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께서는 당신이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시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에서 주님이 길이라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지 않고,
생명이시라는 말씀도 어렵지 않습니다.
우선 길이시라는 것은, 당신께서 하늘과 땅 사이의 길이라는 것,
곧 이 세상과 하느님 나라를 이어 주시는 길이라는 것,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오시는 길이요 우리가 하느님께 가는 길이시라는 것이지요.
예수 그리스도라는 길이 없으면 하느님과 우리 사이가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까요?
하늘과 땅 차이라고 흔히 얘기하는데 그 차이만큼 하느님과 우리 사이는 벌어져서
하느님은 우리가 가까이 갈 수 없고, 뵐 수도 만날 수도 없는 분이실 것입니다.
아무튼 주 예수 그리스도는 이 세상에 인간이 되어 오심으로써
하느님과 우리 사이의 가교요 통로가 되어 주신 고마운 분이십니다.
그런데 주님이 길이시라는 것은 이렇게 고맙고 가깝게 다가오는 것에 비해
진리시라는 것은 그리 가깝지 않고 그래서 그리 고맙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진리의 주님은 우리의 느낌에 가깝지 않고 이해하기 쉽지 않습니다.
진리의 주님은 진리의 말씀이라는 말처럼 말씀이신 주님이십니다.
말씀이신 주님은 하느님께서 한 말씀으로 모든 것을 창조하신 것처럼
그분으로 모든 것이 생겨났고 그분 안에서 모든 것이 생겨났지만
정작 그 말씀을 하신 하느님은 어디 계시는지 알 수 없는 분이고,
그래서 멀리 계시는 분이고 신비이신 분이십니다.
아무튼 진리의 말씀이신 주님은 말씀으로 모든 것이 생기게 했기에
이때의 진리는 원리 곧 모든 생명의 원리요 생성의 원리이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진화론을 부정하고 창조론을 주장하며
진화론을 받아들이더라도 그 진화론은 창조적 진화론이라고 합니다.
다음으로 이렇게 모든 것이 진리의 말씀으로 인해 생겨났기에
자연 만물과 모든 일도 이 진리의 말씀에 따라 움직이고 돌아가게 되어 있습니다.
이때의 진리는 이치 곧 자연의 이치요 작동의 이치라고도 합니다.
그리고 이 이치에 따라 모든 것이 돌아가고 움직이면
일은 순리대로 잘 풀릴 것이고,
생명은 죽지 않고 살 것입니다.
그런데 이 이치를 따르지 않고 누가 제 마음대로 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이때의 자유는 진리에 역행하고 순리를 따르지 않기에
일은 꼬이게 하고 생명을 죽게 하는 자유가 될 것입니다.
우리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주님을 따라
그리고 진리와 생명이신 주님의 말씀에 따라
진리의 길을 가면 생명의 길도 갈 것이고,
진리의 길을 벗어나지 않는 자유라야
그 자유가 생명의 자유요 참자유일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주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내 말 안에 머무르면 참으로 나의 제자가 된다.
그러면 너희가 진리를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
이 말씀 참으로 알아듣기 쉽지 않지만 우리가 주님의 참 제자라면
그러기에 오히려 이 말씀 안에 오래 머무는 오늘 하루가 되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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