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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신부님들의 강론

~ 사순 제 1주간 수요일 / 호명환 가를로 신부님 ~

사순 제1주간 수요일. 호명환 가롤로 신부님.

CAC 매일묵상

영원히 현존하는 사랑!

 

하느님의 숨

 

2025.03.11. 16:50

 

CAC(Center for Action and Contemplation) 리처드 로어의 매일 묵상 - 2025년 3월 11일 화요일 (호명환 번역) 열한 번째 주간: 지극한 은총

 

은총에 눈이 감겨 있는 사람과 사회는 하느님 사랑의 빛에 깨어있지 못한 사람과 사회를 의미합니다.

 

 

신학자 세렌 존스(Serene Jones)는 온 세상 어디서나 늘 현존하는 하느님의 변모해 주시는 은총에 대해 아주 매력적으로 묘사해 줍니다:

 

 

하느님의 신성한 사랑은 우주의 근원이요 공룡의 근원이고 원소와 공기의 근원이며 우리를 존재하게 하는 힘이지만, 우리가 존재하는 동안 우리 모두를 당황하게 하는 힘이기도 하고 인간 경험 전체에 흐르는 사랑과 기쁨과 아름다움의 시냇물과도 같습니다.... 모든 생명은 하나의 근원, 즉 신성한 사랑으로 흘러들어가며 그 사랑에 영원히, 그리고 깊숙히 연결되고, 그 사랑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 사랑은 하느님께서 존재하라고 하신 생명에 모두 현존하는 것이기에, 그 사랑은 모든 생명을 붙들어 주고 그 생명력을 온전하게 이어하게 해 주는 약속입니다. 그렇게 영원히 현존하는 사랑을 제가 지극히 간략하게 정의하자면, 저는 그것을 은총이라고 말하겠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서 멀리 떨어져 계시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당신의 현존을 깨어 의식하도록 요청하시면서 계속해서 우리 곁에서 우리를 변모시켜 주고자 하십니다. 하느님은 신비롭고 창조적이며 지탱시켜 주는 생명의 힘입니다.... 하느님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도전이 되는 것은 우리의 눈과 귀와 손과 정신과 마음을 열어 드려 하느님의 참되고 지속적인 현존, 즉 하느님 은총의 진리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그 은총에 우리 자신을 열어 드릴 때 우리는 그 은총에 의해 변화됩니다. 우리가 세상을 인식하는 방식이, 확실하게 초점을 맞춘 카메라 렌즈처럼 변하게 될 때.... 이때 우리는 삶을 다르게 경험하게 됩니다. 이때 여러분은 여러분 주변의 모든 것을 하느님 사랑으로 가득 찬 존재로 보게 됩니다. 여러분은 모든 곳에서 하느님 은총이 모든 존재를 지탱시켜 주는 힘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모든 존재 안에 이미 주어져 있는데도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이 참된 하느님 은총에 깨어나는 과정을 회개(conversion)라고 합니다. 이 말은 본래 "새롭게 보는 것"을 의미합니다.

 

 

존스는 죄와 악의 현실을 깨닫게 되면서 하느님의 은총도 깨닫게 되는 우리 삶의 역설에 대해 명확하게 밝혀 줍니다:

 

 

죄는 단순히 말해서 생명 안에서 은총의 현실이 드러나지 않게 하고 악이 번창하게 하는 모든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우리가 우리 머리로 현실에 대한 잘못된 이야기를 듣게 될 때 일어나는 일입니다. 우리가 은총을 인식하지 못하면 우리는 우리가 누구인지에 대해 거짓된 이야기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이러한 거짓말은 끝없이 펼쳐지는 무신론적 성향을 드러내 줍니다: 증오, 폭력, 탐욕, 불의, 교만, 절망, 고립, 자기 혐오, 억제할 수 없는 오만함, 완고한 마음, 냉혹한 영혼 등이 그런 것입니다. 이런 거짓말들이 시간이 흐르면서 눈덩이처럼 불어날 때 그것은 사회 체제와 문화적 패턴으로 응축되어 마치 그것이 진실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그 거짓말들은 악이며 엄청난 파괴력을 지닙니다. 하느님이 없다고 믿는 것이 바로 이런 거짓말 중 하나인데, - 이는 하느님 사랑의 빛을 깨닫지 못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이것이 바로 하느님 은총에 눈이 감긴 사람들, 은총에 눈을 뜨지 못한 사회에 대한 정확한 정의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살아가면서 경험하는 죄와 은총 사이의 끊임없는 긴장 관계가 우리의 운명을 결정지어 주는 동등한 파트너들이라고 말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은총은 하느님에게서 나오는 것이기에 궁극적으로 승리합니다. 우리는 우리가 어떤 끔찍한 죄를 짓거나 그 죄가 우리에게 어떤 해를 입히더라도, 그리고 우리가 아무리 부당한 행위를 하고 우리가 우리 자신의 생명에 아무리 큰 상처를 입힌다 하더라도, 우리는 하느님으로부터 용서받을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바로 하느님이신 바이기 때문입니다. 은총은 공짜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우리의 힘으로 얻어낼 수도 없고, 또 그것을 받을 자격이 있어야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이것이 바로 은총을 은총이게끔 하는 핵심입니다. 은총은 예상치 않게 우리 모두에게 주어지는 것입니다.

 

 

우리 공동체 이야기

 

제 어머니는 로스앤젤레스의 산불 때 집을 잃은 후 100세가 되어 돌아가셨습니다. 저는 그간 가족들과 함께 어머니 죽음과 관련하여 보험금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많이 겼었습니다. 특히 저도 이 산불로 제 집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익명의 알코올 중독자 모임에서 알게 된 짧은 기도문을 계속 되풀이하여 외웠습니다. 우리가 바꿀 수 없는 것은 받아들이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바꿀 용기를 청했으며, 이 둘의 다른 점을 아는 지혜를 청했습니다. 이 지혜를 되풀이하면서 이 혼란한 시기 동안 온전한 정신을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마지막 한 해 동안 가진 것 전부를 잃으셨지만 영원한 생명을 얻으셨습니다.

 

—Mimi J.

 

Adapted from Richard Rohr, The Tears of Things: Prophetic Wisdom for an Age of Outrage (Convergent, 2025), 7780.

 

Image credit and inspiration: Geentanjal Khanna, Untitled (detail), 2016, photo, Unsplash. Click here to enlarge image. 우리의 노력으로나 공로가 아닌 거저 주어지는 자비는 우리 삶에서 그저 손을 벌리기만 하면 되는 얻어지는 것이라는 사실을 경험하면서 알게 되는 하느님의 계시입니다. - 사실 우리는 물 한 방울처럼 별것 아닌 것 같고 때로는 계획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그리고 심지어는 극히 혼란한 상황에서도 이런 경험을 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