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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신부님들의 강론

~ 성 필립보 네리 사제 기념일 / 호명환 가를로 신부님 ~

성 필립보 네리 사제 기념일. 호명환 가롤로 신부님.

CAC 매일묵상

그림자 자아란 무엇인가?

 

 

 

CAC(Center for Action and Contemplation) 리처드 로어의 매일 묵상 - 2025년 5월 25일 일요일 - 스물두 번째 주간 (호명환 번역): 그림자를 끌어안기

우리의 그림자는 우리 자신에 대해 우리가 인식하기를 거부하는 것입니다.

리처드 로어의 매일 묵상

매일 묵상은 그리스도교 관상 전통에 뿌리를 두고 리처드 로어와 CAC 운영진, 그리고 객원 교수들의 묵상 글을 제공해 주어 우리의 영적 수양을 심화시켜 주고 우리로 하여금 이 세상에서 동정(compassion)을 구현하도록 도와줍니다.

이번 주 묵상 글은 리처드 로어의 글들에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주제인 그림자 자아에 초점을 맞추겠습니다.

그림자 자아는 제 글들에서 필수적인 개념으로서, 항상 초기 단계에 명확한 설명과 정의가 필요한 어떤 것입니다. 제가 그림자에 대해 이해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스위스의 심리치료사 칼 구스타프 융(1875-1961)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개인의 그림자로 시작해 봅시다. 우리는 인생 전반기 동안(그리고 사람들 대부분에게는 나이에서 볼 때 인생 후반기까지도) 우리의 가면(persona), 즉 우리의 분리된 자아, 혹은 거짓 자아를 구축합니다. 이를 아주 단순하게 말하자면, 우리는 어릴 적부터 어떤 행위가 우리 가족들과 선생님들, 친구들에게서 인정을 받게 하고 또 반감을 갖게 하는지를 배웁니다. 만일 우리가 우리 삶에 대한 일련의 통제력을 갖고 만족스러운 결과를 만들고자 원한다면, 우리는 수용될 만한 것들을 발전시키고 그렇지 못한 것들은 억누르려는 경향을 갖게 된다는 말입니다. 우리가 우리 자신에 대해 억누르거나 부정하는 것들이 우리의 그림자가 됩니다. 우리가 우리 그림자 안에 "집어 놓고자" 하는 특성들은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닙니다; 그런 것들은 그저 우리 가족 체제나 문화 체제에 의해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것들입니다. [1]

가면(persona: 우리가 세상에 드러내는 자아)과 그림자는 서로 상관관계가 있는 용어입니다. 우리의 그림자는 우리가 우리 자신에 대해 인식하기를 거부하는 것이고, 또 우리가 다른 사람들에 의해 알아차리게 하고 싶지 않은 것입니다. 우리가 만들어낸 가면을 더 가꾸고 보호하면 할수록 우리에게는 더 많은 그림자 작업(shadow work: 무의식적으로 억압된 자신의 부분을 탐색하고 해결하는 고과정)이 필요해질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목회자나, 부모, 의사, 착한 사람, 교수, 도덕을 믿는 사람, 이곳 저곳의 회장 등등과 같은 이상화한 역할이나 자기-이미지를 고수하는 것에 특별히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것들은 우리가 함께 살아가기에는 너무너 거대한 존재들이고, 많은 사람을 평생 그 역할이 자신이고, 또 자신이 될 수 있는 모든 것이라는 착각에 빠뜨립니다. 우리가 보호된 자아에 집착하면 할수록 우리는 그림자 자아를 더 많이 가질 가능성이 큽니다. 제 경험으로 미루어 볼 때, 이것은 "영적 지도자"나 "전문 종교인"에게 특별히 더 위험합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에고가 부풀려진 자기-이미지 같은 것을 동반하기 때문입니다. 목회자들이나 참으로 믿는 이라고 하는 이들이 어떤 것에 지나치게 적대적일 때, 우리는 그 사람들 근처 어딘가에 그림자 같은 것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습니다. 종교적 열광은 종종 지나치게 억압된 자신의 그림자를 드러냅니다.

우리의 자기-이미지는 본질적인 것도 아니고 오래 지속되는 것도 아닙니다; 그것은 그저 우리 정신과 갈망, 그리고 선택이 만들어낸 것이고, - 다른 모든 사람이 우리에 대해 선호하는 어떤 것입니다! 그것은 절대 객관적인 것이 아니라 주관적인 것입니다. (그렇다고 이것이 실제로 영향력이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인생 후반기의 지혜로 옮겨 가는 것은 필연적인 그림자 작업을 하여 건겅한 자기-비평적인 생각을 갖는 것과 매우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이렇게 할 때 비로소 우리는 우리의 그림자와 가식을 넘어서 자기를 보고, 사도 바오로의 표현대로, "하느님 안에 그리스도와 함께 숨겨진"(콜로 3,3) 우리인 바를 찾을 수 있게 됩니다. 선불교의 스승들은 이것을 "우리가 태어나기 전의 얼굴"이라고 부릅니다. 이 자아는 죽을 수 없고 영원히 사는 우리의 참된 자아입니다. 종교는 언제나 어떤 식으로든 우리의 참된 자아(혹은 영혼)를 발견하는 것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또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가장 깊은 진리인 하느님을 발견하는 것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2]

우리 공동체 이야기

알로하(하와이 인사말) CAC! 저는 그림자 자아를 통합하면 우리가 아닌 바를 알게 된다는 것과, 또 우리가 이곳에 온 목적대로 진정한 자신이 될 수 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림자를 알게 되면 이 세상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자유롭게 할 수 있습니다.

—Leavitt T.

References

[1] Adapted from Richard Rohr, “Unveiling the Shadow,” Daily Meditations, June 13, 2021.

[2] Adapted from Richard Rohr, Falling Upward: A Spirituality for the Two Halves of Life, rev. ed. (Jossey-Bass, 2024), 81–83.

Image credit and inspiration: Flavie Martin, untitled (detail), 2022, photo, Unsplash. Click here to enlarge image. 우리는 조심스러운 호흡을 통해 희미한 빛을 받고 그림자 속으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그 그림자가 지닌 선물에 이끌려 거기에 무엇이 숨겨져 있는지 명명할 수 있는 명확성과 용기를 얻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