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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신부님들의 강론

~ 연중 제 29주간 수요일 / 정인준 신부님 ~

연중 제29주간 수요일


복음
<많이 주신 사람에게는 많이 요구하신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2,39-48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39 “이것을 명심하여라. 도둑이 몇 시에 올지 집주인이 알면, 자기 집을 뚫고 들어오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40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다.”
41 베드로가, “주님, 이 비유를 저희에게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아니면 다른 모든 사람에게도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하고 물었다. 42 그러자 주님께서 이르셨다.
“주인이 자기 집 종들을 맡겨 제때에 정해진 양식을 내주게 할 충실하고 슬기로운 집사는 어떻게 하는 사람이겠느냐?
43 행복하여라, 주인이 돌아와서 볼 때에 그렇게 일하고 있는 종! 44 내가 참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주인은 자기의 모든 재산을 그에게 맡길 것이다.
45 그러나 만일 그 종이 마음속으로 ‘주인이 늦게 오는구나.’ 하고 생각하며, 하인들과 하녀들을 때리고 또 먹고 마시며 술에 취하기 시작하면, 46 예상하지 못한 날, 짐작하지 못한 시간에 그 종의 주인이 와서, 그를 처단하여 불충실한 자들과 같은 운명을 겪게 할 것이다.
47 주인의 뜻을 알고도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았거나 주인의 뜻대로 하지 않은 그 종은 매를 많이 맞을 것이다. 48 그러나 주인의 뜻을 모르고서 매 맞을 짓을 한 종은 적게 맞을 것이다.
많이 주신 사람에게는 많이 요구하시고, 많이 맡기신 사람에게는 그만큼 더 청구하신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한국 축구협의회 홈페이지에 청소년 축구 대표팀 박성화 감독은 수비와 공격 전술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축구에서 여러 전술도 있지만 확실한 것은 수비를 중심으로 공격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수비가 잘 되어야 바람직한 공격이 이루어 질 수 있는 것이지요. 여기에는 끊임없는
연습이 따라야 합니다.

아홉 번 수비를 완벽하게 해도 한 번의 수비의 실패가 그날 경기의 승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결과를 가져오게 합니다.

전쟁에서 한 번의 실수는 '병가지상사(兵家之常事)'라는 말이 있습니다.

특별한 경우 아니고는 전쟁에서 유능한 장군도 실수를 할 수 있으니 한 번의 실수를
너무 자책하지 말고 다시 좋은 기회로 삼으라는 격려의 뜻인 것입니다.

삼국지에서 촉나라 장수로 '마속(馬謖, 190-228년)은 재갈량의 마량(馬良)의
막내 동생이었습니다.

그러나 군량의 중요한 보급로인 가정(街亭)을 맡아 보는 중책 소홀하여
가정을 빼앗기고, 촉군은 후퇴하게 됩니다.

어질기로 유명한 제갈량은 눈물을 머금고 그를 참수합니다.

한 번의 자만으로 가정을 빼앗긴 것이 결국 촉나라가 삼국 통일에서 멀어지게 하는
걸림돌이 되고 맙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 사람의 아들이 오는 날을 항상 깨어서 준비하라고
당부하십니다.

“이것을 명심하여라. 도둑이 몇 시에 올지 집주인이 알면, 자기 집을 뚫고
들어오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다.” (루카 12,39-40)

그래서 주인을 기다리는 종에 대한 비유를 들어 사람의 아들의 도래에 대비하는
우리의 자세에 대해서 말씀하십니다.

충실한 종은 주인이 언제 오든 항상 자기의 일에 최선을 다합니다.

그래서 주인이 돌아와서 그를 칭찬하고 그에게 자기의 전 재산을 맡길 것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주인이 더디 오려니 생각하고 자기의 일에 충실하시 않으면
생각지도 않은 때에 주인이 와서 그 불충실한 종은 벌을 받게 될 것이지요.

여기서 불충실한 종은 주인이 돌아 왔을 때의 순간의 실수로 여길 수 있습니다.

물론 한 번은 그에게 있어 순간의 실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복음은 그가 평소에 어떻게 행동했는지를 설명하면서 한 번의 순간보다는
평소의 그의 모습을 조명하고 있는 것입니다.

복음이 전하려고 하는 메시지도 사람의 아들이 오는 짧은 순간보다는 사람이 평소에
어떻게 자신의 소임에 충실한 것이지를 조명하려고 합니다.

실수는 '병가지상사(兵家之常事)'라는 말 뜻대로 전쟁에서 한 두 번의 실수를
이해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1597년 8월에 삼도 수군 통제사 원균이 이끄는 100척이 넘는 판옥선,
거북선을 갖고도 1만 여 명에 달하는 조선수군은 칠천량 해전에서 왜군에게
무너져 결국 제해권을 잃어버립니다.

이와 반대로 칠천량 해전의 패전으로 모든 것을 상실한 상황에서 같은 해
5월에 이순신 장군 은 백의종군하라는 명을 받고 출옥하여 그해 8월에
삼도수군통제사로 임명되어 같은 해 12척으로 9월에
명량 해전(鳴梁海戰)을 이끌어 일본 수군 130 여 척을 격퇴합니다.

이 해전을 승리로 이끈 요인으로 울돌목이라는 지형과 조류변화를 이용한
이순신 장군의 뛰어난 전술도 있었지만 잘 훈련된 병사들로 꼽고 있습니다.

또한 이순신 장군의 평소의 지도력과 백성사랑이 큰 받침이었다고 보고 있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해전은 평소에 장군이 쌓았던 지도력과 군인들의 훈련과 백성의 협조로 꼽고
있는 것입니다.

사람의 아들이 오는 것을 기다리는 신앙인은 그 순간도 중요하겠지만 평소에
어떻게 신앙의 삶을 살았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불충실한 종의 모습에서 깨어서 기다리는 삶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행복하여라, 주인이 돌아와서 볼 때에 그렇게 일하고 있는 종 !
내가 참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주인은 자기의 모든 재산을 그에게 맡길 것이다.”(루카 12,43)

-정인준 신부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