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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신부님들의 강론

~ 사순 제 1주일 / 한창현 신부님 ~

사순 제1주일. 한창현 모세 신부님.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성령에 이끌려 광야로 가십니다.

이끌려 갔다는 말은 의지 없이 움직였다는 것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말에는 예수님께서 단순히 수동적으로 끌려가신 것만이 아니라, 전적으로 하느님의 뜻에 자신을 능동적으로 맡기셨다는 뜻도 담겨 있습니다.

 

한편 예수님께서 공생활을 준비하시는 마지막 단계까지 유혹을 받으셨다는 사실도 특별히 드러납니다.

예수님께서 유혹에 넘어가시지 않자 악마는 “다음 기회를 노리며”(루카 4,13) 떠나갑니다.

이때 ‘다음 기회’로 옮긴 그리스 말 ‘카이로스’는 약속된 구체적인 순간들을 가리킵니다.

악마(사탄)들이 말한 ‘다음 기회’는 예수님께서 수난을 겪으시는 순간(22,3.53 참조)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보여 주신 모습에서 사순 시기를 지내는 지혜를 배워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유혹하였던 악마가 다시 돌아올 것임을 아시고 자주 한적한 곳으로 가셔서 하느님 앞에 머무셨습니다.

 

이러한 머무름 안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께서 이끌어 주신다는 것을 온전히 신뢰하시고, 유혹에 적극 맞서신 것입니다.

 

사순 시기 동안 우리는 하느님에게서 멀어지게 하는 유혹들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하느님 앞에 머무는 시간이 더욱 필요합니다. 유혹에 맞설 수 있도록 하느님과 함께하셨던 예수님의 모습을 자주 떠올리는 사순 시기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