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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신부님들의 강론

~ 연중 제 34주간 금요일 / 반영억 신부님 ~

 연중 제34주간 금요일. 반영억 라파엘 신부님.

내일을 볼 수 있는 눈

 

 

 

예수님께서는 무화과나무의 비유를 통해서 새로운 싹이 트면 계절의 변화를 느끼듯 세상의 여러 혼돈과 징표를 보면 그것의 의미를 알아들어야 한다고 가르치십니다. 하나의 혼돈은 새로운 질서를 세우는데 꼭 거쳐야 할 과정입니다. 하나의 풍파가 몰아치면 그것을 계기로 새로운 틀이 만들어집니다. 그러므로 “혼돈과 어둠 속에서 움터 오르는 새 하늘, 새 땅의 창조와 광명을 내다보는 눈”(이현주목사), 혜안, 영적인 눈을 가진 이는 행복합니다.

 

 

 

예수님으로 말미암아 세상의 혼돈은 사라지고 하느님의 나라가 우뚝 선다는 것이, 우리에게는 큰 기쁨입니다. 또한, 구원받을 때가 가까이 왔다는 것이 마음 설레게 합니다. 그러나 솔직히 마음 한구석엔 두려움이 있습니다. 마음을 꿰뚫어 보시는 하느님께서 ‘각자가 행한 대로 갚아 주신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성직자를 떠받쳐 위하고 거룩하게 보지만 그 속을 알면 누구보다도 부끄러움이 많고 자비를 간구해야 할 사람입니다. 맑고 깨끗한 마음의 소유자로 부끄러움이 없기를 희망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분명하게 말씀하셨습니다. “하늘과 땅은 사라질지라도 내 말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이 말씀은 주님께서 하신 약속의 말씀들은 언제나 살아있다는 말씀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이는 영적인 삶과 육적인 삶의 대조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주님의 말씀을 가슴에 담고 살아야 합니다. 영원히 변치 않을 말씀을 들었으면 그에 걸맞은 삶으로 응답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도 모든 것이 사라질지라도 가슴에 남는 말씀을 전해야 합니다. 세상 것은 사라지지만 주님의 말씀을 차지한 사람은 영원합니다. 나자렛 예수는 사라질지라도 말씀이신 그리스도는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니 영원한 것에 마음을 두어야 합니다.

 

 

 

성경은 말합니다. '세상은 지나가고 세상의 욕망도 지나갑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은 영원히 남습니다"(1요한 2,17). 나 자신의 한계 속에 내 옆에 계시는 예수그리스도를 얼마나 의식하고 있는가를 돌아봐야 하겠습니다. “영원한 것을 붙드는 믿음으로 두려움을 이겨냅시다”(프란치스코 교황).

 

 

 

우리가 일상 안에서 내 마음 내키는 대로 하면 뻔한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을 압니다. 그러면서도 걸려 넘어지고 나서야 후회하고 새로운 다짐과 시작을 합니다. 마지막 날이 언제 올 것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분명한 것은 “그날이 오고 있다.” 는 것을 인식하는 것입니다. 아니 그날이, 오늘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 마지막 때에 주님을 떳떳이 만날 수 있느냐가 문제입니다. 그러므로 앞을 내다볼 수 있는 영적인 눈을 지녀야 하겠습니다. “종말의 정확한 날짜를 감춘 것은 공포를 갖게끔 하기 위한 것이아니고, 하느님께 대한 신앙과 사랑의 결실을 맺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어떤 처지에서든지 말씀 안에 자유를 누릴 수 있기를 청합니다. 언제 어디서나 내 마음 안에서 주님의 말씀이 살아있기를 희망합니다. “당신 말씀은 제 발의 등불, 저의 길에 빛”(시편 119,105)이기 때문입니다. 야고보 사도의 말씀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말씀을 실행하는 사람이 되십시오. 말씀을 듣기만 하여 자신을 속이는 사람이 되지 마십시오”(야고1,22). 주님의 주권과 통치가 받아들여지고 있는 곳이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더 큰 사랑을 담아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