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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신부님들의 강론

~ 사순 제 2주일 / 호명환 가를로 신부님 ~

사순 제2주일. 호명환 가롤로 신부님.

CAC 매일묵상

 

나이를 먹어감에서 오는 은총! - 열한 번째 주간 실천

 

하느님의 숨

2025.03.15. 16:22

 

CAC(Center for Action and Contemplation) 리처드 로어의 매일 묵상 - 2025년 3월 15일 토요일 (호명환 번역) 열한 번째 주간: 지극한 은총

 

우리가 나이를 먹어가는 것을 다정하게 받아들이려는 부드러운 마음을 지닌다면 나이를 먹는 것이 은총이 됩니다.

 

 

언론인인 크리스타 티펫(Krista Tippett)은 나이를 먹어가는 것의 놀라운 은총을 참으로 구체적인 형태의 은총으로 묘사합니다. 우리의 정신과 육신이 쇠해지면 우리는 단순한 만족을 위한 공간을 만들게 됩니다:

 

 

모든 은총과 결함을 지닌 몸을 지니고 살아간다는 것이 중년에 접어든 저에게는 늘 평범했던 제 몸에 새로움을 가져다 주는 선물처럼 느껴집니다. 나이를 먹는 것은 아무도 피할 수 없는 어떤 것이고, 또 매우 느리게 우리의 젊음을 앗아가는 것이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저와 제가 아는 모든 사람에게는 이것이 참으로 경이로운 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우리의 몸이 늙어 가는 모습을 은폐할 수 없는 때에 이르게 됩니다. 그때부터는 질서와 혼돈 사이의 원초적인 춤이 우리의 몸 안팎을 다 장악해 버립니다. 요가를 많이 한다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제 아이들이 청년기를 거치면서 겪는 변화를 죽 지켜 보면서 저는 그것을 무서워하기보다는 신기하고 경이롭게 바라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저 또한 나이를 먹어가면서 이루어지는 제 몸의 변화에 대해서도 같은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물론 슬픔도 있고, 두려움도 있으며, 당황스러움도 많이 느낄 것입니다. 그러나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이런 상황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서 저는 전혀 예상치 못한 만족의 선물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만족은 제가 인생을 살면서 많이 알았던 어떤 것도 아니고 제가 정말로 원했던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이것 또한 육신을 통해 우리에게 주어지는 은총입니다. 제 머리가 희어지고 피부가 노화하면서 오는 어떤 선물이 주어지는 것입니다. 더 젊었을 때는 우리 뇌가 새로운 것을 배우도록 조정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중년을 넘어 노년의 단계에 이르게 되면 우리 뇌는 일상적인 것에 더 큰 만족을 느끼는 데 더 민감해집니다. 우리 몸이 속도를 늦추게 되면 참으로 중요한 것을 알아차리게 해 주는 공간이 생겨납니다. 제 피부가 지금보다 훨씬 더 탱탱하고 윤기가 흘렀을 때는 제가 알 수 없었던 어떤 인식이 중년을 넘어 노년에 이르른 저에게 생겨났습니다. 저는 제 삶의 일상 안에 있는 아름다움에 더 주의를 기울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차 한 잔을 마시는 것보다 더 기분 좋은 것이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저보다 훨씬 더 큰 제 아들이 저를 안아주는 것보다 더 행복하고 즐거운 것이 없습니다; 언제 보아도 제 집 뒤뜰에 밤낮으로 서 있는 잣나무보다 더 숨막힐 정도로 아름다운 것이 없습니다.

 

​Krista Tippett, Becoming Wise: An Inquiry into the Mystery and Art of Living (Penguin, 2016), 72–73.

 

Image credit and inspiration: Geentanjal Khanna, Untitled (detail), 2016, photo, Unsplash. Click here to enlarge image. 우리의 노력으로나 공로가 아닌 거저 주어지는 자비는 우리 삶에서 그저 손을 벌리기만 하면 얻어지는 것이라는 사실을 경험하면서 알게 되는 하느님의 계시입니다. - 사실 우리는 물 한 방울처럼 별것 아닌 것 같고 때로는 계획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그리고 심지어는 극히 혼란한 상황에서도 이런 경험을 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