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7주간 수요일
복음
<주님, 저희에게도 기도하는 것을 가르쳐 주십시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1,1-4
1 예수님께서 어떤 곳에서 기도하고 계셨다. 그분께서 기도를 마치시자 제자들 가운데 어떤 사람이, “주님, 요한이 자기 제자들에게 가르쳐 준 것처럼, 저희에게도 기도하는 것을 가르쳐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2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기도할 때 이렇게 하여라.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드러내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소서. 3 날마다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4 저희에게 잘못한 모든 이를 저희도 용서하오니, 저희의 죄를 용서하시고,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소서.’”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 날마다 저희에게 ”
루카와 마태오 복음사가는 ‘주님의 기도’를 전해주고 있는데, 공통적인 것도
있지만 차이점도 있습니다.
마태오는 기도 ‘올바른 자선’(마태 6,1-4)과 ‘올바른 기도’(마태 6,5-8)에 대한
가르침 끝에 ‘주님의 기도’(마태 6,9-13)가 이어집니다.
루카는 제자들이 예수님께 기도를 가르쳐 달라는 부탁으로 주님의 기도를 시작하지요.
‘아버지의 뜻’ 이 이루어지게 해달라는 기도가 생략되어 있습니다.
루카복음에서는 ‘오늘’ 일용할 양식 대신 ‘매일’의 양식이라는 말로 대신하고 ‘악’에서
구해 달라는 기도는 생략하고 있습니다.
마태오는 주님의 기도를 마치면서 용서에 대해서 다시 강조(6,14-15)하는 데에 비해서
루카는 하느님께 ‘끊임없이 간청’(11,5-8), ‘청하고, 찾고 두드리라’(11,9-13)는 간정을
당부하시는 주님의 말씀을 전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보통 기도할 때에 우리의 처지에서 하느님께 청하지요.
그러나 먼저 하느님의 나라가 이 땅위에 오시고 하느님의 뜻이
이 땅에서 이루어지기를 기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는 보통 기도라고 하면 통상 내 편에서 하느님께 바치는 호소나
청원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언젠가 돌아가신 김 추기경님께서 하신 말씀이 새삼스럽스럽습니다.
추경님께서 한 삶을 뒤돌아보면 자기 자신이 하느님을 향하고 듣기보다는
하느님 앞에서 더 떠든 자기 모습이라고 하셨습니다.
우리는 기도할 때에 내 청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원할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신앙의 삶을 살면서 ‘내 뜻’보다는 ‘주님의 뜻’에 맡기는 자신이 됩니다.
성모님께서 나자렛에서 가브리엘 천사 앞에서 ‘주님의 뜻’에 자신을 맡기셨고
예수님께서 겟세마니에서 ‘아버지의 뜻’에 자신을 맡기셨습니다.
남편의 못된 버르장머리. 며느리의 고집을 주님께서 고쳐주시기를 기도한다면 분명
그는 그것이 이루어지나 마나를 따지고 하느님께 바치는 기도가 효혐이 있느니
없느니 따질 것입니다.
기도는 ‘이루어지게 하는 기계’가 아닌 이상 우리는 하느님 앞에서 호소하고 기도하되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이와 반대로 어느 사람이 오랫동안 기도했는데 그 뜻이 드디어 이루어졌다는 말을
들을 때도 있습니다.
그래도 마찬가지로 석연치 않는 기분이 듭니다.
그것은 자기의 바람이 강하게 바탕으로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자기의 뜻’이 남아 있는 기도보다는
하느님의 뜻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라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사랑이시고 인자하시기 때문에 당신을 원망하는 기도,
기도답지 않은 기도도 들어주십니다.
그래서 꼭 모양을 갖추고 기도의 원칙을 말 할 수는 없습니다.
루카복음사가는 끊임없이 지치지 않고 하느님께 청하라는 것을 보아서도
하느님은 우리의 기도를 잊지 않고 들어주신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그것은 하느님께 절대적인 신뢰를 가지고 하는 기도가 참다운 기도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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