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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신부님들의 강론

~ 연중 제 4주간 월요일 / 이영근 신부님 ~

연중 제 4주간 월요일. 이영근 아오스딩 신부님.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첫 이방인지역 나들이인데, 게라사인 지역에서 더러운 영을 쫒아내시는 장면입니다.

 

앞 장면에서, 예수님께서는 ‘거센 돌풍’을 잠재우시고 호수를 건너오셨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거센 돌풍’을 마주하게 됩니다. 마치 모세가 갈대바다를 건너왔지만, 여전히 사막에서 또 다른 거센 돌풍을 마주했듯이 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바다에 부는 거센 돌풍을 잠재우셨듯이, 이제는 또 다시 인간에게 부는 거센 돌풍을 잠재우십니다. 곧 더러운 영에 들린 사람이 족쇄나 쇠사슬로 묶어둘 수 없을 만큼 거센 돌풍에 휘둘려 밤낮으로 소리 지르며 무덤을 헤집고 다녔습니다. 그 “더러운 영에 들린 사람은 무덤에서 나와 예수님께 마주 왔다.”(마르 5,2)

 

그리고 이제 그에게서 영들의 군대가 나가고, 그는 “옷을 입고 제 정신으로 앉아”(마르 5,15) 있었습니다. 곧 더러운 영에 들렸던 왜곡된 인간성을 버리고, ‘제 정신이 든’ 것입니다. ‘제 정신이 들었다’는 것은 ‘되찾은 아들의 비유’에서와 같이, ‘제자리로 돌아왔다’(루카 15,17-20)는 것, 곧 ‘하느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새사람으로 되었다.’(에페 4,21-24)는 것을 말해줍니다. 그러니 ‘옷을 입었다’는 것은 이제 바오로 사도의 표현을 빌리면, “그리스도를 옷 입듯이 입었다.”(갈라 3,27)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사실, 마귀를 내쫓는 이 이야기는 병을 고치는 다른 이야기들의 범위를 넘어서, 사탄의 왕국에 대한 예수님의 승리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돼지 떼들의 익사는 이 고장에 대한 마귀들의 권세가 끝났음을, 곧 그곳이 더러움에서 해방되었음을 말해줍니다. 그렇지만 이곳에서도 예수님께서는 배척을 받으셨습니다. 어둠은 빛을 반기기보다 오히려 배척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마귀 들렸던 사람에게 말씀하십니다.

 

“집으로 가족들에게 돌아가,

주님께서 너에게 해주신 일과 자비를 베풀어 주신 일을 모두 알려라.”(마르 5,19)

 

 

 

이렇게 그는 첫 ‘이방인 선교사’로 파견됩니다. 곧 ‘자비를 베풀어 주신 일’을 알리는 ‘자비의 선교사’로 파견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물러가, 예수님께서 자기에게 해 주신 일을

데카폴리스 지방에 선포하기 시작하였다.”(마르 5,20)

 

 

 

오늘, 우리도 “주님께서 우리에게 해주신 일과 자비를 베풀어주신 일”을 알려야 할 일입니다. 그러니 먼저 “주님께서 우리에게 해주신 일과 자비를 베푸신 일”을 깨달아야 할 일입니다. 그래야 우리도 ‘주님께서 하신 일’과 ‘자비’를 베풀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우리는 죽은 이들의 무덤 가운데가 아니라, 살아계신 주님의 사랑 가운데 앉아 있어야 할 일입니다. 제 정신으로 ‘그리스도의 옷’을 입고, 그리스도의 말씀 앞에 앉아 있어야 할 일입니다. 그리고 ‘먼저 베풀어지고 선사되는 하느님의 사랑’을 수락하고, 그를 증거 해야 할 일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그들은 그분을 보고 저희 고장에서 떠나가 주십사고 청하였다.”(마르 5,17)

 

 

주님!

어둠을 몰아내소서.

제 안에 돼지 떼가 판치지 않게 하소서.

저는 본래부터 주님의 거처이니, 제 안에 빛을 밝히소서.

오늘도 죽은 이들의 무덤이 아니라, 살아계신 당신의 사랑 가운데 살게 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