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러 신부님들의 강론

~ 연중 제 30주간 수요일 / 정인준 신부님 ~

연중 제30주간 수요일


제1독서
<사람이 아니라 주님을 섬기는 것처럼 섬기십시오.>
▥ 사도 바오로의 에페소서 말씀입니다. 6,1-9
1 자녀 여러분, 주님 안에서 부모에게 순종하십시오. 그것이 옳은 일입니다. 2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여라.” 이는 약속이 딸린 첫 계명입니다. 3 “네가 잘되고 땅에서 오래 살 것이다.” 하신 약속입니다. 4 그리고 아버지 여러분, 자녀들을 성나게 하지 말고 주님의 훈련과 훈계로 기르십시오.
5 종 여러분, 그리스도께 순종하듯이, 두려워하고 떨면서 순수한 마음으로 현세의 주인에게 순종하십시오.
6 사람들의 비위를 맞추기 좋아하는 자들처럼 눈가림으로 하지 말고, 그리스도의 종으로서 하느님의 뜻을 진심으로 실행하십시오. 7 사람이 아니라 주님을 섬기는 것처럼 기쁘게 섬기십시오.
8 종이든 자유인이든 저마다 좋은 일을 하면 주님께 상을 받는다는 것을 알아 두십시오.
9 그리고 주인 여러분, 여러분도 종들을 이와 같이 대해 주십시오. 겁주는 일은 그만두십시오. 그들의 주님이시며 여러분의 주님이신 분께서 하늘에 계시고 또 그분께서는 사람을 차별하지 않으신다는 것을 알아 두십시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동쪽과 서쪽에서 사람들이 와 하느님 나라의 잔칫상에 자리 잡을 것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3,22-30
그때에 22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으로 여행을 하시는 동안, 여러 고을과 마을을 지나며 가르치셨다. 23 그런데 어떤 사람이 예수님께 “주님, 구원받을 사람은 적습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24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도록 힘써라.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많은 사람이 그곳으로 들어가려고 하겠지만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25 집주인이 일어나 문을 닫아 버리면, 너희가 밖에 서서 ‘주님, 문을 열어 주십시오.’ 하며 문을 두드리기 시작하여도, 그는 ‘너희가 어디에서 온 사람들인지 나는 모른다.’ 하고 대답할 것이다.
26 그러면 너희는 이렇게 말하기 시작할 것이다. ‘저희는 주님 앞에서 먹고 마셨고, 주님께서는 저희가 사는 길거리에서 가르치셨습니다.’ 27 그러나 집주인은 ‘너희가 어디에서 온 사람들인지 나는 모른다. 모두 내게서 물러가라, 불의를 일삼는 자들아!’ 하고 너희에게 말할 것이다.
28 너희는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과 모든 예언자가 하느님의 나라 안에 있는데 너희만 밖으로 쫓겨나 있는 것을 보게 되면, 거기에서 울며 이를 갈 것이다.
29 그러나 동쪽과 서쪽, 북쪽과 남쪽에서 사람들이 와 하느님 나라의 잔칫상에 자리 잡을 것이다. 30 보라, 지금은 꼴찌지만 첫째가 되는 이들이 있고, 지금은 첫째지만 꼴찌가 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좁은 문 


하느님 나라에 가는 것은 누구나 자신있게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가끔씩 이런 질문을 받습니다. ‘사람들이 예수님의 말씀을 들었는데도
왜 구원되는 것이 어렵냐?’라는 것입니다.

교회에서 또 여러 가지 매체를 통해서 예수님을 알리고 교회에 대해서도 알리는데,
왜 구원받지 못한다고 하느냐?’라는 것이지요.

예수님께서 부활하시고 갈릴래아에서 제자들에게 나타나시기도 합니다.
제자들은 갈릴래아를 떠나 예수님께서 분부하신 산으로 갑니다.

그곳에서 제자들은 주님을 뵙고 경배합니다. 그러나 더러는 의심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마태 28,17)

그곳에서 주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소명을 주시며 승천하셔서
하느님 오른편에 앉으십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뵙는 곳에서도 주님을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요한복음에서 주님께서 빵을 많게 하시는 기적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주님께서 영원한 생명의 빵에 대해서 가르치십니다.

그런데 여기에서도 그 말씀을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도 있고 심지어는
제자들 중에 많은 사람들이 주님을 떠나는 일이 생깁니다.(요한 6,66)

예수님과 함께 하면서도 주님의 부활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고
가르침을 주시는데도 못 받아들이고 떠나는 사람들이 있었다면 교회의 가르침에
반박하는 사람들이나 믿지 않는 사람들이 있지 않겠어요?

하느님께서는 인간에게 ‘자유’를 주셨습니다. 그래서 자기 의지로 모든 것을
받아들이든 안 받아들이든 각자에게 선택의 권한을 주신 것입니다.
심지어는 하느님 자신을 받아들이는 것까지도 자유를 주신 것입니다.

예수님을 주님으로 받아들이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리고 주님을 믿지만 그 가르침을 따라 살면서 실천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 것이지요.

그래서 주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도록 힘써라.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많은 사람이
그곳으로 들어가려고 하겠지만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루카 13,24)

주님께서는 구원과 관련시켜 의미 있는 말씀을 해 주십니다.

종말에 닫힌 하느님 나라의 문을 열어달라고 간청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말한다는 것입니다.

‘저희는 주님 앞에서 먹고 마셨고, 주님께서는 저희가 사는 길거리에서
가르치셨습니다.’(26절)

하느님 나라를 준비하는 사람은 신앙생활을 오래했다고 해서 성경을
잘 알고 있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구원받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거기에는 그 듣고 배웠던 가르침을 실천해야 하는 의무가 따르는 것입니다.

직책이나 신앙의 연륜에 따라 보이는 신앙인이 아니라 지금은 꼴찌인 것 같아도
묵묵하게 하느님 말씀을 배우며 실천하는 사람이야말로 하느님 나라에서는
첫째가 되는 것입니다.

외적이고 말 뿐인 사람에게는 하느님 나라 문이 열리지 않을 것이라는
주님의 말씀을 들어 봅시다.

“너희는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과 모든 예언자가 하느님의 나라 안에 있는데
너희만 밖으로 쫓겨나 있는 것을 보게 되면, 거기에서 울며 이를 갈 것이다.” (28절)

우리는 틀에 박히고 앵무새같이 빈말만 되풀이 하는 신앙에서 깨어나야 합니다.

하느님 말씀을 깊이 묵상하고 그 말씀대로 사는 ‘작은 것이라도 실천하는 신앙인’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오늘 하루를 보내며 또한 사도 바오로의 말씀에도 귀 기울이며 묵상합시다.

“사람들의 비위를 맞추기 좋아하는 자들처럼 눈가림으로 하지 말고,
그리스도의 종으로서 하느님의 뜻을 진심으로 실행하십시오. 사람이 아니라
주님을 섬기는 것처럼 기쁘게 섬기십시오.”(에페 6,6-7)
-정인준 신부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