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제 5주간 금요일. 이영근 아오스딩 신부님.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성전봉헌축제 때, 솔로몬 주랑에서 벌어진 유대인들과의 논쟁의 뒷부분입니다. 앞부분에서는 당신이 “메시아”이심을 증언하셨습니다. 그러자 유대인들이 예수님의 이 말씀을 신성모독으로 여기며 돌로 치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에서는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증언하십니다. 그리고 받아들이지 않는 그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내 아버지의 일들을 하고 있지 않다면, 나를 믿지 않아도 좋다. 그러나 내가 그 일들을 하고 있다면, 나를 믿지 않더라도 그 일들은 믿어라. 그러면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고 내가 아버지 안에 있다는 것을 너희가 깨달아 알게 될 것이다.”(요한 10,38)
이는 ‘아버지의 일’과 ‘예수님의 일’이 같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그 일은 사랑을 완성해 가는 일, 곧 생명을 북돋우고 창조를 완성해 가는 일이요, 구원을 이루는 일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이 일을 믿게 되면, 곧 사랑을 완성해가는 이 일을 믿게 되면, 우리는 아버지와 아들이 서로 안에 계심을 깨달아 알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믿음’이 앎과 깨달음의 능력이요 사랑의 힘이라는 말씀입니다. 곧 ‘아버지께서 예수님 안에 계시고 예수님께서 아버지 안에 있다는 것을 깨달아 알게 되는 능력입니다.’(요한 10,38 참조).
“깨달아 알게 될 것이다”(요한 10,38)라는 말은 그냥 단순히 알게 되는 것을 넘어서, 아는 바를 받아들여 체험하여 알게 될 것(야다, יָדַע)이라는 말씀입니다. 곧 사랑의 앎입니다. 이는 마치 아버지와 아들이 상호 내재를 통해 알게 되는 것처럼, 그렇게 그분 안에 내재할 때 깨달아 알게 되는 것을 말해줍니다.
그것은 사랑이신 말씀을 받아 사랑을 완성해 가고, 생명이신 말씀을 받아 생명을 완성해 가는 일입니다. 그렇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받으면 하느님이 됩니다(신화, θεοσισ). 이는 예수님께서 증언하신 “폐기될 수 없는 성경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받은 이들을 신이라고 하였는데~”(요한 10,36)라는 말씀을 비추어줍니다.
그렇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믿음으로 받아들이는 이는 하느님의 아들이 될 것이요, 마귀의 말을 받아들이는 이는 마귀의 아들이 될 것입니다. 그러니, 오늘 우리의 말과 행동이 누구를 따르고 있는지를 보아야 할 일입니다. 대체 누구의 말을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할 일입니다.
오늘 우리가 진정, 하느님의 말씀을 들었으니, 들은 말씀을 믿고 받아들여 따름으로써 하느님의 자녀가 되어야 할 일입니다. 그렇게 그분 말씀을 따름 안에서 그분을 만나야 할 일입니다. 그러면 진정 그분을 알게 될 것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하느님의 말씀을 받은 이들을 신이라고 한다.”(요한 10,34)
주님!
당신의 말씀을 받은 이가 되게 하소서.
받아들인 바를 따라 살며, 당신 안에 들게 하소서.
제 안에서 말씀이 자라나고, 당신 사랑이 실현되게 하소서.
말씀을 받았으니, 말씀이 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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