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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스테파노) 신부님 말씀 강

~ 연중 제 20주간 목요일 / 양승국 신부님 ~

2024년 8월 22일 목요일 (백) 복되신 동정 마리아 모후 기념일

 

제1독서

<너희에게 새 마음을 주고 너희 안에 영을 넣어 주겠다.>
▥ 에제키엘 예언서의 말씀입니다.36,23-28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23 “나는 민족들 사이에서 더럽혀진,
곧 너희가 그들 사이에서 더럽힌 내 큰 이름의 거룩함을 드러내겠다.
그들이 보는 앞에서 너희에게 나의 거룩함을 드러내면,
그제야 그들은 내가 주님임을 알게 될 것이다. 주 하느님의 말이다.
24 나는 너희를 민족들에게서 데려오고 모든 나라에서 모아다가,
너희 땅으로 데리고 들어가겠다.
25 그리고 너희에게 정결한 물을 뿌려, 너희를 정결하게 하겠다.
너희의 모든 부정과 모든 우상에게서 너희를 정결하게 하겠다.
26 너희에게 새 마음을 주고 너희 안에 새 영을 넣어 주겠다.
너희 몸에서 돌로 된 마음을 치우고, 살로 된 마음을 넣어 주겠다.
27 나는 또 너희 안에 내 영을 넣어 주어,
너희가 나의 규정들을 따르고 나의 법규들을 준수하여 지키게 하겠다.
28 그리하여 너희는 내가 너희 조상들에게 준 땅에서 살게 될 것이다.
너희는 나의 백성이 되고 나는 너희의 하느님이 될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아무나 만나는 대로 잔치에 불러오너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22,1-14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여러 가지 비유로
수석 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에게 1 말씀하셨다.
2 “하늘 나라는 자기 아들의 혼인 잔치를 베푼 어떤 임금에게 비길 수 있다.
3 그는 종들을 보내어 혼인 잔치에 초대받은 이들을 불러오게 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오려고 하지 않았다.
4 그래서 다시 다른 종들을 보내며 이렇게 일렀다.
‘초대받은 이들에게, ′내가 잔칫상을 이미 차렸소.
황소와 살진 짐승을 잡고 모든 준비를 마쳤으니,
어서 혼인 잔치에 오시오.′ 하고 말하여라.’
5 그러나 그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어떤 자는 밭으로 가고 어떤 자는 장사하러 갔다.
6 그리고 나머지 사람들은 종들을 붙잡아 때리고 죽였다.
7 임금은 진노하였다. 그래서 군대를 보내어
그 살인자들을 없애고 그들의 고을을 불살라 버렸다.
8 그러고 나서 종들에게 말하였다.
‘혼인 잔치는 준비되었는데 초대받은 자들은 마땅하지 않구나.
9 그러니 고을 어귀로 가서 아무나 만나는 대로 잔치에 불러오너라.’
10 그래서 그 종들은 거리에 나가
악한 사람 선한 사람 할 것 없이 만나는 대로 데려왔다.
잔칫방은 손님들로 가득 찼다.
11 임금이 손님들을 둘러보려고 들어왔다가,
혼인 예복을 입지 않은 사람 하나를 보고,
12 ‘친구여, 그대는 혼인 예복도 갖추지 않고 어떻게 여기 들어왔나?’ 하고 물으니,
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였다.
13 그러자 임금이 하인들에게 말하였다.
‘이자의 손과 발을 묶어서 바깥 어둠 속으로 내던져 버려라.
거기에서 울며 이를 갈 것이다.’
14 사실 부르심을 받은 이들은 많지만 선택된 이들은 적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성모님께서 천상의 여왕이 되신 이유는?

 

저희 살레시안들은 저녁 식사 설거지가 끝나면 자동으로 모이는 곳이 있습니다. 야외에 서계시며 언제나 우리를 지켜보시고 도와주시는 ‘그리스도 신자들의 도움이신 성모님’ 상 앞입니다.

 

한 형제의 선창으로 묵주기도를 시작합니다. 형제들이 함께 수도원 경내를 천천히 산책하면서 묵주기도를 바치는 이 시간, 하루 일과 중, 가장 편안하고 행복한 시간입니다.

 

묵주기도가 끝나갈 무렵, 발걸음은 다시금 성모상 앞으로 향합니다. 기도 끝에는 어김없이 성모님 노래를 합창합니다. “마리아 모후여, 어지신 어머니~”

 

오늘은 복되신 동정 마리아 모후 기념일입니다. ‘모후’라는 말은 ‘왕의 어머니’, 또는 ‘여왕’이라는 의미를 지닙니다. 만왕의 왕이신 예수님께서 당신의 인류 구원 사업에 가장 충실히 협조하셨던 성모님의 머리 위에 빛나는 왕관을 씌워드린 것을 경축하며 ‘여왕’ ‘모후’라는 칭호를 붙여드렸습니다.

 

묵주기도, 영광의 신비 바치실 때, 제일 마지막 5단은 어떤 신비를 묵상합니까? “예수님께서 마리아께 천상 모후의 관을 씌워드림을 묵상합시다.”입니다. 일종의 대관식 장면을 묵상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부활삼종기도 첫구절은 어떻습니까? “천상의 모후여, 기뻐하소서! 알렐루야! 태중에 모시던 아드님께서 알렐루야!” 보십시오! 여기서도 천상의 모후가 등장합니다.

 

그리고 성모님 성가 중에 아주 유명한 성가 있습니다. “하늘의 여왕 되시는 오 마리아!” 매일 수도자들이 잠자리에 들기 전에도 이런 찬미가를 부릅니다. “여왕이시며 사랑에 넘친 어머니”

 

보십시오. 하늘이 여왕이신 성모님에 대한 표현이나 이미지가 우리 그리스도인의 생활 속 여기저기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여왕’ ‘모후’라는 호칭은 단순하고 소박하신 성모님, 고향에 계신 우리 어머니 같은 성모님께 그리 잘 어울리는 호칭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주님은 언제나 모든 것을 거꾸로 뒤집는 분, 인간의 생각을 초월하시는 분이십니다.

 

마니피캇 찬가의 내용처럼, 주님께서는 교만한 자들을 흩어 버리십니다. 권세있는 자들을 자리에서 내치십니다. 부요한 자들을 빈손 돌려보내십니다. 목에 잔뜩 힘주는 사람들, 잔뜩 폼 잡는 사람들을 바닥으로 내치십니다.

 

주님께서는 언제나 한결같은 충실함으로 아들 예수님의 인류 구원 사업에 최선을 다해 협조하셨던 지극히 겸손하신 성모님께 큰 축복을 내리시어, ‘모후’‘여왕’이라는 영예로운 칭호를 부여하신 것입니다.

 

우리의 성모님은 모후요 여왕이기는 하시지만, 동시에 한없이 겸손하신 여왕이십니다. 우리의 성모님은 이 한 세상 살아가면서 갖은 고통과 상처로 힘겨워하는 어린 양들을 측은지심의 눈빛으로 굽어보시고, 살뜰하고 극진히 챙기시는 봉사의 모후이십니다.

 

승천하신 성모님께서는 하느님 아버지로부터 천상 모후의 관을 받으신 후에도, 한결같이 자애롭고 온유한 모습으로, 죄인인 우리 자녀들을 위해 기도하시고 봉사하고 계십니다.

 

교회가 성모님께 여왕이란 어마어마한 칭호를 붙여드린 이유는 그분이 하느님의 여종으로서 최선을 다하셨기 때문입니다.

 

성모님의 생애는 가장 모범적인 신앙인의 모습을 우리에게 잘 보여주고 계십니다. 평생토록 침묵 속에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찾으셨고, 계속되는 고통과 십자가 속에서도 기도하고 희망하며 아들 예수님의 인류 구원 사업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하셨습니다. 이것이 여왕이 되신 이유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