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와 같이 하느님의 나라를 받아들이지 않는 자는
결코 그곳에 들어가지 못한다.”
제 생각에 유산만 달라고 하고 받은 다음에는
부모를 버리는 자식이 제일 불효막심한 자식일 것입니다.
탕자의 비유에서 재산을 챙긴 후 아버지를 떠나는 그 아들과 같은 자식 말입니다.
하느님 아버지와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하느님이 만드시고 주신 그 모든 것을 소유하면서도
정작 하느님은 싫다고 거부하는 사람이 있다면 말입니다.
그런데 탕자가 어린아이 때부터 아버지를 떠나려고 했던 것은 아닙니다.
어릴 때는 아버지의 재산보다 아버지가 더 소중했습니다.
아버지가 없으면 아무리 많은 재산도 다 헛것이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그러다가 머리가 굵어지고 자기와 자기 세계가 생기면서
차츰 자기 것을 챙기기 시작하고 아버지를 떠나야지만
완벽하게 자기 세계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을 것입니다.
하느님 아버지께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어렸을 때는 부모의 종교를 믿었고 부모를 따라 성당에 갔었습니다.
그러다 사춘기가 되어 부모와 독립전쟁을 치르며 친구와 더 어울리게 되고,
어른이 되어 부모보다 연인을 더 사랑하고 결혼하여 일가를 이루게 되면서
부모의 종교와도 멀어지고 하느님과도 또 하느님 나라와도 멀어집니다.
그러므로 다시 어린이와 같이 되지 않으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입니다.
오늘 주님께서 어린이와 같이 하느님을 받아들이지 않는 자는 결코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는 것도 이런 뜻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늙으면 애가 된다는 것에 나쁜 뜻도 있지만
이런 뜻에서 우리는 다시 어린이가 되어야 하고 늙을수록 어린이가 되어야 합니다.
제 자랑하는 것 같지만 현재까지는 제가 이런 뜻에서
어린아이가 되어가고 있다고 감히 말하곤 하는데
더 늙어서 나쁜 뜻에서 애가 되는 것은 아닌지 염려가 없는 것도 아닙니다.
늙을수록 이 세상에서는 멀어지고
하느님 나라와는 가까워지는 저를 꿈꾸는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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