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제 3주일은 기쁨의 주일이라 했다.
주님께서 오실 날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기쁜 마음으로 기다린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런 기쁨의 의미는 전례안에서도 잘 드러난다.
대림초도 기쁨을 상징하는 분홍색 초를 켜고, 사제도 원래는 장미색 제의를 입는다.
어떤 분이 오래 전에 나에게 장미색 제의를 해 주었는데,
나는 색갈이 너무 핑크빛~~얼굴이 화끈 달아 올라 입을 수가 없었다.
그만큼 기쁨이라는 것을 색으로 표현한다면, 두근 두근하고 상기가 될 정도이다.
사도 바오로의 테살로니카 전서 5장 16절에도
"언제나 기뻐하십시오.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라는 말씀이 나온다.
<Rejoice always. Pray without ceasing. In all circumstances give thanks.>
하지만 우리가 몸담고 있는 세상은 기쁨보다 슬프고 우울한 일들이 더 많이 일어나고 있다.
또한 우리가 기쁨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은, 신앙 안에서 찾기 보다는
세상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는 출세, 명예나 재물, 식도락과 취미, 여가 생활 등등~~
즉 금방 왔다가 사라지는 것들을 통하여 얻으려고 하고 있고, 모방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기쁨은 한 순간에 왔다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오랫동안 내 안에 머물면서 나를 행복으로 이끄는 것이기에 참 기쁨이라고 할 수 있다.
"네가 하느님의 선물을 알고 또 '나에게 마실 물을 좀 다오'하고 너에게 말하는 이가
누구인지 알았더라면, 오히려 네가 그에게 청하고 그는 너에게 생수를 주었을 것이다."(요한 4,10)
"그러나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사람은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내가 주는 물은 그 사람 안에서 물이 솟는 샘이 되어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할 것이다."(요한 4,14)
"목마른 사람은 다 나에게 와서 마셔라. 나를 믿는 사람은 성경 말씀대로
'그 속에서부터 생수의 강들이 흘러 나올 것이다.
이는 당신을 믿는 이들이 받게 될 성령을 가리켜 하신 말씀이었다."(요한 7,37ㄴ-39ㄱ)
기쁨은 성령의 9가지 열매 중에 하느님과의 관계에서 맺어지는 열매이다.
그러니까 <기쁨>의 열매를 간절히 청하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성령의 선물이다.
"주님 안에서 늘 기뻐하십시오. 거듭 말합니다. 기뻐하십시오."(필리4,4)
사도 바오로도 주님의 복음을 전하다가 두드려맞고,
차꼬에 채여 감옥에 갇혔을때 쓰신, 옥중서간의 말씀이 필리피 서간이다.
그러니까 사도 바오로의 기쁨은 현세적이고 인간적인 기쁨이 아니다.
복음을 전하다가 겪게 된 자신의 희생을 주님께서 헤아려 주셔서,
죄인들이 회개하고, 예수님을 모르던 이들이 예수님을 주님으로 받아들이는
믿음의 선물이 내려질 거라는 희망과 확신에서 오는 기쁨이다.
또한 자신이 영생의 복음적 가치관을 전하다가 이렇게 고통을 받고,
예수님의 고통에 동참하게 되었으니,
반드시 주님께서 천국에서 상급으로 갚아 주시리라는
희망에서 나오는 기쁨이다.
성령의 열매, 성령의 선물로서의 기쁨은 이런 것이다.
기뻐해야 할 일이 없어도 흘러나오는 샘솟는 기쁨,
하느님의 사랑, 구원, 현존을 체험하면서 느끼는 기쁨이다.
따라서 기쁨의 열매를 성장시키려면, 세상적인 것에 희망을 두지 말고,
하느님께 희망을 두는 망덕을 키워야 한다.
또한 시련 중에서도 하느님의 말씀을 기억하며,
의지적으로 기뻐하는 훈련도 필요하다.
기쁨의 열매의 반대인 가라지는 <슬픔>이다.
<슬픔>의 가라지가 자라는 밭은 근심, 걱정, 불평불만, 우울할 때이다.
매일 우리가 가톨릭 교리의 원천인 성서 말씀을 읽고, 곱씹고, 묵상하고,
묵상한 내용으로 기도하고 그 말씀을 살 때,
광야에서 사탄의 유혹을 받으신 예수님께서
세번 다 말씀으로 사탄을 물리쳤듯이,
우리도 말씀으로 슬픔과 우울을 극복하고,
참 기쁨을 성령의 선물로 받을 수 있다.
매일 미사의 독서와 화답송, 복음환호송과 복음,
입당송, 본기도, 봉헌기도, 영성체후기도를 묵상하고,
말씀을 가슴에 간직하고 기도하며 실천할 때,
말씀이 사람이 되신 분을 성체안에서 잘 만날 수 있는 것이다.
~ 임언기 신부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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