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 배에 오르시자,
마귀 들렸던 이가 예수님께 같이 있게 해 주십사고 청하였다.”
오늘 복음은 군대라는 더러운 영에 사로잡혔던 사람이
주님의 도움으로 멀쩡하게 되는 얘기로 더러운 영이란
어떤 존재인지 여러 번 제가 다룬 바가 있는 얘기입니다.
곧 더러운 영이란 비록 더러울지라도 영적 존재이기에
당시 아무도 모르는 주님의 정체를 잘 알고 있다는 것,
그러나 주님이 자기를 쫓아내려고 오시는 것을 알기에
주님이 자기 영역에 들어오는 것을 거부하는 영이라는 것,
더러운 돼지들 속에서라도 자기 영역을 떠나지 않으려
정말 더럽게도 집착하는 영이라는 것 등등을 봤습니다.
그래서 오늘 더러운 영에 관한 얘기는 이 정도로 하고,
이후 벌어진 일들과 사람들에 대해서 나눠볼까 합니다.
오늘 독서는 구약의 예언자들을 칭송하는 얘기를 합니다.
그들은 “더 나은 부활을 누리려고 조롱과 채찍질을 당하고”,
“칼에 맞아 죽기도 하고” “궁핍과 고난과 학대를 겪었으며”
양가죽이나 염소 가죽만 두른 채 광야와 산과 들을 돌아다녔는데
“그들에게는 세상이 가치 없는 곳이었기” 때문이라고 얘기합니다.
이것은 오늘 복음의 마을 사람들과 대조됩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더러운 영들만 주님을 거부한 것이 아닙니다.
그 사건 후 마을 사람들도 주님을 거부하고 떠나달라고 합니다.
그 이유는 자명합니다.
자기들 전 재산인 수천의 돼지를 주님 때문에 잃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한 사람을 살리기 위해 수천의 돼지를 죽게 만든 주님의 처사는
이들의 입장에 보면 잘못돼도 너무도 잘못된 것이었지요.
그러니 이렇게 만든 주님을 때려죽이지 않고
순순히 떠나달라고만 한 것이 오히려 다행이었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어쨌거나 이런 이유로 그들도 더러운 영처럼 주님을 거부했는데
그런데 같은 경우를 우리가 당하면 나는 어떻게 할 것 같습니까?
전 재산을 잃어도 주님을 영접할까요?
주님을 모시기 위해 전 재산을 포기하고,
주님을 따르기 위해 히브리서의 예언자들처럼 떠돌이가 될까요?
사실 주님을 영접한 사람들을 보면 비록 자기가 원치 않았지만
전 재산을 잃고 난 뒤에야 영접했고 우리도 대부분 그랬습니다.
이 세상을 포기하지 않고 저세상을 가질 수 없고,
전 재산을 잃지 않고 주님을 영접할 수 없습니다.
이런 면에서 우리가 또 봐야 할 사람은 더러운 영에 사로잡혔던 사람입니다.
마을 사람들과 달리 그는 예수님을 따르겠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가 이러는 것은 당연하지요.
그는 잃을 게 더 없을 정도로 이미 다 잃었고
그래서 오히려 구원을 체험하였으니 말입니다.
사실 모든 구원은 비 구원의 상태에서 구원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오늘 이 사람을 보며 나를 봐야겠습니다.
나는 지금 비 구원 상태에 아직도 있음을 알고 구원을 찾는 사람인가?
여전히 모르는 채 구원을 찾지도 주님을 따라나서지도 않는 사람인가?
전 재산을 다 잃고 떠돌이가 되어도 주님을 따라나설 사람인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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