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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스테파노) 신부님 말씀 강

~ 부활 제 5주간 목요일 / 양승국 신부님 ~

2025년 5월 22일  부활 제5주간 목요일 (복음: 요한 15,9-11)


제1독서
<내 판단으로는, 다른 민족들 가운데에서 하느님께 돌아선 이들에게 어려움을 주지 말아야 합니다.>
▥ 사도행전의 말씀입니다.15,7-21
“형제 여러분,
다른 민족들도 내 입을 통하여 복음의 말씀을 들어 믿게 하시려고
하느님께서 일찍이 여러분 가운데에서 나를 뽑으신 사실을
여러분은 알고 있습니다.
8 사람의 마음을 아시는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하신 것처럼
그들에게도 성령을 주시어 그들을 인정해 주셨습니다.
9 그리고 그들의 믿음으로 그들의 마음을 정화하시어,
우리와 그들 사이에 아무런 차별도 두지 않으셨습니다.
10 그런데 지금 여러분은 왜 우리 조상들도 우리도 다 감당할 수 없던 멍에를
형제들의 목에 씌워 하느님을 시험하는 것입니까?
11 우리는 그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도 주 예수님의 은총으로 구원을 받는다고 믿습니다.”
12 그러자 온 회중이 잠잠해졌다.
그리고 바르나바와 바오로가 하느님께서 자기들을 통하여
다른 민족들 가운데에서 일으키신 표징과 이적들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다.
13 그들이 말을 마치자 야고보가 이렇게 말하였다.
“형제 여러분, 내 말을 들어 보십시오.
14 하느님께서 처음에 다른 민족들 가운데에서
당신의 이름을 위한 백성을 모으시려고 어떻게 배려하셨는지,
시몬이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15 이는 예언자들의 말과도 일치하는데,
성경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16 ‘그 뒤에 나는 돌아와 무너진 다윗의 초막을 다시 지으리라.
그곳의 허물어진 것들을 다시 지어 그 초막을 바로 세우리라.
17 그리하여 나머지 다른 사람들도,
내 이름으로 불리는 다른 모든 민족들도 주님을 찾게 되리라.
주님이 이렇게 말하고 이 일들을 실행하니
18 예로부터 알려진 일들이다.’
19 그러므로 내 판단으로는,
다른 민족들 가운데에서 하느님께 돌아선 이들에게 어려움을 주지 말고,
20 다만 그들에게 편지를 보내어,
우상에게 바쳐 더러워진 음식과 불륜과
목 졸라 죽인 짐승의 고기와 피를 멀리하라고 해야 합니다.
21 사실 예로부터 각 고을에는, 안식일마다 회당에서
모세의 율법을 봉독하며 선포하는 이들이 있었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너희 기쁨이 충만하도록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5,9-11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9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사랑하였다.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
10 내가 내 아버지의 계명을 지켜 그분의 사랑 안에 머무르는 것처럼,
너희도 내 계명을 지키면 내 사랑 안에 머무를 것이다.
11 내가 너희에게 이 말을 한 이유는,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고 또 너희 기쁨이 충만하게 하려는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아이들이 음악을 통해 나에게 주는 형언할 수 없는 기쁨은 얼마나 큰 것인지?


세월이 어찌 이리 빠른지요. 이태석 신부님이 우리 곁을 떠나신 지 벌써 15년입니다. 선종 15주기를 맞아 살레시오회 한국 관구에서는 몇 가지 기념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5월 24일(토) 하루 온 종일 서울 신길동 관구관 7층 대성당에서는 선종 15주기 기념 심포지움을 개최합니다. 이태석 신부님께서 사목하시던 남수단을 친히 방문해주시고 많은 기도와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던 전임 수원 교구장 최덕기 주교님께서 축사를 해주십니다.


오랜 세월 이태석 신부님과 동고동락하며 양성 기간을 함께 보낸 살레시오회 한국 관구장 백광현 신부님의 생생한 기조 강연도 있습니다.


선교사로서 이태석 신부님을 조명해보는 한국외방선교회 김학현 신부님의 주제 발표와 이태석 현상에 대한 김선필 박사님의 진단도 이어집니다. 이태석 신부님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을 알게 되는 은혜로운 시간이 마련되었으니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참여 신청: 02-828-3539


선종 15주기를 맞아 돈보스코미디어에서는 이태석 신부님의 편지를 모아 서간집을 발행했습니다. ‘이태석 신부 서간집’(글쓴이 이태석, 엮은이 김선필, 돈보스코 미디어, 구입 문의: 02-828-3235)


서간집 안에는 초기양성기 시절, 선교사 시절, 이태석 신부님의 다양한 사진과 함께 총 81통의 편지가 수록되어 있는데, 그중 71통의 편지가 이태석 신부님이 직접 쓰신 것입니다.


로마 유학 시절 당시 한국 관구장 현명한 신부님에게 보낸 편지, 남수단 선교를 적극적으로 후원했던 살레시오회 회원들, 후원자들, 은인과 친구들에게 보낸 편지가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편지 하나하나를 읽어나가는데, 옛날 생각도 나고 참으로 은혜로웠습니다. 당시 그 열악한 남수단 상황에서도 초긍정 마인드로 그곳 아이들에게 헌신하던 모습들이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이곳 사람들의 제일 큰 장점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처절하게 가난하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기쁘게 산다는 것입니다. 상대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것을 가지고 풍족하고 살고 있다는 것을 자주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는 모양입니다. 그렇게 가지고도 만족하지 못하고, 더 가지지 못해 안달하면서 싸우고 죽이고 하니 말입니다. 행복의 원인은 물질이 아닌데도 말입니다.”(살레시오 가족에게 보낸 편지)


“아이들의 연주를 지휘하면서 그 음악을 듣고 있으면 왜 그렇게 벅차고 가슴이 뛰는지. 내가 하고 있는 고생에 비해 아이들이 음악을 통해 나에게 주는 형언할 수 없는 기쁨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고 벅차구나.”(친구 안정효에게 보낸 편지, 현재 춘천 안정효 내과 의원 원장)


“한 달 전에 이곳 톤즈에 도착했습니다. 경비행기를 타고 이곳 흙길 활주로에 도착했을 때 꼬마 아이들이 어떻게들 알았는지 백여 명이 모여 있었습니다. 내리자마자 모두 ‘졸리’(John Lee) ‘졸리’라고 외치며 저에게 우르르 몰려와 흙과 코가 묻은 끈적끈적한 손으로 저의 손을 비벼대며 환영을 해주었습니다.


‘아, 나의 제2의 고향이 이곳이로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코끝이 시려 왔습니다. 제가 이 사람들에게 베푸는 작은 것은 이 사람들이 자신들의 삶을 통해 저에게 주는 기쁨에 비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의 환영은 저에게 정말 큰 힘이 되었습니다.”(수단 이태석 신부님 카페 회원들에게 보낸 편지)


살아생전 이태석 신부님께서 쓰신 유일한 책이 ‘친구가 되어주실래요’(생활성사)입니다. 후원자들이 책을 가져와서 사인을 부탁할 때, 신부님께서는 사인과 더불어 이런 글을 써주셨습니다. “하느님은 정말 사랑이십니다!”


아마도 이태석 신부님께서는 이미 온몸으로 체험하셨던 것 같습니다. 하느님은 정말 사랑이라는 진리를. 그냥 사랑이 아니라 정말 사랑이시라는 진리를 말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도 사랑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사랑하였다.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요한 15,9)


하느님 아버지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음을 깨달은 사람은 절대 게으르지 않습니다. 가만히 앉아 있지 않습니다. 그 사랑에 감사하며 일어섭니다. 천천히 걷지 않습니다. 뛰는 것도 모자라 날아다닙니다. 사랑이 필요한 사람을 찾아 항상 먼 길을 나섭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양승국  신부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