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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신부님들의 강론

~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 학자 기념일 / 조재형 신부님 ~

제1독서
<할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사랑으로 행동하는 믿음만이 중요할 따름입니다.>
▥ 사도 바오로의 갈라티아서 말씀입니다.5,1-6
형제 여러분, 1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자유롭게 하시려고 해방시켜 주셨습니다.
그러니 굳건히 서서 다시는 종살이의 멍에를 메지 마십시오.
2 자, 나 바오로가 여러분에게 말합니다. 만일 여러분이 할례를 받는다면
그리스도는 여러분에게 아무 소용이 없을 것입니다.
3 할례를 받는 모든 사람에게 내가 다시 분명히 말합니다.
그들은 율법 전체를 지킬 의무가 있습니다.
4 율법으로 의롭게 되려는 여러분은 모두 그리스도와 인연이 끊겼습니다.
여러분은 은총에서 떨어져 나갔습니다.
5 그러나 우리는 성령을 통하여 믿음으로 의로워지기를 간절히 희망합니다.
6 사실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는
할례를 받았느냐 받지 않았느냐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사랑으로 행동하는 믿음만이 중요할 따름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자선을 베풀어라. 그러면 모든 것이 깨끗해질 것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1,37-41
그때에 37 예수님께서 다 말씀하시자,
어떤 바리사이가 자기 집에서 식사하자고 그분을 초대하였다.
그리하여 예수님께서 그 집에 들어가시어 자리에 앉으셨다.
38 그런데 그 바리사이는 예수님께서
식사 전에 먼저 손을 씻지 않으시는 것을 보고 놀랐다.
39 그러자 주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정녕 너희 바리사이들은 잔과 접시의 겉은 깨끗이 하지만,
너희의 속은 탐욕과 사악으로 가득하다.
40 어리석은 자들아,
겉을 만드신 분께서 속도 만들지 않으셨느냐?
41 속에 담긴 것으로 자선을 베풀어라.
그러면 모든 것이 깨끗해질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설득의 3단계가 있습니다첫째는 열정입니다두 번째는 논리입니다세 번째는 감성입니다
열정이 있지만 논리가 없으면 중구난방이 됩니다. ‘호떡집에 불났다.’라고 말하기도 합니다저도 가끔 열심히 이야기는 하는데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들을 때가 있었습니다그러면 결론이 무엇입니까?’라고 묻기도 합니다논리는 있지만 감성이 없으면 마음을 움직이기 어렵습니다예전에 그런 말도 있었습니다. ‘말은 잘하는데 기분이 나쁜 사람이 있다.’ 국회의 청문회나국정감사를 보면 그런 경우를 종종 봅니다분명 맞는 말인 것 같은데묘하게 기분이 나쁜 때도 있었습니다감성은 있지만 열정이 없으면 발전이 없습니다


가수는 똑같은 노래를 부를 수 있지만 강의와 개그는 늘 새로운 걸 찾아야 합니다열정과 논리 그리고 감성이 있으면 나의 마음을 충분히 전할 수 있습니다설득의 3단계가 또 있습니다
첫째는 경청입니다예수님께서는 들을 귀가 있는 사람은 들어야 한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복음을 들어야 전할 수 있습니다그러기 위해서는 마음을 다해서 들어야 합니다
두 번째는 정리입니다상대방의 이야기를 간략하게 정리해서 이야기하면 좋습니다. ‘이번 성지순례는 이스라엘이 좋다는 뜻이죠?’라고 이야기해 주면 상대방이 좋아합니다
세 번째는 공감입니다상대방의 의견에 공감하면서 나의 의견을 이야기합니다그렇게 하면 상대방도 기분 좋고나도 기분 좋게 됩니다나의 이야기가 잘 전달되지 않는다면내가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알아듣지 못한다면 설득의 3단계를 한번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본당에는 공적인 조직이 있습니다사목협의회를 중심으로 여러 분과가 있습니다분과에는 분과의 성격에 맞는 단체들이 있습니다전례구역교육사회사목선교청소년에 소속된 단체들이 많습니다본당의 사목은 전례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전례분과에 속한 단체들이 많습니다직원회의를 통해서 수도자와 사무실과 소통하기도 합니다사목회의를 통해서 사목을 기획하고 조정합니다시간이 지나면서 공적으로 드러나지 않지만선행을 베풀거나 도움을 주는 분들을 보게 됩니다


대부분 말씀이 별로 없고행동도 요란하지 않습니다소년가장에게 장학금을 주던 분도 있었고독거노인에게 추석이나 설날이면 떡을 나눠주던 분도 있었습니다본당의 행사에 특히 청소년들의 행사에 남모르게 후원금을 주시던 분도 있었습니다형편이 어려운 분들의 치아를 무료로 치료해 주시는 분도 있었습니다마을의 정자에 있던 커다란 느티나무처럼 말은 없지만 힘들고 지친 사람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시는 분들입니다이런 분들을 알아보고이런 분들과 함께하는 것은 사제의 기쁨이며 하느님의 은총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어떤 태도로 살아야 하는지를 잘 말해 주고 있습니다. “정녕 너희 바리사이들은 잔과 접시의 겉은 깨끗이 하지만너희의 속은 탐욕과 사악으로 가득하다어리석은 자들아겉을 만드신 분께서 속도 만들지 않으셨느냐속에 담긴 것으로 자선을 베풀어라그러면 모든 것이 깨끗해질 것이다.” 겉으로는 친절한 척하고웃으면서 뒤로는 남을 험담하고 비난하는 사람들을 두고 하시는 말씀입니다신앙생활을 하지만 남을 돕는 데 인색한 사람들을 두고 하시는 말씀입니다


욕심 때문에 형제와 다투는 사람을 두고 하시는 말씀입니다오늘 내가 하는 말이 상대방에게 위로와 기쁨을 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칭찬과 격려의 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따뜻한 말친절한 말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기 때문입니다오늘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성령을 통하여 믿음으로 의로워지기를 간절히 희망합니다사실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는 할례를 받았느냐 받지 않았느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사랑으로 행동하는 믿음만이 중요할 따름입니다.” 교회는 제도(Institution)와 선포(Kerygma)가 같이 있어야 하느님 백성 공동체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제도만 있고 선포가 없으면 빈 그릇이 될 것입니다선포만 있고 제도가 없으면 분열될 수 있습니다오늘 예수님께서도 율법이라는 에 갇혀있는 율법학자들에게 선포가 중요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속에 담긴 것으로 자선을 베풀어라그러면 모든 것이 깨끗해질 것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