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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선(레오나르도) OFM

~ 부활 제 6주간 토요일 / 김찬선 신부님 ~

부활 6주 토요일 - 아버지께 청하라

 

 

오늘 복음은 주님 승천을 코앞에 둔 얘기입니다.

 

다시 말해서 주님께서 제자들을 이 세상에 놔두고

 

내일 아버지께로 가시면서 하시는 말씀입니다.

 

 

 

말씀의 내용은 이제 당신이 제자들과 함께 계시지 않게 될 것이니

 

뭐 청할 것이 있으면 이제 아버지께 직접 청하되 당신 이름으로

 

청하라는 말씀이고 그러면 아버지께서 다 들어주실 거라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의구심이 생기는 것은 당신의 이름으로 청하라고 하시면서

 

그러나 당신이 제자들을 위해 청하겠다는 말이 아니라고 하시는 점입니다.

 

 

 

"그날에 너희는 내 이름으로 청할 것이다.

 

내가 너희를 위하여 아버지께 청하겠다는 말이 아니다."

 

 

 

그런데 당신이 제자들 대신 청해주지 않으실 거면서

 

왜 당신 이름으로 청하라는 것입니까?

 

우리가 성인들에게 기도하는 것은 대신 청해달라는 뜻,

 

다시 말해서 전구해달라는 뜻인데 주님께는 이런 뜻이 아닙니까?

 

 

 

여기서 우리는 우리의 기도를 잘 이해해야 할 것이고,

 

오늘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뜻도 잘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 주님의 말씀은 일종의 격려입니다.

 

감히 아버지께 청하지 못하는 제자들에게

 

이제는 용기를 내어 직접 청하라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용기를 내는 근거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아버지의 사랑이고 다른 하나는 당신입니다.

 

 

 

첫째로 아버지께서 사랑하시니 그 사랑을 믿고 용기 내라는 말씀입니다.

 

 

 

"바로 아버지께서 너희를 사랑하신다. 너희가 나를 사랑하고

 

또 내가 하느님에게서 나왔다는 것을 믿었기 때문이다."

 

 

 

구약의 하느님은 두렵고 그래서 감히 그 이름을 부를 수 없으며,

 

아버지라고 부르는 것은 더더욱 있을 수 없는 분인데

 

그 하느님이 실은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말씀입니다.

 

 

 

다음으로 당신이 있으니 용기를 내라는 말씀입니다.

 

제자들이 당신의 형제요 친구가 되었으니

 

이제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라고 부르신 당신처럼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하고 부르며 기도하라고,

 

아버지께 직접 청하라고 오늘 다시 한번 마지막으로 말씀하시는 겁니다.

 

 

 

그러니까 감히 부를 수 없는 하느님을

 

용감히 아버지라고 부르며 기도하라고 격려하면서

 

그래도 용기가 생기지 않으면 당신의 이름으로 청하라고 하시는 겁니다.

 

 

 

그리고 이는 아버지께 청하되 당신을 건너뛰지 말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당신을 건너뛰고 아버지께 직접 청하는 것이 아니라,

 

또 성인들이나 성도들을 제쳐놓고 혼자 청하는 것이 아니라

 

성인들이나 성도들과 함께 그리고 당신을 통하여 청하라는 말씀입니다.

 

 

 

그러니까 전구轉求의 뜻도 우리의 기도를 대신 전해달라는 뜻이라기보다는

 

우리도 하느님께 기도하지만 성인들도 우리와 함께 기도해달라는 뜻입니다.

 

 

 

하느님 아버지께 기도하고 청하면서

 

성인들의 통공을 믿는 우리가 주님을 건너뛰지 말아야 함은 물론

 

성인들과 성도들과 같이 기도하고 청해야 함을 배우는 오늘 우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