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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 힘을 빼야 할때 ~

    ♣ 힘을 빼야 할 때 예전에 양로원에서 일한 적이 있다. 내가 할 일은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휠체어에서 침대로 옮기는 일이었다. 어느 날 저녁 어떤 사람의 집에 가서 그를 침대에 옮기려 했다. 나는 마른 편이었지만 환자를 들어 올리는 요령은 잘 알고 있었다. 휠체어 앞에 서서 양다리를 상대의 무릎에 대고 두 손으로 그의 겨드랑이 밑을 잡고 들어 올려서 침대 위에 휙 돌려 앉히기만 하면 되었다. 그런데 이번 환자는 여의치 않았다. 그를 들어 올려 의자와 침대 중간쯤 옮겼을 때, 그가 나를 ‘도우려고’ 했기 때문이다. 나름대로 날 돕는다고 스스로 일어서 보려 했던 것인데 그 뜻대로 되지 않았던 것이다. 대신, 온몸이 나무 판자처럼 뻣뻣해져서는 두 팔이 양 옆으로 미끄러지자 넘어지지 않으려 그는 안간힘을 썼다. “힘 빼세요! 제가 안아 옮길 테니까, 가만히 좀 계세요!”라고 내가 고함을 질렀으나 소용이 없었다. 자기 스스로 일어나려고 버둥거린 결과, 나는 그를 더 버티지 못하고 마루에 쓰러졌다. 며칠 동안 그를 달래려고 무척 애를 썼지만, 그는 그 다음부터는 나를 자기 근처에 얼씬도 못하게 했다. 그가 나를 도와주려고 스스로 움직이려고만 하지 않았던들 문제 될 것은 조금도 없었는데 말이다. 참평화를 누리려면 스스로 자족적 방책이나 생활 방식에 의지하는 것을 버려야 한다. 여태껏 그런 방식으로 살아왔기 때문에 포기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하느님은 역경의 무게를 더하셔서 우리가 육의 힘으로는 더 이상 견딜 수 없게 하시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그것은 정말 괴롭다. -「내게 찾아오시는 하느님의 은혜」/ 스티브 맥베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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