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5주일: 다해:
부르심과 선교사명
오늘 독서와 복음의 주제는 ‘부르심’과 ‘선교사명’이라고 할 수 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문헌 선교교령 2항에도 “교회는 본성상 선교를 그 사명으로 한다”고 하고 있다. 이 교회의 사명인 선교사명은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당신 선성, 사랑의 확산이라고 할 수 있는 중요한 것이며, 부름을 받은 우리가 갖는 선교사명은 바로 하느님을 우리의 삶을 통하여 확산시키는 고귀한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제1독서: 이사 6,1-2.3-8: 제가 있지 않습니까? 저를 보내십시오
1독서에서는 우선 하느님은 인간의 능력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초월적인 분이시고 거룩한 분이시라는 것을 표현하면서도, 하느님께서는 인간이 당신을 알아볼 수 있도록(6,1) 즉 체험할 수 있도록 인간에게 먼저 가까이 하시는 분임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이 때 인간은 하느님께서 가까이 하시는 것에 대해 자신이 부당함을 느낀다는 것이다(5절).
그런데 스랍 하나가 뜨거운 돌을 집어 예언자의 입술에 대어 정화시켜주면서 그의 죄가 사해졌다고 한다(6-7절). 이것은 하느님의 구원행위를 보여주는 것이다. 인간은 하느님께서 함께 해 주실 때에야 구원의 활동을 성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당신의 구원계획을 실현시키기 위해 공동 협력자로 부르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느님의 도전적인 파견 질문에 대해 두려워했던 이사야는 놀랍게도 태도를 바꾸어 기쁨과 확신에 가득찬 대답을 하고 있다. “‘내가 누구를 보낼 까? 누가 우리를 위하여 가리오?’ ‘제가 있지 않습니까? 저를 보내십시오.’”(8절). 이 같은 용기는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를 따라간”(루가 5,11) 사도들에게서도 볼 수 있다.
복음: 루가 5,1-11: 그들은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를 따라갔다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을 부르시는 모습은 처음부터 당신의 “말씀”과 연결되어 나타난다는 것이다. 군중은 이미 ‘하느님의 말씀을 듣기 위해 예수를 에워싸고 있는 것을’(2절) 보았다. 그리고 예수께서는 강둑에서 좀 떨어져서 “배에 앉으시어 군중을 가르치셨다.”(3절).
그러고 나서 “예수님께서 말씀을 마치시고 나서 시몬에게 이르셨다.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 시몬이 ‘스승님, 저희가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스승님의 말씀대로 제가 그물을 내리겠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자 그들은 그물이 찢어질 만큼 매우 많은 물고기를 잡게 되었다.”(4-6절)고 하면서 말씀의 능력을 강조하고 있다.
여기서의 기적은 바로 “말씀”의 힘이다. 말씀을 선포하시는 예수님과 그 말씀을 믿은 베드로에게서 일어났다. 만일 베드로가 주님의 말씀을 믿지 않았다면 그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이 같이 복음은 선포되고 또한 철저하게 믿어지며 생활화되어야 하며, 또 그것을 듣는 사람에 의해서도 그렇게 되어야 한다. 이렇게 될 때, 사람을 낚는 고기잡이가 풍성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기적을 이룰 수 있다.
이렇게 철저히 믿고 받아들인 복음이 지금까지의 생활을 변화케 한다. 이 같은 믿음을 통하여 “그들은 배를 저어다 뭍에 대어 놓은 다음,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를 따랐다.”(11절). 새로운 생활의 시작은 예수께서 보여주실 미래를 향해 자신을 투신하기 위해 과거에서 떠남으로써 이루어질 수 있다.
“따른다는 것은 정해진 길을 다 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앙에로의 길은 그리스도의 부르심에 대한 ‘복종’을 거쳐야 한다. 그것은 절대로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예수의 부르심은 헛되게 되고 말 것이다. 따라서 그러한 복종의 길을 거치지 않고 그리스도를 따른다는 것은 헛소리에 불과하다”(D. Bonhöffer, Sequela, Brescia 1971, pp. 41-42).
오늘 복음에서 우리가 알 수 있는 또 한 가지 사실은 베드로의 ‘우위성’이다. 우선 예수께서 군중들을 가르치기 위해 택한 것이 그의 배였다(3절). 그리고 더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치라고 명한 것도 베드로에게 하셨다(4절). 그리고 예수님의 ‘말씀’에 대한 신앙을 고백한 장본인이 베드로이다(5절). 그리고 기적을 본 다음 예수님을 ‘주님’으로 고백한 것도 베드로다. “주님, 저에게서 떠나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8절).
마지막으로 예수께서는 다른 사람에 앞서 당신을 따르라고 부르신 것도 베드로다. “두려워하지 마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10절). 이것은 그리스도의 구원계획에 있어서 베드로가 차지하고 있는 역할이 어떤 것인가를 말하는 것이다. 예수께서는 오늘도 그리고 언제까지나 베드로의 배에서 군중들을 가르치시고 기적의 고기잡이를 행하신다. 그러므로 교회 안에 베드로 없이는 선교사명이 있을 수 없다.
따라서 베드로가 교회일치를 이루는데 장애물이라고 하는 것은 베드로의 역할을 알지 못하는 소치이다. 오늘 복음에 나타나듯이 다른 또 하나의 배는 베드로를 통해 이루어진 기적의 도움으로 가득 차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두 배가 다 ‘가라앉을 정도가’(7절) 되지 않았는가? 그러므로 풍성한 고기잡이가 되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베드로의 배를 향해 가야 한다는 것이다.
제2독서: 1고린 15,1-11: 우리가 전하는 복음을 여러분은 믿었다
바오로 사도께서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께로부터 위임받은 복음을 충실히 전했다고 말하고 있다. 이것은 바오로 사도가 전했든지 다른 사도들이 전했든지 그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 모든 것을 믿고 받아들인 것을 말하고 있다. “나나 그들이나, 우리 모두 일허게 선포하고 있으며 여러분도 이렇게 믿게 되었습니다.”(11절).
하느님의 말씀 앞에 우리는 한없이 부족하고 부당한 존재로 느끼지만, 우리는 그분의 은총으로 변화될 수 있고 그분과 함께 용기를 가지고 그분의 부르심에 응답할 수 있다. 이제 그분의 말씀에 온전히 따르려는 순명의 자세를 통해 우리의 신앙을 성숙시키고 그분을 따를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우리의 삶 속에 주님의 말씀을 올바로 실천하려고 하는 의지가 필요하다. 이것으로 복음을 전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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