주 성자를 수태할 성모님께는 초성은혜만이 아니라

과성은혜까지 되찾아 주신 것이다.

 

무염시태 특은은 바로 <과성(過性)은혜의 회복>을 말한다.

 

성모님께서 <성부의 딸, 구세주의 모친, 성령의 정배(짝)>로서

천주성삼의 이러한 특은을 피조물 중에서 홀로 유일하게 입어셨다는 것은

하느님께서 사탄과 그 졸개로부터 한 인간을 해방시키셔서

원죄로 말미암아 본죄와 고통과 죽음에 시달리다가

멸망과 저주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 인간사, 세속사를

 

겸손과 순명과 자유의 선용으로 말미암아

둘째 하와이신 원죄로부터 해방된 성모님을 통해

둘째 아담이신 그리스도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인간의 육을 취하고 오시게 해서

십자가의 죽음을 통해 구원의 역사로 만드시고자 하는

 

하느님의 세상을 구원하시는 역사안에서

하느님 구원의 섭리 계획의 첫 시작을 말하는 것이다.

 

바로 이 무염시태의 특은으로 말미암아

성모님께서 원죄로부터 보호받으셨다는 것은

본성적으로 죄를 지을 수 없다는 것을 말하고,

죄 뒤에는 항상 사탄과 그 졸개들인 마귀들이 있으므로,

그 악의 세력들이 범접(犯接)할 수 없는 여인으로

만드셨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성경의 처음인 창세기 3장 15절에는 성모님과 뱀,

성경의 마지막인 요한 묵시록 12장에는 성모님과 용의

영원한 적대 관계가 계시되어 있는 것이다.

 

구세사안에서 이런 구도를 가지고 악의 세력과의 한판 승부를 벌리시는

하느님의 구원의 섭리 계획을 우리는 잘 알아 들어야 하며,

왜 악의 세력들이 원죄없이 잉태되신 어머니의 호칭을 두려워하며

겁내고 무서워하는 줄을 깊이 묵상해야 하는 것이다.

 

올해는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은 12월 8일이

대림 제2주일과 겹쳐서 12월 9일 월요일날 축일을 지내게 된다.

 

1830년 성녀 카타리나 라브레에게 기적의 메달을 통해 계시해 주시어

레지오 마리애 까떼나에서 매일 바치는 <원죄 없이 잉태되신 마리아님,

당신께 매달리는 저희를 위하여 빌으소서>라는 기도문에서 나오지만,

이 호칭이 가지는 이름의 권세, 마귀들이 두려워 떠는 이 호칭의 권세를 믿고서

우리는 이 호칭을 자주 불러야 하고, 이 이름에 우리 전 존재를 봉헌해야 한다. 

 

나는 한국에서 성모 어머니의 축일 날 꽃을 사고 초를 봉헌하곤 했다.

길가 꽃집에서 꽃을 사고 꽤 긴 거리를 걸어서 사제관 숙소의 거실에 모셔진

성모 어머니께 봉헌했다.

 

적지 않은 외국 생활과 혼자서 장을 보고 먹는 습관 때문에 조금도 부끄럽지 않았다.

뉴욕에서 어느 어머니 생일날 자식이 꽃을 사서 긴 전철 시간을 통과해 집에 와서

자신의 어머니를 낳아 주신 외할머니께 먼저 꽃을 드리며

<제 어머니를 낳아 주신 할머니 감사합니다>라고 하면서 꽃을 드리고,

그 다음 자신의 어머니께 꽃을 드렸다는 훈훈한 글을 페이스 북에서 읽었다. 

 

나도 오늘 비록 사막에 있지만 마음으로 그렇게 하고 싶고,

신앙과 사랑을 표현하고 싶다.

나의 육신의 어머니는 비록 한국에 살아 계시지만,

신앙의 어머니이신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어머니께

그를 낳아 주신 도구가 되신 육신의 모친인 성녀 안나 뿐 아니라

진정으로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어머니를 낳아 주신 하느님 아버지께

꽃을 봉헌하고 싶다.

 

물론 요사이 육신의 어머니들께서는 형식적인 축하의 꽃보다는

필요한 것을 할 수 있도록 현금을 달라고 하시듯이

영신의 어머니께서도 삼위일체 하느님께서도

우리들의 생활개선과 회개와 더 많은 기도를 원하실 것이다. 

 

어쨌든 오늘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날

꽃과 초와 봉헌문을 통해 나의 모든 것을 바치며 봉헌을 갱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