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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신부님들의 강론

~ 연중 제 25주간 토요일 / 반영억 신부님 ~

연중 제25주간 토요일. 반영억 라파엘 신부님.

주님의 말씀을 귀담아 들어라

 

 

 

학창 시절에 시험공부를 하면서 느꼈던 것은, 잘 모르던 것이 시험을 코앞에 두어서야 이해되는 것이 많았다는 것입니다. 선생님께서 가르치시는 것이 당장에 이해되지 않더라도 들어놓으면 때가 되어 알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하신 일에 놀라워하고 있던 제자들에게 이해되지 않는 말씀을 하셨고 제자들은 알아듣지 못했습니다. “너희는 이 말을 귀담아들어라. 사람의 아들은 사람들의 손에 넘겨질 것이다”(루카9,44). 이 말씀은 당신의 수난에 대한 예고였습니다. 말씀하신 이유는 헛된 이상에 사로잡히거나 허망한 희망에 들떠 있지 말라는 의미입니다. 제자들은 결국, 예수님의 수난을 목격한 후에야 깨우치게 되었습니다.

 

 

 

사람의 손은 참으로 좋기도 하고 무섭기도 합니다. '불완전하고 절대적이지 않은 사람의 손'이 하느님을 죽였습니다. 우리 손의 부족함을 인정하게 될 때 하느님을 살리는 일을 하게 될 것입니다. "내 탓이오"를 일깨우는 날 이 되길 희망합니다. 지금은 알지 못하고 이해할 수 없더라도 주님의 말씀을 듣고 간직하는 작업을 게을리해서는 안 됩니다. 많은 이들이 말합니다. 부모님의 마음을 헤아릴 때가 되면, 부모는 이미 세상에 계시지 않아 후회의 눈물을 흘리게 된다고. 제자들도 때늦은 후회를 하게 되고, 오늘 우리도 그 전철을 밟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귀담아듣고 명심하면 주님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고 그분과의 통교를 이룰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여러분 안에 심어진 말씀을 공손히 받아들이십시오. 그 말씀에는 여러분의 영혼을 구원할 힘이 있습니다”(야고1,21). 말씀을 귀담아들으면, 때가 되면 그 의미를 알아듣게 되고 그 기쁨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말씀을 실행하는 사람이 되십시오. 말씀을 듣기만 하여 자신을 속이는 사람이 되지 마십시오”(야고보1,22). 실천에 옮겨 실행하는 사람은 자기의 그 실행으로 행복해질 것입니다(야고1,25).

 

 

 

마르타와 마리아의 이야기(루카10,38-43)을 보면, 마리아는 주님의 발치에 앉아서 말씀을 듣고 있었고 마르타는 시중드는 일에 경황이 없었습니다. 이때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선택하였다. 그것을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루카10,42). 참으로 들음은 소중한 것입니다. 먼저 하느님의 말씀을 들어야 근본이 섭니다. 경청은 그리스도인의 삶을 충만하게 합니다.

 

 

 

“믿음은 들음에서 오고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이루어집니다"(로마10,17). 말씀 안에 굳건한 믿음을 더하고 풍요로움을 누리시길 바랍니다. “제가 당신의 가르침을 얼마나 사랑합니까! 온종일 그것을 묵상합니다. 당신의 계명이 저를 원수들보다 슬기롭게 만들었으니 그것이 영원히 저의 것이기 때문입니다”(시편119,97). 더 큰 사랑을 담아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