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33주간 토요일
<이 세상 사람들은 장가도 들고 시집도 간다. 그러나 저세상에 참여하고 또 죽은 이들의 부활에 참여할 자격이 있다고 판단받는 이들은 더 이상 장가드는 일도 시집가는 일도 없을 것이다.> (루카 20,34-35) 여러분은 결혼하셨나요? 아님, 미혼이신가요? 결혼은 했지만 사별이든 이혼이든 홀로이신가요? 결혼하셨다면 다음 세상이 있다면 또 결혼하시겠어요? 또 지금의 배우자와 살고싶나요? 무슨 그런 끔찍한 소릴 하냐구요? 저는 결혼을 안 해 봤지만 다시 태어나도 꼭 결혼을 하고싶다는 생각은 없어요. 아마 그런 인연이 맺어질 수도 있겠지요? 사실 이런 이야기들이 모두 부질없는 이야기인 줄 잘 알지만 죽어서 다른 세상이 있다면 지금과는 다른 더 멋진 삶을 살고싶다는 작은 꿈들이 있기에 해 보는 소리일 겁니다. 내가 살아 온 삶이 멋지다 하여도 누구나 아쉬움과 미련은 있기에 저 세상이 있다면 더 멋지게 아름답게 사랑하며 살고싶다는 내면의 갈증이 그런 환상을 그리게 하는지도 모릅니다. 꿈을 깨야 합니다. 환상을 깨뜨려야 합니다. 미완의 현실에서 도망치며 죽음 이후의 새 세상만 꿈꾸는 것이 부활신앙이 아닙니다. 미래의 완성된 삶으로서의 하느님 나라는 현세에서 도망치면서 다다를 수는 없습니다. 부활신앙은 현세의 삶을 더 적극적으로 사랑하며 살도록 만들어 줄 때만 올바른 부활신앙입니다. 그러니 지금 나의 처지와 신분 안에서 더 사랑하고 또 사랑하는 사람이 진정 부활신앙을 사는 사람입니다. 왜냐하면 하느님은 죽은 이둘의 하느님이 아니라 산 이들의 하느님이시기 때문입니다. 오늘 나 자신의 삶을 치열하게 사랑합시다. 하느님께서 이 세상에서 인연을 맺어주신 이들을 더 치열하게 사랑하는 날 되시길 축원합니다. 그리하여 내세의 부활과 천국의 삶을 벌써 지금 여기에서 맛보는 기쁨을 누리시길 두손 모읍니다. ▶ 작은형제회 오 상선 바오로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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