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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신부님들의 강론

~ 연중 제 7주일 / 키엣 대주교님 ~

연중 제7주일. 키엣 대주교님.

우리 서로는 적이 아닙니다

 

 

 

최근 "적대 세력"이라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과연 "적대 세력"은 누구입니까?

 

우리가 바르게 서로 존중하며 살아간다면 적대 관계는 생길 수 없습니다. 베트남 사람들은 ‘四海兄弟’라는 말처럼 서로를 형제로 여깁니다. 서로 양보하고, 서로 배려하며, 옳고 그름을 분별할 줄 안다면 적대 관계가 발생한다고 해도 쉽게 해결될 것입니다. 서로를 적으로 여긴다는 것은 결국 자기 이익만을 챙기고, 자기 몫을 지키기 위해 남을 배척하는 태도에서 시작되는 것입니다. 함께 살아가면서도 서로를 적으로 생각한다면 그 사회가 어떻게 발전할 수 있겠습니까?

 

가톨릭 신자는 적이 없습니다. 모두가 오직 한 분이신 하느님의 자녀, 즉 형제자매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자신을 가톨릭 신자라고 하면서 형제를 미워한다면 그는 더 이상 주님의 제자가 아닙니다. 주님께서는 "너희가 서로 사랑한다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라고 하셨고 예수님께서는 직접 사랑과 자비의 용서를 보여주셨습니다.

 

사람이기에 실수를 합니다. 무지에서 비롯된 실수, 경솔함에서 비롯된 실수, 때로는 의도적인 실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타인의 실수로 인해 우리는 쉽게 화를 내고, 때로는 보복하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주님께서는 용서하라고 가르치셨고 용서함으로써 용서받을 수 있다고 하십니다.

 

그러나 오늘날 세상은 여전히 서로에 대한 비난과 증오, 갈등과 분열 속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지금 나의 대척점에 있는 사람들은 누구입니까? 때로는 이념이 다른 사람일수도 때로는 나의 상관일수도 때로는 가족일수도 있습니다. 부부가 서로 용서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평생 함께할 수 있겠습니까? 한 나라의 국민들이 서로를 적으로 본다면 어떻게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겠습니까?

 

용서와 자비는 글로 또 말로는 쉽습니다. 그러나 실천은 큰 용기가 필요합니다. 감히 용서할 수 없어 망서리다 그 순간을 지나쳐버려 평생 마음속에 증오라는 상처를 갖고 살지는 않습니까? 만일 그 순간 꾹 참고 용서해줬더라면 하는 후회는 없습니까? 오직 용서를 통해서만 진정한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습니다.

 

주님의 바람은 우리가 서로를 용서함으로써 세상의 일치와 평화를 이루고, 용서와 관용의 행위를 통해 주님 사랑의 나라를 이 세상에 이루어 가는 것입니다.

 

주님, 우리가 자신의 나약함을 인정하고 형제들의 충고를 겸손히 받아들이게 하소서. 또한, 타인의 잘못을 너그럽게 용서할 수 있는 자비의 마음을 주소서. 아멘.

 

 

 

함께 묵상해 봅시다

 

1. 용서할 수 없어 끝내 용서하지 못해 마음에 남은 후회의 경험을 되돌아보십시오.

2. 내가 용서하지 못한 사람들과 나의 잘못을 용서해 준 사람들에 대해 생각해 보십시오.

3. 성경에서 용서와 자비에 대해 말하는 구절들을 적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