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4일 연중 제4주간 토요일
제1독서
<위대한 목자를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끌어올리신
평화의 하느님께서 여러분에게 온갖 좋은 것을 마련해 주셨습니다.>
▥ 히브리서의 말씀입니다.13,15-17.20-21
형제 여러분,
15 예수님을 통하여 언제나 하느님께 찬양 제물을 바칩시다.
그것은 그분의 이름을 찬미하는 입술의 열매입니다.
16 선행과 나눔을 소홀히 하지 마십시오.
이러한 것들이 하느님 마음에 드는 제물입니다.
17 지도자들의 말을 따르고 그들에게 복종하십시오.
그들은 하느님께 셈을 해 드려야 하는 이들로서
여러분의 영혼을 돌보아 주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들이 탄식하는 일 없이
기쁘게 이 직무를 수행할 수 있게 해 주십시오.
그들의 탄식은 여러분에게 손해가 됩니다.
20 영원한 계약의 피로, 양들의 위대한 목자이신 우리 주 예수님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끌어올리신 평화의 하느님께서
21 여러분에게 온갖 좋은 것을 마련해 주시어
여러분이 당신의 뜻을 이루게 해 주시기를 빕니다.
그분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당신 마음에 드는 것을 우리에게 해 주시기를 빕니다.
예수 그리스도께 영광이 영원무궁하기를 빕니다. 아멘.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그들은 목자 없는 양들 같았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6,30-34
그때에 30 사도들이 예수님께 모여 와,
자기들이 한 일과 가르친 것을 다 보고하였다.
31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너희는 따로 외딴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 하고 말씀하셨다.
오고 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음식을 먹을 겨를조차 없었던 것이다.
32 그래서 그들은 따로 배를 타고 외딴곳으로 떠나갔다.
33 그러자 많은 사람이 그들이 떠나는 것을 보고,
모든 고을에서 나와 육로로 함께 달려가
그들보다 먼저 그곳에 다다랐다.
34 예수님께서는 배에서 내리시어
많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기 시작하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 미사의 말씀은 착한 목자이신 주님을 보여주십니다.
"너희는 따로 외딴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마르 6,31)
예수님께서는 선교 여행에서 돌아온 제자들에게 쉼이 필요함을 아십니다. 하느님께서 허락하신 복음 선포와 치유와 구마의 권한으로 사람들에게 봉사하면서 많이 지치고 또 들뜨기도 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이 기력을 회복하고, 또 차분히 지난 시간을 성찰하면서 그 안에 드러난 하느님의 은혜를 기억하도록 안내하시는 겁니다. 혹여 실패와 거부의 상처가 패였다면 어루만져 주실 것이지요. 번잡함을 벗어난 외딴곳의 고요한 시간은 그래서 꼭 필요합니다. 예수님은 이스라엘 백성 모두의 목자이시기도 하지만 지금은 제자들의 필요를 살피시는 자상한 목자이십니다.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 같았기 때문이다."(마르 6,34)
그런데 군중은 예수님 일행보다 먼저 외딴곳으로 달려와서 그분을 기다립니다. 예수님과 제자들을 통해 드러난 하느님의 힘이 놀랍고, 또 그 힘이 간절히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이제 외딴곳은 더 이상 외딴곳이 아니게 되어버렸습니다.
제자들은 기대했던 쉼을 포기하고 또다시 군중을 마주해야 하지만, 자기들의 필요를 먼저 살피고 돌봐 주시려고 했던 예수님의 의향을 이미 확인했으니 크게 실망하지는 않을 겁니다. 군중을 향한 예수님의 가엾이 여기는 마음과 사랑의 가르침, 자비로운 돌봄, 그리고 당신의 뜻을 돌이키는 희생과 인내는 제자들에게 확실한 시청각 교재이니, 이곳은 그야말로 산 교육의 현장인 셈이지요.
제1독서에서는 목자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영원한 계약의 피로, 양들의 위대한 목자이신 우리 주 예수님"(히브 13,20)
히브리서 저자는 예수님의 목자 정체성을 위와 같이 서술합니다. 예수님의 목자 직분은 "계약의 피"로써 완성된 영광입니다. 진정한 목자는 양들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가장 큰 사랑의 증거자이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어라."(화답송)
화답송은 목자와 우리의 관계를 노래합니다. 주님께서 우리의 목자이시니 우리는 결핍과 아쉬움, 부족함을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양들에게는 푸른 풀밭과 잔잔한 물가도 흡족하거니와, 막대와 지팡이를 들고 자기들을 보호하며 이끄는 목자의 현존이 더없이 든든하고 행복합니다. 양들의 충만한 평화와 위안이 곧 목자의 행복이기도 하지요.
주님은 우리의 크고 작은 불편함과 시련, 고통을 모른 체하실 수 없으십니다. 우리 존재를 마주하는 순간 그분 마음에서 자동으로 연민의 사랑이 분출하기 때문이지요. 그분은 우리의 필요를 감지하시면 음식을 먹을 겨를도 없이 제대로 쉬시지도 못하고 다시 몸을 일으켜 우리에게 다가오십니다.
어쩔 때는 염치 없고 죄송해서 그분께 심려를 끼쳐드리지 말아야겠다고 마음을 다잡아 보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지요. 우리 내면에서 일어나는 일은 물론이고 우리를 둘러 싼 세상의 도전들이 전방위적이고 상당 부분 통제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목자의 눈길과 손길, 마음길이 필요한 작은 양들입니다.
"제 한평생 은총과 자애만이 따르리니"(화답송)
"은총과 자애!" 목자와 함께하는 우리에게 보장되는 선물입니다. 이밖에 무엇이 더 필요할른지요! 우리 곁을 떠나시지 않고 사랑으로 돌보시는 목자가 계신데 더 기웃거릴 세상 유혹이 무엇이겠는지요!
사랑하는 벗님! 착한 목자이신 주님의 마음에 평화로이 머무르는 오늘 되시길 기원합니다. "나"를 향한 그분의 연민 안을 헤엄치는 작은 양이 되어도 좋겠지요. 세상 부러울 것 없는 목자를 소유한 벗님은 참으로 복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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