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8일 (백) 부활 제6주간 수요일
제1독서 <여러분이 알지도 못하고 숭배하는 그 대상을 내가 여러분에게 선포하려고 합니다.> ▥ 사도행전의 말씀입니다.17,15.22─18,1 그 무렵 15 바오로를 안내하던 이들은 그를 아테네까지 인도하고 나서, 자기에게 되도록 빨리 오라고 실라스와 티모테오에게 전하라는 그의 지시를 받고 돌아왔다. 22 바오로는 아레오파고스 가운데에 서서 말하였다. “아테네 시민 여러분, 내가 보기에 여러분은 모든 면에서 대단한 종교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23 내가 돌아다니며 여러분의 예배소들을 살펴보다가, ‘알지 못하는 신에게’라고 새겨진 제단도 보았습니다. 여러분이 알지도 못하고 숭배하는 그 대상을 내가 여러분에게 선포하려고 합니다. 24 세상과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만드신 하느님은 하늘과 땅의 주님으로서, 사람의 손으로 지은 신전에는 살지 않으십니다. 25 또 무엇이 부족하기라도 한 것처럼 사람들의 손으로 섬김을 받지도 않으십니다. 하느님은 오히려 모든 이에게 생명과 숨과 모든 것을 주시는 분이십니다. 26 그분께서는 또 한 사람에게서 온 인류를 만드시어 온 땅 위에 살게 하시고, 일정한 절기와 거주지의 경계를 정하셨습니다. 27 이는 사람들이 하느님을 찾게 하려는 것입니다. 더듬거리다가 그분을 찾아낼 수도 있습니다. 사실 그분께서는 우리 각자에게서 멀리 떨어져 계시지 않습니다. 28 여러분의 시인 가운데 몇 사람이 ‘우리도 그분의 자녀다.’ 하고 말하였듯이, 우리는 그분 안에서 살고 움직이며 존재합니다. 29 이처럼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이므로, 인간의 예술과 상상으로 빚어 만든 금상이나 은상이나 석상을 신과 같다고 여겨서는 안 됩니다. 30 하느님께서 무지의 시대에는 그냥 보아 넘겨 주셨지만, 이제는 어디에 있든 모두 회개해야 한다고 사람들에게 명령하십니다. 31 그분께서 당신이 정하신 한 사람을 통하여 세상을 의롭게 심판하실 날을 지정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분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리시어 그것을 모든 사람에게 증명해 주셨습니다.” 32 죽은 이들의 부활에 관하여 듣고서, 어떤 이들은 비웃고 어떤 이들은 “그 점에 관해서는 다음에 다시 듣겠소.” 하고 말하였다. 33 이렇게 하여 바오로는 그들이 모인 곳에서 나왔다. 34 그때에 몇몇 사람이 바오로 편에 가담하여 믿게 되었다. 그들 가운데에는 아레오파고스 의회 의원인 디오니시오가 있고, 다마리스라는 여자와 그 밖에 다른 사람들도 있었다. 18,1 그 뒤에 바오로는 아테네를 떠나 코린토로 갔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진리의 영께서 너희를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끌어 주실 것이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6,12-15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2 “내가 너희에게 할 말이 아직도 많지만 너희가 지금은 그것을 감당하지 못한다. 13 그러나 그분 곧 진리의 영께서 오시면 너희를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끌어 주실 것이다. 그분께서는 스스로 이야기하지 않으시고 들으시는 것만 이야기하시며, 또 앞으로 올 일들을 너희에게 알려 주실 것이다. 14 그분께서 나를 영광스럽게 하실 것이다. 나에게서 받아 너희에게 알려 주실 것이기 때문이다. 15 아버지께서 가지고 계신 것은 모두 나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성령께서 나에게서 받아 너희에게 알려 주실 것이라고 내가 말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정인준 파트리치오 신부의 강론말씀 “그러나 그분 곧 진리의 영께서 오시면.” 사도 바오로가 방문한 아테네는 예술, 학문, 철학의 중심 도시였습니다. 철학자로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소크라테스, 페리클레스, 소포클레스 등등의 쟁쟁한 위인들이 이 도시를 중심으로 자신의 철학을 펼쳤던 것입니다. 아크로폴리스의 파르테논 신전은 문화의 기념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유서깊은 사도 바오로와 실라스는 아테네를 방문합니다. 그들은 그곳의 시민들에게 “아테네 시민 여러분, 내가 보기에 여러분은 모든 면에서 대단한 종교심을 가지고 있습니다.”(사도 17,22)라며 말씀을 시작합니다. 이제까지 그들이 알지도 못하는 대상을 숭배하는 그들에 대해서 사도 바오로는 그의 명쾌한 구약지식을 바탕으로 논증을 폅니다. 먼저 아테네 사람들의 종교에 대해 존중하며 그들이 미처 몰랐던 이 세상 자연만물을 창조하신 하느님을 알립니다. “세상과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만드신 하느님은 하늘과 땅의 주님으로서, 사람의 손으로 지은 신전에는 살지 않으십니다. 또 무엇이 부족하기라도 한 것처럼 사람들의 손으로 섬김을 받지도 않으십니다. 하느님은 오히려 모든 이에게 생명과 숨과 모든 것을 주시는 분이십니다.”(24-25절) 사도 바오로는 하느님께서는 당신께서 손수 지으신 아담을 통하여 온 인류가 땅에서 살게 하시고 계절을 만드시고 각자 살아갈 경계를 정해주신 사실을 그들에게 일깨워 줍니다. 그래서 그는 세상의 사람들이 하느님 안에서 다 자녀가 되어 살고 있는 것도 설명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는 한 사람을 죽음으로부터 일으키시어 모든 이에게 증명해 주신 사실을 이어서 설명합니다. 군중 중에 몇 사람은 부활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거부하거나 비웃기도 하는 것입니다. 사실 하느님에 대해서 알지 못하는 그들을 위해서 말하는 것도 어렵겠지만 하느님께서 한 사람을 죽음으로 부활시키신 사실을 그들에게 이해시킨다는 것도 어렵기 때문에 당연히 반대를 받는 것입니다. 바오로는 그곳 아테네를 떠나 코린토로 갑니다. 믿음이 가는 사람에게는 어떤 말을 해도 설령 그가 한 행동이 이해가 되지 않아도 걱정을 하지 않습니다. 언제나는 이해할 수 있다는 신뢰가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말씀하시며 성령에 대해 전적으로 신뢰하시는 모습이십니다. 제자들에게는 생소하고 새로운 분으로 오시지만 주님께서는 성령을 믿으시고 사랑하셔서 망설임 없이 제자들에게 바로 소개하며 설명하시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제 헤여져야하는 제자들에게 모든 것이 마감되는 것은 아니고 또 설명도 더 필요하지만 주님께서는 성령께 맡기며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희에게 할 말이 아직도 많지만 너희가 지금은 그것을 감당하지 못한다. 그러나 그분 곧 진리의 영께서 오시면 너희를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끌어 주실 것이다.”(요한 16,12-13) 주님께서 설명하시는 성령께서는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과 행동을 바탕으로 이야기하실 것이며 또 앞으로 펼쳐질 일들에게 대해서도 미리 알려주실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삼위일체의 일치와 활동을 드러내어 말씀하십니다. “아버지께서 가지고 계신 것은 모두 나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성령께서 나에게서 받아 너희에게 알려 주실 것이라고 내가 말하였다.”(15절) 하느님께서는 당신 아들을 죽음으로 일으키시고 그에게 모든 전권을 맡기시고 아들은 아버지의 모든 것을 알고 계십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이시면서도 아버지의 사랑과 일치를 바탕으로 당신의 모든 것을 또한 아버지를 신뢰하며 맡기십니다. 성령께서는 협조자로 예수님께서 지상에서 사셨던 모든 사명의 말씀과 행동을 더욱 확실하게 제자들에게 설명하시고 진리로 이끌러 주시지요. 예수님께서 제자들과의 이별과 수난을 앞두고 말씀하신 이 모든 것이 제자들에게 전수되어 제자들 뿐 아니라 사도 바오로도 주님의 부활을 아테네 시민들에게 선포하는 것입니다. 사도 바오로는 주님께서 그러하셨듯이 거리낌이 없고 또 자유로운 분입니다. 우리도 제자들에게 보내주신 성령의 은혜를 받아 때로 정리되지 않는 듯한 신앙의 말씀들이 하나하나 삶으로 우러나오고 이 지상에서 소신을 갖고 주님의 말씀을 선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주님의 놀라우신 부르심과 이끄심에 우리는 감사드릴 뿐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정인준 신부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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