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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신부님들의 강론

~ 연중 제 6주일 / 키엣 대주교님 ~

연중 제6주일. 키엣 대주교님.

아낌없이 내어드릴 때

 

 

 

“행복하여라, 가난한 사람들! 행복하여라, 지금 굶주리는 사람들”

 

이 구절을 이해하려면 그 앞의 내용을 먼저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눈을 들어 제자들을 보시며 말씀하셨다. ‘가난한 사람은 복이 있다..’, 여덟 가지 축복의 첫 번째 대상은 바로 예수님의 제자들입니다.

 

그들은 풍요로운 바다에서 그물질하며 물고기를 잡았기에 굶주림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부름을 받고 배와 그물, 집, 심지어 가족까지도 뒤로하고 빈손으로 예수님께 와서 이곳 저곳 다니며 복음을 전파하는 동안 배고픔과 부족함을 겪어야 했습니다.

 

예수님의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가난해진 사람들이기에 그들에게 하늘의 큰 상을 약속하셨습니다.

 

“행복하여라, 가난한 사람들! 하느님의 나라가 너희 것이다. 행복하여라, 지금 굶주리는 사람들! 너희는 배부르게 될 것이다 지금 굶주리는 사람은 복이 있다. 하느님께서 너희를 배부르게 해 주실 것이다.”

 

이어 예수님께서는 같은 맥락으로 말씀하셨습니다.

“사람들이 너희를 미워하고, 멀리하며, 모욕하고, 너희 이름을 악하다 하여 지워버릴 때 너희는 복이 있다. 그날에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하늘에서 받을 너희의 상이 크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제자들은 예수님과 그분의 복음을 위해 가난과 희생, 손해를 감수했기에 하느님께서 크나큰 은총으로 갚아 주실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을 위해 희생하고, 손해와 고통을 기꺼이 받아들인다면, 하느님께서는 넘치도록 풍성한 상을 내려 주실 것입니다. 우리가 하느님께 하나를 바치면, 하느님께서는 백 배, 천 배로 갚아 주십니다.

 

‘주는 자가 받는 자보다 더 복되다’는 진리에 대해 인도의 타고르의 글을 소개합니다.

 

나는 마을 길을 따라 이 집 저 집 문을 두드리며 구걸하며 다녔다. 그때 저 멀리 황금빛 마차가 꿈결처럼 찬란히 나타났다. ‘저 위엄 있는 왕은 누구일까?’ 내 마음은 떨리기 시작했고 희망이 내 안에서 날개를 펴며 솟아올랐다. ‘이제 불운한 날은 끝나겠구나.’ 나는 숨죽이며 기다렸다. 은과 금이 길가에 쏟아지기를. 드디어 마차가 내 앞에서 멈추었다. 그가 나를 바라보고 미소를 지으며 마차에서 내렸다. ‘이제 내 인생에 행운이 찾아왔구나’ 나는 속으로 외쳤다. 그러나, 그는 망설임 없이 오른손을 내밀며 이렇게 말했다. “너는 나에게 무엇을 줄 수 있겠느냐?” ‘아, 이게 웬일인가!’ 위대한 임금께서 한낱 보잘것없는 거지에게 손을 내밀고 마음을 떠보다니! 나는 당황하여 한동안 망설이며 서 있다 마지못해 주머니 속에서 가장 작은 쌀 한 톨을 꺼내어 그분께 드렸다. 그런데 놀랍게도, 해 질 녘 주머니를 털어 바닥에 쏟아보니, 그 초라한 보시더미 속에 작디작은 황금 쌀알 하나가 반짝이고 있었다. 나는 그 자리에서 통곡하며 후회했다. ‘아, 내가 어찌하여 그분께 가진 것을 모두 드리지 않았던가!’

 

우리는 하느님께 무언가를 드린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분은 우리가 드린 것보다 훨씬 큰 은총으로 돌려주십니다. 하느님께 작은 희생 하나를 바치면, 그분은 백 배, 천 배의 축복으로 우리를 채워 주십니다.

 

그 옛날 예수님의 제자들은 자신의 전 생애를 예수님과 복음 선포를 위해 바쳤습니다. 그들은 주님을 위해 가난해지고, 모든 것을 비워냈습니다. 그러기에 하느님께서는 그들에게 넘치는 은총을 부어 주셨고, 하늘 나라의 행복을 약속하셨습니다.

 

오늘날 우리도, 거지처럼 인색하지 않고, 우리의 재능과 시간, 능력, 지혜를 하느님과 복음 전파를 위해 아낌없이, 주저없이 내어놓는다면, 예수님의 제자들처럼 하느님의 큰 축복을 받을 것입니다.

 

다시 말해 축복의 대상은 그때 그 제자들 만이 아니라 오늘 이 순간, 내가 가진 것들을 아낌없이 바치는 우리 또한 그 축복의 주인공입니다.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행복하다.” (사도행전 20,35)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구하여라. 그러면 이 모든 것도 곁들여 받게 될 것이다.” (마태 6,33)

 

아낌없이 내어드릴 때, 하느님의 축복은 더욱 풍성하게 우리에게 돌아올 것입니다. 아멘.

 

 

 

함께 묵상해 봅시다

 

1.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행복하다’는 것을 실제로 느끼고 있습니까?

2. 내가 가진 것을 아낌없이 내어줘 본 적이 있습니까?

3.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행복하다.” 과연 나는 내가 가진 것들을 주님의 사업을 위해 망설임없이 내어 줄 준비가 되어있는지 생각해 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