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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스테파노) 신부님 말씀 강

~ 사순 제 1주간 수요일 / 양승국 신부님 ~

2024년 2월 21일 사순 제1주간 수요일

 

제1독서

<니네베 사람들이 악한 길에서 돌아섰다.>
▥ 요나 예언서의 말씀입니다.3,1-10
주님의 말씀이 1 요나에게 내렸다.
2 “일어나 저 큰 성읍 니네베로 가서, 내가 너에게 이르는 말을 그 성읍에 외쳐라.”
3 요나는 주님의 말씀대로 일어나 니네베로 갔다.
니네베는 가로지르는 데에만 사흘이나 걸리는 아주 큰 성읍이었다.
4 요나는 그 성읍 안으로 걸어 들어가기 시작하였다.
하룻길을 걸은 다음 이렇게 외쳤다.
“이제 사십 일이 지나면 니네베는 무너진다!”
5 그러자 니네베 사람들이 하느님을 믿었다. 그들은 단식을 선포하고
가장 높은 사람부터 가장 낮은 사람까지 자루옷을 입었다.
6 이 소식이 니네베 임금에게 전해지자,
그도 왕좌에서 일어나 겉옷을 벗고 자루옷을 걸친 다음 잿더미 위에 앉았다.
7 그리고 그는 니네베에 이렇게 선포하였다. “임금과 대신들의 칙령에 따라
사람이든 짐승이든, 소든 양이든 아무것도 맛보지 마라.
먹지도 말고 마시지도 마라.
8 사람이든 짐승이든 모두 자루옷을 걸치고 하느님께 힘껏 부르짖어라.
저마다 제 악한 길과 제 손에 놓인 폭행에서 돌아서야 한다.
9 하느님께서 다시 마음을 돌리시고 그 타오르는 진노를 거두실지 누가 아느냐?
그러면 우리가 멸망하지 않을 수도 있다.”
10 하느님께서는 그들이 악한 길에서 돌아서는 모습을 보셨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마음을 돌리시어
그들에게 내리겠다고 말씀하신 그 재앙을 내리지 않으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이 세대는 요나 예언자의 표징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1,29-32
그때에 29 군중이 점점 더 모여들자 예수님께서 말씀하기 시작하셨다.
“이 세대는 악한 세대다. 이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지만
요나 예언자의 표징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
30 요나가 니네베 사람들에게 표징이 된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이 세대 사람들에게 그러할 것이다.
31 심판 때에 남방 여왕이 이 세대 사람들과 함께 되살아나
이 세대 사람들을 단죄할 것이다.
그 여왕이 솔로몬의 지혜를 들으려고 땅끝에서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라, 솔로몬보다 더 큰 이가 여기에 있다.
32 심판 때에 니네베 사람들이 이 세대와 함께 다시 살아나
이 세대를 단죄할 것이다.
그들이 요나의 설교를 듣고 회개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라, 요나보다 더 큰 이가 여기에 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이제는 우리 각자가 기적의 주체가 되어야 합니다!

 

이 땅에 육화 강생하신 하느님이신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신 공생활 기간 동안의 행적은 한마디로 앞당겨 체험한 하느님 나라였습니다. 당대 사람들은 잠시 동안이었지만 지상 천국을 맛보았으니, 정녕 복된 사람들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가난하고 고통받는 당신 동포들을 위해 행하신 수많은 치유와 구마 행위, 이곳 저곳 다니면서 선포하신 위로와 구원의 말씀은 곧 언젠가 우리가 하느님 나라에 입국하게 되었을 때 마주하게 될 일상었습니다.

 

그러나 대체 뭐가 그리 불만인지? 모여든 유다인들은 예수님을 향해 또 다른 표징과 기적을 요구합니다. 해도 해도 너무한 그들입니다. 보여줄 것 이미 다 보여주셨는데, 더 이상 뭘 바란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유다인들의 도에 넘치는 완고함과 불신앙에 크게 실망하신 예수님께서는 한탄조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이 세대는 악한 세대다. 이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지만 요나 예언자의 표징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 심판 때에 니네베 사람들이 이 세대와 함께 다시 살아나 이 세대를 단죄할 것이다. 그들이 요나의 설교를 듣고 회개하였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도 예수님께서 유다인들에게 건네신 강력한 경고 말씀에 전혀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과연 어떠한지 가슴에 손을 얹고 진지하게 성찰할 부분이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솔직히 우리도 유다인들처럼 더 강력한 기적, 더 화끈한 표징, 더 내 입맛에 맞는 맞춤형 기적과 표징을 끝도 없이 기대하고 있습니다. 매일이 기적이요, 매일의 성체성사가 가장 큰 표징인데, 또 다른 강력한 한방을 원하고 있습니다.

 

거듭되는 고통과 시련 속에서도 환하게 웃으면서 당당하게 맞서는 한 신앙인의 삶, 그 자체가 기적인데, 우리는 또 다른 무엇인가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절망 가운데서도 끊임없이 희망하는 한 인간 존재, 그 자체는 또 다른 기적이요, 표징입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부들부들 떨면서 두려워하는 죽음 앞에서, 평생을 잘 준비했기에 담담히 받아들이며, 불멸과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으로 가득한 우리의 이웃의 죽음은 기적 중의 기적입니다.

 

예수님의 공생활 기간, 그리고 사도들의 적극적인 활동 기간을 끝으로 외적 기적의 시대는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우리 각자가 기적의 주체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 각자가 존재 자체로 그리스도의 살아있는 표징이 되어야 합니다.

-양승국 신부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