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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신부님들의 강론

~ 사순 제 1주간 목요일 / 한창현 신부님 ~

사순 제1주간 목요일. 한창현 모세 신부님.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빵을 청하는 아들에게 돌을 주는 아버지는 없다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을 이해하는 데 주의해야 합니다. 자칫 우리는 하느님 아버지를, 빵을 청하면 거저 빵을 주시는 분으로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분명히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는 당신께 청하는 이들에게 청한 것을 무조건 주시는 분이 아니라 좋은 것을 더 많이 주시는 분이시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는 그 좋은 것을 우리가 바라지 않거나 피하고 싶은 방식으로 주실 때도 있습니다.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났더니 제 발목이 퉁퉁 부어 있었습니다.

전날 발목을 삐어서 그런가 보다 하고 병원에 간 저는 간단한 약 처방만을 바랐습니다.

그런데 의사 선생님은 제 발목에 깁스를 하고, 저에게 이틀에 한 번 병원에 와서 주사를 맞으라고 하였습니다.

저에게 더 좋은 처방을 준 의사 선생님의 말을 믿고 따랐습니다.

덕분에 저는 오랫동안 저를 괴롭혀 온 만성 염증을 관리하려면 발목 건강에 가장 신경 써야 한다는 것을 그때야 알게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겟세마니 동산에서 “아버지께서 원하시면 이 잔을 저에게서 거두어 주십시오.

그러나 제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십시오.”(루카 22,42)라고 기도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이렇게 기도하실 수 있으셨던 것은 비록 십자가 죽음을 피하시고 싶었을지라도 아버지 하느님에 대한 굳은 믿음이 있으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보여 주신 믿음의 표본을 따라, 청하는 것보다 더 큰 것을 주시는 하느님에 대한 믿음을 일상에서 키워 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