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3일 연중 제2주간 목요일(마르3,7-12)
● 히브리서7,25―8,6
● 마르코 3,7-12
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당신 자신을 제물로 바치심으로써 한 번에 다 이루셨습니다.>
▥ 히브리서의 말씀입니다.7,25―8,6
형제 여러분, 예수님께서는 25 당신을 통하여
하느님께 나아가는 사람들을 언제나 구원하실 수 있습니다.
그분께서는 늘 살아 계시어 그들을 위하여 빌어 주십니다.
26 사실 우리는 이와 같은 대사제가 필요하였습니다.
거룩하시고 순수하시고 순결하시고 죄인들과 떨어져 계시며
하늘보다 더 높으신 분이 되신 대사제이십니다.
27 그분께서는 다른 대사제들처럼 날마다 먼저 자기 죄 때문에 제물을 바치고
그다음으로 백성의 죄 때문에 제물을 바칠 필요가 없으십니다.
당신 자신을 바치실 때에 이 일을 단 한 번에 다 이루신 것입니다.
28 율법은 약점을 지닌 사람들을 대사제로 세우지만,
율법 다음에 이루어진 맹세의 그 말씀은
영원히 완전하게 되신 아드님을 대사제로 세웁니다.
8,1 지금 하는 말의 요점은 우리에게 이와 같은 대사제가 계시다는 것입니다.
곧 하늘에 계신 존엄하신 분의 어좌 오른쪽에 앉으시어,
2 사람이 아니라 주님께서 세우신 성소와 참성막에서
직무를 수행하시는 분이십니다.
3 모든 대사제는 예물과 제물을 바치도록 임명된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대사제도 무엇인가 바칠 것이 있어야 합니다.
4 만일 그분께서 세상에 계시면 사제가 되지 못하십니다.
율법에 따라 예물을 바치는 사제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5 모세가 성막을 세우려고 할 때에 지시를 받은 대로,
그들은 하늘에 있는 성소의 모상이며 그림자에 지나지 않는 성소에서 봉직합니다.
하느님께서 “자, 내가 이 산에서 너에게 보여 준 모형에 따라
모든 것을 만들어라.” 하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6 그런데 이제 그리스도께서는 더 훌륭한 직무를 맡으셨습니다.
더 나은 약속을 바탕으로 세워진 더 나은 계약의 중개자이시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더러운 영들은“당신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하고 소리 질렀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당신을 사람들에게 알리지 말라고 이르셨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3,7-12
그때에 7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호숫가로 물러가셨다.
그러자 갈릴래아에서 큰 무리가 따라왔다.
또 유다와 8 예루살렘, 이두매아와 요르단 건너편,
그리고 티로와 시돈 근처에서도
그분께서 하시는 일을 전해 듣고 큰 무리가 그분께 몰려왔다.
9 예수님께서는 군중이 당신을 밀쳐 대는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시려고,
당신께서 타실 거룻배 한 척을 마련하라고 제자들에게 이르셨다.
10 그분께서 많은 사람의 병을 고쳐 주셨으므로,
병고에 시달리는 이들은 누구나 그분에게 손을 대려고 밀려들었기 때문이다.
11 또 더러운 영들은 그분을 보기만 하면 그 앞에 엎드려,
“당신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하고 소리 질렀다.
12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당신을 사람들에게 알리지 말라고
엄하게 이르곤 하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반 영억 라파엘 신부의 복음 묵상 (다해)
「지금은 염불할 때입니다」
“소문은 발 없이 천리를 간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소문은 퍼지는 과정에서 불어나게 마련입니다. 예수님에 관한 소문이 널리 퍼져서 수많은 사람이 몰려들었습니다. 그야말로 예수님의 인기가 대단하였습니다. 스스로 당신을 소문내서가 아니라 사람들이 알렸습니다. 요즘 광화문이나 국회의사당, 구치소 앞에 모이는 성향과는 아주 다른 모습입니다.
예수님은 유명세나 인기를 염두에 두지 않았지만, 사람들은 모였고 특별히 일반 서민들로부터 많은 지지와 호응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당시 유다의 지도자층에 속한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 그리고 헤로데 사람들에게는 완강히 거부되었습니다. 심지어 악의를 품은 사람들은 예수님을 없애버릴 방법을 모의하였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한적한 호숫가로 물러가셨습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여러 지역에서 모여들었습니다. 그야말로 ‘향이 있으면 벌 나비가 모여드는 법’입니다.
그때 예수님께서는 당신께서 타실 거룻배 한 척을 마련하라고 제자들에게 이르셨습니다. 이제 군중과 일정한 거리를 두신 것입니다. 악령들은 예수님의 정체를 알아보고서 “당신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하고 소리 질렀지만 일반 사람들은 자신들의 병 치유만을 바라며 몰려들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자기 욕심 때문에 예수님의 정체를 제대로 볼 수가 없었습니다. 염불에는 관심이 없고 잿밥에만 관심이 있으니, 예수님의 진면목을 보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거룻배를 통하여 새로운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셨습니다. 그러면서도 거룻배를 준비하는 몫은 당신을 추종하는 제자들에게 맡김으로써 그들과의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셨습니다.
인기가 좋을 때 한발 물러서지 않으면 인기에 빠져 자기의 정체성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따라가게 되며 자기의 본래의 모습은 어디 가고 껍데기만 화려하게 됩니다. 그러니 예수님께서는 거룻배를 준비시킬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것이 아버지의 뜻 안에 머무는 방법이었습니다. 인기란 믿을 수 없는, 것이고 믿어서도 안 되는 것입니다. 인기에 편승하면 그것은 자살 행위와 같습니다. 사실 인기가 결코 성공은 아닙니다. 따라서 한발 물러설 필요가 있습니다. 자기 정체성을 지키는 것은 깨어있는 사람이라야 가능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하루살이 스타가 되지 말고 하느님 사랑의 증인이 되라”고 하십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당신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마르3,12).하는 신앙고백이 사람들의 입에서 나와야 할 터인데 악령에게서 먼저 나왔으니 얼마나 안타까운 일입니까? 그래서 “그들에게 당신을 사람들에게 알리지 말라고 엄하게 이르셨습니다”(마르3,12). 사람들이 눈을 떠 당신을 제대로 알아볼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었습니다. 악령은 자신이 보호받기 위해서 아부하고, 사람들은 자기 안에 갇혀 볼 것을 제대로 보지 못했습니다.
우리의 예수님은 능력의 주님이십니다. 그러나 욕심을 부리면 그분이 보이지 않고 은총의 열매에 매달리게 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욕심을 버림으로써 은총의 열매보다도 언제나 은총을 베풀어주실 주님을 제대로 만나야 하겠습니다. 사실 지금은 잿밥에서 눈을 돌려 염불할 때입니다. 군중을 모으는 것, 신자 수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적으로 채워져서 주님의 뜻을 알아듣고 또 그대로 행하는 것이 필요한 때입니다. 거기에 향기가 있고 향기가 있으면 사람이 모이게 됩니다. 실행하는 곳에, 주님의 능력이 드러납니다. 더 큰 사랑을 담아 사랑합니다.
'여러 신부님들의 강론'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연중 제 2주간 목요일 / 조재형 신부님 ~ (0) | 2025.01.23 |
---|---|
~ 연중 제 2주간 목요일 / 전삼용 신부님 ~ (0) | 2025.01.23 |
~ 연중 제 2주간 목요일 / 송영진 신부님 ~ (0) | 2025.01.23 |
~ 연중 제 2주간 목요일 / 정인준 신부님 ~ (0) | 2025.01.23 |
~ 연중 제 2주간 수요일 / 이영근 신부님 ~ (0) | 2025.01.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