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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신부님들의 강론

~ 성 필립보와 성 야고보 사도 축일 / 김동희 신부님 ~

성 필립보와 성 야고보 사도 축일. 김동희 모세 신부님.

 

 

“그러나 나는 알고 있다네, 나의 구원자께서 살아 계심을. …… 내 살갗이 이토록 벗겨진 뒤에라도 이 내 몸으로 나는 하느님을 보리라”(욥 19,25-26). 이는 까닭 모를 엄청난 재앙과 처참한 질병의 고통을 겪으면서, 또한 그를 죄인으로 취급하는 주변 사람들의 구구한 억측에 시달리면서 욥이 토해 낸 말입니다. 부조리한 세상에서 희망과 답을 찾지 못한 이들은 이렇듯 간장이 녹아내리도록 하느님 뵙기를 간절히 갈망해 왔습니다.

 

“주님, 저희가 아버지를 뵙게 해 주십시오. 저희에게는 그것으로 충분하겠습니다”(요한 14,8). 오늘 복음에 나오는 필립보 사도의 청원도 같은 맥락에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대답하십니다. “필립보야, ……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14,9). 예수님이 아니시면 그 누가 이렇게 말씀하실 수 있겠습니까? 예수님께서는 자비하신 하느님의 표상이십니다. 예수님으로 말미암아 우리는 하느님께서 그저 두려우신 분이 아니라 사랑이 지극하신 우리 아버지이심을 알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의 한평생은 자비하신 하느님을 증거하는 외길 인생이었습니다.

 

이로써 알게 되는 엄청난 진리가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 곁에 오시어 사람이 되시고, 또한 가여운 우리를 위하여 기꺼이 죽음을 맞이하실 만큼 우리 하나하나의 가치가 어마어마하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허무로 끝나는 덧없는 인생들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목숨까지 내놓으시며 사랑하신 ‘참으로 소중한 당신’, 사랑의 동반자들입니다. 이 같은 하느님의 신비와 인간의 신비를 여러분은 믿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