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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연신부님의 글

~ 연중 제 8 주간 화요일 / 조명연 신부님 ~

2025년 3월 4일 연중 제8주간 화요일

 

 

본당 수녀님께서 본원 행사로 인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자리를 비워도 되는지를 물으셨습니다. 당연히 괜찮다고 했습니다. 아마 수녀님께서는 본당 일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걱정하셨던 것 같습니다. 저는 걱정하지 마시라고, 봉사자들이 잘하실 것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자기가 자리를 비우면 일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여기저기 구멍이 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한 사람이 자리를 비웠다고 해서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곳이라면, 그 조직은 문제가 있는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자기가 없어지는 위험을 피하지 못하고 무너지는 조직이라면 정상적인 조직이라 할 수 없습니다.

 

자기 없으면 안 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없어도 잘 되는 곳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적절한 권한 위임과 책임 분산입니다. 이는 겸손한 삶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그런데 자기 없으면 안 되는 곳으로 만들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요? 권한 위임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책임 분산이 정착되지 않도록 방해하는 것입니다. 교만한 모습 때문입니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사람들과의 모임 안에서 리더의 역할이란 함께 사는 공동체를 만드는 것입니다. 나 없으면 안 된다는 생각은 독재로 나아가게 해서 공동체의 발전에 큰 해가 될 뿐입니다.

 

예수님은 혼자서 충분히 모든 것을 하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제자단을 만드시고 제자들에게 많은 은총과 사랑을 주셨습니다. 왜냐하면 제자들이 주님 안에서 함께 사는 공동체를 만들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제자단의 역할은 남에게 인정받고 존경받는 것에 있지 않습니다. 교만을 버리고 진정한 겸손을 갖추어야 하는 것입니다.

 

베드로가 예수님께 “보시다시피 저희는 모든 것을 버리고 스승님을 따랐습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모든 것을 버리고, 박해를 받더라도 당신을 따라야 할 것을 명령하십니다. 아마 베드로는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으니 인정해달라고 말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집이나 형제나 자매, 어머니나 아버지, 자녀나 토지를 버리는 것뿐 아니라, 박해를 받아야 하늘에서 영원한 생명을 받을 것이라고 이야기하십니다.

 

모든 것을 버리는 겸손의 삶을 통해서만 가능했습니다. 나 없으면 된다는 교만의 마음이 아니라, 자기를 낮추면서 사람들과 함께하는 겸손의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세상에서는 첫째가 최고고, 많은 것이 제일 좋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꼴찌라 할지라도 자기를 낮추고 함께하는 사람을 첫째로 만들어 주시겠다고 하십니다. 예수님만이 우리 구원의 유일한 길입니다.

 

 

오늘의 명언: 자신의 가치를 모른다면 다른 사람이 그걸 알려줄 것이고, 그건 실제 가치보다 더 저렴할 것이다(버나드 홉킨스).

 

사진설명: 현세에서 박해도 받겠지만 복을 백 배나 받을 것이고 내세에서는 영원한 생명을 받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