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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스테파노) 신부님 말씀 강

~ 연중 제 16주간 토요일 / 양승국 신부님 ~

2024년 7월 27일  연중 제16주간 토요일


제1독서
<내 이름으로 불리는 집이 강도들의 소굴로 보이느냐?>
▥ 예레미야서의 말씀입니다.7,1-11
1 주님께서 예레미야에게 내리신 말씀.
2 주님의 집 대문에 서서 이 말씀을 외쳐라.
“주님께 예배하러 이 문으로 들어서는 유다의 모든 주민아,
주님의 말씀을 들어라.
3 만군의 주 이스라엘의 하느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너희 길과 너희 행실을 고쳐라. 그러면 내가 너희를 이곳에 살게 하겠다.
4 ′이는 주님의 성전, 주님의 성전, 주님의 성전이다!′ 하는 거짓된 말을 믿지 마라.
5 너희가 참으로 너희 길과 너희 행실을 고치고
이웃끼리 서로 올바른 일을 실천한다면,
6 너희가 이방인과 고아와 과부를 억누르지 않고
무죄한 이들의 피를 이곳에서 흘리지 않으며
다른 신들을 따라가 스스로 재앙을 불러들이지 않는다면,
7 내가 너희를 이곳에,
예로부터 영원히 너희 조상들에게 준 이 땅에 살게 하겠다.
8 그런데 너희는 아무 쓸모도 없는 거짓된 말을 믿고 있다.
9 너희는 도둑질하고 살인하고 간음하고 거짓으로 맹세하며,
바알에게 분향하고, 너희 자신도 모르는 다른 신들을 따라간다.
10 그러면서도 내 이름으로 불리는 이 집 안에 들어와 내 앞에 서서,
′우리는 구원받았다.′ 고 말할 수 있느냐?
이런 역겨운 짓들이나 하는 주제에!
11 너희에게는 내 이름으로 불리는 이 집이 강도들의 소굴로 보이느냐?
나도 이제 그것을 지켜보고 있다. 주님의 말씀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수확 때까지 둘 다 함께 자라도록 내버려 두어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3,24-30
그때에 예수님께서 비유를 들어 군중에게 24 말씀하셨다.
“하늘 나라는 자기 밭에 좋은 씨를 뿌리는 사람에 비길 수 있다.
25 사람들이 자는 동안에 그의 원수가 와서
밀 가운데에 가라지를 덧뿌리고 갔다.
26 줄기가 나서 열매를 맺을 때에 가라지들도 드러났다.
27 그래서 종들이 집주인에게 가서,
‘주인님, 밭에 좋은 씨를 뿌리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가라지는 어디서 생겼습니까?’ 하고 묻자,
28 ‘원수가 그렇게 하였구나.’ 하고 집주인이 말하였다.
종들이 ‘그러면 저희가 가서 그것들을 거두어 낼까요?’ 하고 묻자,
29 그는 이렇게 일렀다.
‘아니다. 너희가 가라지들을 거두어 내다가
밀까지 함께 뽑을지도 모른다.
30 수확 때까지 둘 다 함께 자라도록 내버려두어라.
수확 때에 내가 일꾼들에게,
먼저 가라지를 거두어서 단으로 묶어 태워 버리고
밀은 내 곳간으로 모아들이라고 하겠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주님의 때를 기다립시다!


젊은 시절을 돌아보니 혈기왕성했던 나머지 이리 충돌 저리 충돌, 사방으로 다니면서 좌충우돌하곤 했습니다. 돌아보니 참 부끄럽습니다. 나 자신의 심각한 결핍이나 죄 앞에는 한없이 너그러우면서도 이웃의 작은 실수나 부족함 앞에는 엄청나게 엄중한 잣대를 들이대곤 했습니다.


오랜 세월 주님께서 나를 무한한 인내로 참고 또 참아주신 것을 생각하면 너무나 당연히 이웃의 부족함을 기꺼이 견뎌냈어야 마땅한데...


성경의 가르침을 종합하면 우리의 주님은 분노에 더디시고 인내로 충만하신 분입니다. 수천 년간 거듭되어온 우리 인간의 배신과 반역에도 또다시 자비를 베푸시고, 새 계약을 맺으시며, 새 출발의 기회를 주시는 분이 우리의 주님이십니다.


그런 주님의 모습이 오늘 밀과 가라지의 비유 속에 잘 표현되고 있습니다. 저 같으면 몇 년 동안 심혈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결실이 없는 나무는 즉시 톱을 들고 나가 바로 잘라버릴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주님을 보십시오. 기다리시고 또 기다리십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너희가 가라지들을 거두어 내다가 밀까지 함께 뽑을지도 모른다. 수확 때까지 둘 다 함께 자라도록 내버려 두어라. 수확 때에 내가 일꾼들에게, 먼저 가라지를 거두어서 단으로 묶어 태워 버리고 밀은 내 곳간으로 모아 들이라고 하겠다.”(마태 13, 29-30)


주님께서는 오늘 우리에게도 그렇게 하실 것입니다. 다시 한번 당신께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계실 것입니다.


때로 우리는 이 모순되고 폭력적인 세상을 살아가면서 자주 종들처럼 생각합니다. “저 악한 인간들을 지금 당장 모조리 쓸어버릴까요?” 인간의 관점에서만 생각합니다.


최종 심판자이신 주님의 역할을 인간이 직접 수행해버리려는 유혹 앞에 서게 됩니다. 주님의 때를 기다리기보다 내가 직접 판단하고 결정하고 복수하려고 합니다.


때로 주님께서 깊은 침묵 속에 계시는 것 같지만 사실 당신께서 직접 정한 계획에 따라 세상을 통치하십니다. 주님 홀로 한 인간에 대한, 이 세상에 대한 최종적인 심판의 권리를 지니고 계십니다.


악의 세력들에 대한 최종적인 단죄와 보복은 주님께 맡겨드릴 일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주님의 계획과 섭리, 주님의 뜻을 파악하려고 노력하는 일입니다.


원수는 종종 우리를 찾아와 우리 마음의 밭에다가도 가라지를 뿌려놓고 갑니다. 공동체를 좀먹게 하는 불평불만의 가라지, 공동체를 분열시키고 와해시키는 이단의 가라지, 지금 여기 이 순간에 집중하지 못하게 만드는 분심의 가라지...


우리를 짜증나게 하고 성가시게 하는 다양한 가라지들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인내하고 기도하면서 주님의 때, 주님의 뜻, 주님의 결정적인 개입을 기다려야겠습니다.
-양승국 신부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