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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선(레오나르도) OFM

~ 사순 제 5주간 목요일 - 신망애 삼덕을 완성하는 믿음 / 김찬선 신부님 ~

구약에서 그리고 예수님 시대 유대인들에게 있어서

아브라함은 믿음의 조상이요 믿는 이들의 조상입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유대인들에게 너희 조상인 아브라함이

당신 오실 것을 믿음으로 내다보며 기뻐하고 즐거워하였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서 유심히 봐야 할 대목이 있습니다.

너희 조상 아브라함은 나의 날을 보리라고 즐거워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보고 기뻐하였다.”

 

앞 문장에서는 주님의 날을 보리라고 즐거워하였다고 함으로써

미래에 있게 될 것을 내다보고 즐거워한 반면에 뒤 문장에서는

실제로 그것을 보고 기뻐하였다고 얘기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아브라함은 내다보기도 하고 현재적으로 보기도 합니다.

이것은 신비적 관상의 힘이고 환시를 볼 때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합니다.

 

환시를 보게 되면 곧 영적으로 보게 되면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구분이 없어지면서

영원을 보게 되고 영원한 현재로 보게 되는 법이지요.

 

그러므로 주님께서는 유대인들에게도 아브라함처럼 당신을 믿고

아브라함이 보았던 당신을 같은 눈으로 보라는 것인데

유대인들은 그런 눈이 없어서 주님을 알아보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아브라함처럼 신비적 관상을 할 수 있는 믿음을 가져야지만

유대인들과 달리 우리도 미래에 있을 일을 내다보기도 하고,

주님을 현재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믿음은 볼 수 있는 힘이고 능력입니다.

믿음에서 볼 수 있는 힘이 나오는 것인데

믿지 못하는 사람이 볼 수 없는 것을 믿는 사람은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인간적으로도 한 사람을 믿으면 그 사람 안에 있는 잠재적 능력을 보고,

그의 가능성까지 내다보며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그를 믿어주고,

그리고 그렇게 믿음과 신뢰를 받은 그 사람은 믿어준 대로 됩니다.

실제로 부모가 자식을 그렇게 믿어주면 자식이 그렇게 되잖습니까?

 

그러니 하느님께 대한 믿음은 어떤 것이겠습니까?

우리가 하느님을 믿는다는 것은 그분의 무한능력

곧 전능하심을 믿는 것이 아닙니까?

 

인간에 대해서는 잠재력(Potential power)을 믿는다면

하느님께 대해서는 전능하심(Omnipotence)을 믿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믿음에서 무한 가능성을 믿고

그래서 그것이 불가능이 없다는 희망을 낳습니다.

 

그러니까 하느님께 불가능이 없을 뿐 아니라

그분을 믿는 이에게도 불가능이 없다는 희망을 지니게 됩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아브라함과 같은 하느님께 대한 믿음은

불가능이 없다는 희망을 믿게 할 뿐 아니라 사랑을 믿게 합니다.

 

사실 전능하신 하느님보다 사랑이신 하느님을 믿는 것이

더 완전하고 영적인 믿음입니다.

 

너무 길어지기에 여기서 마무리한다면 아브라함과 같은 믿음은

희망을 믿고

사랑을 믿고

그래서 신망애(信望愛) 삼덕을 완성하는 믿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