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7일 (백) 부활 제6주간 화요일
복음
<내가 떠나지 않으면 보호자께서 너희에게 오지 않으신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6,5-11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5 “이제 나는 나를 보내신 분께 간다.
그런데도 ‘어디로 가십니까?’ 하고 묻는 사람이 너희 가운데 아무도 없다.
6 오히려 내가 이 말을 하였기 때문에 너희 마음에 근심이 가득 찼다.
7 그러나 너희에게 진실을 말하는데, 내가 떠나는 것이 너희에게 이롭다.
내가 떠나지 않으면 보호자께서 너희에게 오지 않으신다.
그러나 내가 가면 그분을 너희에게 보내겠다.
8 보호자께서 오시면
죄와 의로움과 심판에 관한 세상의 그릇된 생각을 밝히실 것이다.
9 그들이 죄에 관하여 잘못 생각하는 것은 나를 믿지 않기 때문이고,
10 그들이 의로움에 관하여 잘못 생각하는 것은
내가 아버지께 가고 너희가 더 이상 나를 보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며,
11 그들이 심판에 관하여 잘못 생각하는 것은
이 세상의 우두머리가 이미 심판을 받았기 때문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기억할 것은 기억하라」
비가 내렸으면 좋겠습니다. 비가 오면 미세먼지를 씻어버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봄에 내리는 비는 농사일을 하는 이들에게는 너무도 귀합니다. 그러나 모두가 다 좋아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사람은 화창한 날을 좋아하고 어떤 사람은 비오는 날을 뛸 듯이 좋아합니다.
어둠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지만 어둠이 빛을 더 빛나게 하고 그래서 그의 소중함도 더해지기도 합니다. 이렇듯 상대적인 것을 통하여 새로운 깨우침을 얻게 됩니다. 그러나 많은 경우 새로운 깨우침을 얻는다는 것은 모르는 것을 새로 아는 것이 아니라 잊고 있던 것을 새롭게 기억하는 것입니다. 빛은 빛으로써 존재하고 있었고 어둠은 어두움대로 있었던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내가 떠나는 것이 너희에게 이롭다. 내가 떠나지 않으면 보호자께서 너희에게 오지 않으신다. 그러나 내가 가면 그분을 너희에게 보내겠다.”(요한16,7) 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떠나는 것이 이롭다는 것은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모든 것이 진실하다는 것을 보호자 성령께서 증언해 주실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제자들을 비롯하여 사람들이 예수님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였지만 예수님께서는 여전히 당신의 일을 하셨습니다. 이제 예수님께서 떠나시면 세속의 권력자들이 기뻐할 것입니다. 그들이 승리를 거두었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나 얼마 안 가서 하느님의 정의를 지킨다는 명분으로 예수님을 죄인으로 심판하려고 한 것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를 알게 될 것입니다.
하느님의 심판은 지금 새로운 법을 만든 잣대로 재는 것이 아니라 이미 잘못된 것을 지금 알게 해주는 것일 뿐입니다. 되찾은 아들의 비유이야기(루카15,11-32)를 보면 재산을 챙겨 집을 나갔던 둘째 아들은 모든 것을 탕진하고 곤궁에 허덕이기 시작하였고 마침내 돼지들이 먹는 열매 꼬투리라도 배를 채우기를 간절히 바랐지만, 아무도 주지 않았습니다.
그제야 제정신이 든 그는 풍요로운 ‘아버지의 집’을 기억하게 되었고 아버지집의 풍요로움을 새롭게 깨우쳤습니다. 그는 집을 나가서 밑바닥에 떨어져서야 비로소 아버지를 제대로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깨달아 안다는 것은 잊었던 것을 새롭게 기억하는 것입니다. 사실 떠나 보면 알게 됩니다. 그러니 한 발 물러서보십시오. 지금 있는 삶의 자리에서 집착하거나 안주하지 말고 한발 물러서서 바라보는 여유를 간직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지금 처지에서 감사할 수 있어야겠습니다. 있을 때 잘해! 후회하지 말고. 성령께서 연약한 우리의 마음을 굳세게 해주시기를 간구합니다. '더 큰 사랑으로'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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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자리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나는 내가 지은 감옥 속에 갇혀있다.
너는 네가 만든 쇠사슬에 매어있다.
그는 그가 엮은 동아줄에 묶여있다.
우리는 저마다 스스로의 굴레에서 벗어났을 때
그제사 세상이 바로 보이고 삶의 보람과 기쁨도 맛본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구상-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반영억 신부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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